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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13장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인공지능의 아버지
13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
김경란, 김경진
월 1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의 특별 대국장은 침묵에 잠겨 있었습니다. 유리 로 둘러싸인 부스 안에는 바둑판에 돌을 놓는 소리와 냉난방기가 돌아가는 낮은 웅웅거 림 만이 감돌았습니다. 제2국의 중반, 알파고가 검은 돌을 들어 우변 5선의 낯선 위치에 내려놓았습니다.
제37수였습니다. 이 수는 수천 년 바둑 역사에서 금기시되던 착점이었습니다. 대국장을 지켜보 던 해설자들과 프로 기사들은 처음에 이것을 명백한 실수, 즉 '떡수'라고 판 단했습니다.
"마 우스 미스(조작 실수)가 아닐까요?"라는 당혹스러운 해설이 생방송을 탔습니다. 그러나 이 세돌 9단은 달랐습니다. 그는 그 수를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바둑판을 응시했습니다.
그의 표정에는 당혹감과 경외감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순간은 인공지능 역사에서 '창의성'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다시 쓰인 분기점이었습니다. 이전까지의 체스 AI인 딥블루는 무자비한 계산 능력으로 인간을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알 파고의 37수는 계산이 아니라 마치 '직관'처럼 보였습니다. 인간이 가르 쳐준 기보에는 없 는 수였고, 인간 스승을 뛰어넘어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수였습니다. 데미스 허사비 스는 통제실 모니터 뒤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전율했습니다.
그가 꿈꿔왔던 일반 인공지 능(AGI)의 가능성, 즉 기계가 인간의 지식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증명된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유럽 챔피언이자 알파고의 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판 후이 2단은 이 수를 보고 "아름 답다" 고 표현했습니다. 기계가 둔 수에서 인간이 미학적 아름다움을 느낀 것입니다.
37수는 단 순히 바둑 한 판의 승패를 가르는 수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인공지능이 논리의 영역을 넘어 직관과 창조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나중에 분석된 바에 따르면, 알파고는 그 상황에서 인간이 그곳에 둘 확률을 1만분의 1로 계산했습니다.
하지 만 승률을 계산했을 때 그 수는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인간 의 고정관념으로는 0에 수렴 하는 확률이었지만, 기계는 그 좁은 문을 뚫고 정답을 찾
아낸 것입니다. 허사비스에게 있 어 이 37수는 딥마인드의 미션인 "지능을 푼다"는 것 이 헛된 구호가 아님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물증이되었습니다. 이세돌의 "신의 한 수" 제78수와 4국 승리의 의미 3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린 이세돌 9단은 제4국에서 인간 지성의 위대한 반격을 보여 주었습니다.
알파고의 철벽 같은 계산에 막혀 승산이 보이지 않던 중반, 이세돌은 중앙 흑 돌 사이를 파고드는 묘 수, 제78수를 두었습니다. '끼움수'라 불리는 이 수는 알파고의 연산 범위 밖에서 날아 온 일격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알파고 역시 이세돌의 78수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알파고 의 로그 기록에 따르면, 알파고는 그 상황에서 인간이 그곳에 착수할 확률을 0.007% 로 보았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한 수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세돌은 그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예측이 빗나가자 알파고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알파고가 보여준 수들은 마치 당황한 인간이 허둥지둥하는 것처럼 의미 없는 악수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화면에는 'AlphaGo Resigns(알파고 기권)'라는 팝업창이 떴습니다.
이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었습니다. 인류가 기계에 완전히 정복당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허사비스는 이 패배를 두고 "알파고의 약점을 발견하게 해 준 이세돌 9단에게 감사 한다" 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이세돌의 승리는 알파고라는 시스템을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소중한 데이터를 제공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는 "인공지능은 완벽하지 않으 며, 인간의 창의적 개입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졌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계의 한계를 시험하고 더 높은 곳으 로 이 끌 수 있다는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세돌의 78수는 기계의 차가 운 논리에 맞선 인간 직관의 뜨거운 승리였으며, 바둑판 위에서 벌어진 인간과 기계의 대화 중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100만 달러 상금과 전 세계 2억 명의 시청 이 대국은 단순한 게임 이벤트를 넘어 전 지구적 현상이었습니다. 구글은 이 대결에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고, 전 세계 주요 방송사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습니다. 바둑이 대중적인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월드컵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열기가 이어졌습니다. 누 적 시청자 수는 2억 명을 넘어 섰고, 바둑을 전혀 모르는 서구권의 시청자들조차 'Man vs Machine(인간 대 기계)'이 라는 원초적인 대결 구도에 매료되었습니다. 허사비스는 이 이벤트를 기획할 때부터 이것이 단순한 홍보가 아님을 분명히했습니다.
그 는 이것을 아폴로 계획의 달 착륙에 비유했습니다. 달에 가는 것이 인류 과학 기술의 총체 적 역량을 증명했듯, 바둑이라는 가장 복잡한 게임을 정복하는 것은 인공지능 기술이 임계 점을 넘었음을 증명하는 의식이었습니다. 전 세계 2억 명의 시선은 40년 전 흑백 TV로 달 착륙을 지켜보던 인류의 시선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니 터를 통해 '지능'이라는 추상 적인 개념이 물리적 실체로 구현되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내가 패배한 것이지 인류가 패배한 것은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은 직감적으로 시대가 바뀌었음을 느꼈습니다.
100만 달러라는 상금은 상징적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이 대국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파장은 수백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구글의 주가 는 치솟았고,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은 AI 예산을 급격히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허사비스 라는 이름은 과학계의 스타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이되었습니다. 런던의 작 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지능을 풀겠다'는 소년의 꿈이 서울의 호텔 방에서 전 세계로 폭발한 것입니다. 사회적 충격과 'AI 서사'의 재편 공포, 열광, 투자의 물결: AI 인식의 전환점 알파고 쇼크는 전 세계, 특히 동아시아 사회에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와 같 은 충격을 안겼습니다.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을 때 미국이 느꼈던 기 술적 충격과 위기감이 2016년 서울에서 재현된 것입니다. 그전까지 인공지능은 영화 속의 터미네이터나 아이폰의 시리(Siri) 정도로 인식되었 습니 대중에게 AI는 막연한 공상과학이거나 실망스러운 음성 인식 기능에 불과했습니다. 하 지만 알파고는 달랐습니다.
바둑이라는, 심오한 영역이라고 믿었던 곳에서 기계가 인간을 압도하는 모습은 실존적인 공포와 경이로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 서점가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를 점령했고, 코딩 학원에는 초등학 생들의 등록 문의가 쇄도했습니다. "내 아이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도 AI에게 대체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과 정부 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알파고의 승리를 보고 충격을 받아 국가 차원 의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AI 굴기를 천명했습니다. 허사비스의 승리는 잠자던 용을 깨운 격이었습니다. 투자 시장의 흐름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알파고 이전까지 AI 스타트업은 틈새시 장의 모 험적인 투자처였습니다. 그러나 알파고 이후 AI는 모든 벤처 캐피털의 최우선 관심사가되었습니다. 딥러닝이라는 용어가 일간지 1면을 장식했고, 엔비디아의 GPU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오 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오픈AI의 챗GPT 열풍과 거대 언어 모델(LLM) 경쟁의 뿌리를 거슬 러 올라가면, 그 시작점에는 2016년 서울의 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허 사비스는 의도했 든 의도하지 않았든, AI를 연구실의 학문에서 자본주의의 가장 뜨거 운 엔진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이는 '지능을 풀어 세상을 해결한다'는 그의 미션이 현 실 세계의 자원과 권력을 움 직이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알파고(AlphaGo, 2017)'의 제작과 수상 이 역사적 사건의 이면은 그렉 코스(Greg Kohs) 감독의 다큐멘터리 '알파고(AlphaGo)'를 통 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2017년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차가운 기술적 성취 뒤에 숨겨 진 뜨거운 인간 드 라마를 포착했습니다. 허사비스는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습니다.
그는 대중이 AI를 '적'이 아닌 '도구'이자 '협력자'로 바라보기를 원했습니다. 영화는 딥마인드 팀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세돌이 4국에서 승리 했을 때, 호텔 룸의 딥마인드 팀원들은 실망하기보다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 이 만든 창조물이 너무 완벽하고 냉혹한 괴물로 비치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개발자 아자 황 박사가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놓으며 무표 정한 얼굴 뒤로 긴장감을 숨기는 모습, 패배한 판 후이 2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을 통 해 자신의 바둑이 성장했음을 깨닫고 미소 짓는 장면은 AI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 시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트라이베카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 정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인간 대 기계'라는 대립 구도를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과 그를 돕는 기계'라는 구도로 전환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입니다.
영 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허사비스는 알파고가 보여준 창의성이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알고리즘과 데이터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는 "알파고는 바둑을 위해 만들 어졌지만, 우리가 정말로 풀고 싶은 것은 암 치료나 기후 변화 같은 문제들"이라고 말합니다. 다큐멘터리 '알파고'는 딥마인드가 세상에 던지는 출사표이자, 다가올 AI 시대에 대 한 인문 학적 성찰을 요구하는 초대장이었습니다.
허사비스는 이 영화를 통해 기술의 발전이 인간 성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 지성의 지평을 넓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역설했습니다. 2016년의 대국이 기술적 특이점이었다면, 2017년의 다큐 멘터리는 그 기술을 인간 의 언어로 번역해 낸 문화적 특이점이었습니다. 2016년 서울, 알파고 대 이세돌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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