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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1장 무인기의 탄생: 표적기에서 정찰 드론까지
제1부 AI 전투기의 태동과 역사
1장 무인기의 탄생: 표적기에서 정찰 드론까지
1935년 영국 해군의 어느 갑판 위. 포병들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무선 조종으로 날아가는 작은 복엽기 한 대가 구름 사이를 누비고 있습니다.
DH.82B 퀸 비(Queen Bee), 여왕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기체는 포탄에 맞아 떨어지기 위해태어났습니다. 사격 훈련용 표적이었습니다.
조종석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윙윙거리는 엔진 소리만이 하늘에 울려 퍼졌고, 어떤 이들은 그 소리를 수벌(drone)의 날갯짓에 비유했습니다. '드론'이라는 단어가 이렇게태어났습니다.
무인기의 역사는 영광이 아니라 희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격추당하는 것이 임무였습니다. 대공포 사수들이 움직이는 표적에 조준하는 법을 익히려면 실제로 쏠 무언가가 필요했고, 유인기를 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종사 없이 날 수 있는 기계가 만들어졌습니다.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은 기계, 떨어져도 눈물 흘릴 사람이 없는 기계. 이것이 무인기의 첫 번째 정체성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표적기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에서는 레지널드 데니(Reginald Denny)라는 사람이 모형 항공기에 무선 조종 장치를 붙여 군에 납품하기 시작했습니다. 라디오플레인 OQ-2라고 불린 이 작은 비행체는 미국 최초의 대량 생산 무인기가 되었습니다. 전쟁 기간 동안 9,400대가 넘는 OQ-3 모델이 생산되어 태평양과 유럽의 하늘을 날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훈련 중에 격추되어 바다에 빠지거나 들판에 처박혔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냉전의 그림자가 세계를 뒤덮었을 때, 무인기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인기는 더 이상 훈련용이 아니었습니다. 적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 그것이 생존의 열쇠가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적진 상공을 날아가는 정찰기에는 조종사가 타고 있었고, 격추되면 그 조종사의목숨과 함께 엄청난 정치적 위기가 따라왔습니다.
1960년 5월 1일, 미국의 U-2 정찰기가 소련 상공에서 격추되었습니다. 조종사 게리 파워스(Gary Powers)는 생포되었고, 미국과 소련의 관계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습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의 군사 전략가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조종사 없이도 적진을 정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답은 이미 존재했습니다. 표적기를 뒤집어서 쓰면 되었습니다. 격추당하기 위해 날던 기계를살아 돌아오도록 만들면 되었습니다. 미 공군은 라이언 파이어비(Ryan Firebee)라는 제트 추진 표적기를 정찰용으로 개조했습니다. '라이트닝 버그(Lightning Bug)'라는 암호명을 가진 이기체들은 베트남전에서 수천 회의 비밀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북베트남의 촘촘한 대공망 위를날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전자 신호를 수집하고, 때로는 미끼가 되어 적의 미사일을 소진시켰습니다.
라이트닝 버그는 사전에 입력된 경로를 따라 비행했습니다. 실시간 조종은 불가능했습니다. 촬영한 필름은 기체가 귀환한 뒤에야 현상할 수 있었고, 정보는 늘 과거형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종사가 타지 않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혁명적이었습니다. 격추되어도 외교 위기가 터지지 않았고, 포로 교환 협상에 끌려가는 일도 없었습니다. 기계가 대신 죽어주는 시대가 열린것입니다.
진정한 도약은 1982년 레바논의 베카 계곡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소형 무인기 ' 스카우트'와 '마스티프'를 띄워 시리아군의 방공망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이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들은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었습니다. 지휘관은 컨테이너 안에 앉아서 전장을 '라이브'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적의 레이더가 켜지는 순간을포착하면, 대기하고 있던 전투기가 즉시 대레이더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시리아군의 대공 미사일 기지 19개가 단 하루 만에 파괴되었습니다.
이 전투는 무인기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표적기에서 시작된 기계가 이제전장의 눈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맞기 위해 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보고, 기억하고, 전달하기위해 날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성공에 충격을 받은 미국은 급히 기술을 역수입했고, 이것이 훗날 프레데터와 리퍼로 이어지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무인기는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총알받이에서 전장의 감시자로. 소모품에서 전략 자산으로. 격추당해도 아무도 울지 않는 기계에서, 격추되면 수십억 원이 공중으로 사라지는 정밀 장비로. 하늘에 사람이 타지 않아도 된다는 단순한 발상이 전쟁의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