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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19장 제너럴 아토믹스 YFQ-42A와 앤듀릴 YFQ-44A 퓨리
19장 제너럴 아토믹스 YFQ-42A와 앤듀릴 YFQ-44A 퓨리
2025년 8월 27일, 캘리포니아의 어느 비행장이었습니다. 활주로 끝에 기묘하게 생긴 비행체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조종석 캐노피가 없었습니다. 창문도 없었습니다. 마치 날개 달린 비수처럼 생긴 그 기체가 제트 엔진을 울리며 활주로를 미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수를 하늘로 들어올려 이륙했습니다. YFQ-42A. 제너럴 아토믹스가 만든 협동전투기(CCA)의 첫 비행이었습니다.
20년 넘게 F-16 바이퍼의 조종간을 쥐어 왔습니다. 이라크 상공에서 적의 대공미사일을 피하며 급선회할 때, 옆에는 언제나 인간 윙맨이 있었습니다. 그의 숨소리가 무선으로 들려왔고, 서로의 목숨을 담보로 하늘을 날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윙맨의 자리에 기계가 앉게 되었습니다.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두려움을 모르는 강철의 파트너가.
YFQ-42A라는 명칭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Y'는 생산 대표 시제기를 뜻합니다. 아직 완성품은아니라는 겁니다. 'F'는 파이터(Fighter), 전투기입니다. 그리고 'Q'는 무인(Uncrewed)을 의미합니다. 미 공군이 무인기에 '전투기' 명칭을 부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단순한 알파벳 장난이 아닙니다. 무인기를 전투의 중심에 놓겠다는 선언입니다. 예산 우선순위, 작전 우선순위, 개발 우선순위를 전투기와 동등하게 주겠다는 약속입니다.
제너럴 아토믹스라는 회사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무인기 세계의 대부(代父)라 불리는 곳입니다. MQ-1 프레데터와 MQ-9 리퍼. 이 이름들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중동의 하늘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죽음을 선사했던 바로 그 드론들입니다. 지난 30년간 1,200대이상의 무인기를 납품했고, 비행시간은 900만 시간에 육박합니다. 매 순간 지구 어딘가에서 50 대 이상의 제너럴 아토믹스 항공기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이런 회사가 만든 전투용 무인기라면, 최소한 '작동은 제대로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YFQ-42A는 XQ-67A라는 시제기에서 진화했습니다. '오프보드 센싱 스테이션(OBSS)'이라는개념을 적용한 기체였습니다. 공군 연구기관이 발주했던 프로젝트인데, 핵심 아이디어는 '속(Genus)과 종(Species)' 개념입니다. 기본 뼈대는 똑같이 두고, 임무에 따라 기수나 날개, 센서를 갈아 끼운다는 발상입니다. 자동차로 치면 같은 프레임에서 세단도 만들고 SUV도 만드는식입니다.
전쟁터에서 이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겠습니다. 전방 기지에서 부품이 떨어졌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정찰용 드론과 공격용 드론이 서로 다른 부품을 쓴다면, 두 가지 재고를 모두 갖춰야합니다. 그런데 기본 부품이 같다면? 정비병들의 악몽이 줄어듭니다. 물류 담당관들의 한숨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전쟁은 총알만으로 이기는 게 아닙니다. 부품 하나, 나사 하나의 수급이승패를 가르기도 합니다.
YFQ-42A의 외형을 살펴보면, XQ-67A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동체 위쪽에 공기흡입구가있고, 길쭉한 몸체에 홀쭉한 날개가 달렸습니다. V자형 꼬리날개를 갖추었고, 내부 무장창에 AIM-120 암람 미사일 두 발을 실을 수 있습니다. 스텔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공기흡입구에 톱니 모양 가장자리를 적용했는데, B-2 스텔스 폭격기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제너럴 아토믹스 사장 데이비드 알렉산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군과의 협력 덕분에 1년 남짓 만에 YFQ-42A를 제작하고 비행시킬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성과입니다." 계약 체결 후 16 개월 만에 첫 비행에 성공한 겁니다. 과거 전투기 개발에 20년씩 걸리던 시절을 떠올려 보십시오. F-35가 처음 구상되고 양산되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16개월은 기적에가까운 속도입니다.
YFQ-42A의 자율비행 핵심은 5년 넘게 축적된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제너럴 아토믹스가 보유한 MQ-20 어벤저라는 제트 드론으로 비행 시험을 거듭하며 AI를 훈련시켰습니다. 이 어벤저는 다른 어떤 경쟁사도 갖고 있지 않은 기체입니다. 수백만 시간의 비행 데이터를 먹고 자란 AI. 그것이 YFQ-42A의 두뇌입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10월 31일, 할로윈 저녁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빅터빌. 서던 캘리포니아 로지스틱스 공항에서 또 다른 괴물이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YFQ-44A. 앤듀릴 인더스트리즈가 만든 '퓨리(Fury)', 분노라는 이름의 전투 드론이었습니다.
앤듀릴은 제너럴 아토믹스와 완전히 다른 종류의 회사입니다. 창업자 팔머 러키. 이 젊은이가만든 첫 번째 작품은 전투기가 아니라 VR 헤드셋이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가상현실의 세계를 열어젖힌 바로 그 기기입니다. 페이스북에 수십억 달러에 회사를 매각한 뒤, 그는 방산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국방부 회의에 들어가는 젊은이. 기존 방산업체들의 룰을 비웃는 이단아. 그가 만든 회사가 앤듀릴입니다.
퓨리의 역사는 201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블루 포스 테크놀로지스라는 작은 회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미 공군 훈련에 쓰이는 '가상 적기(Aggressor)' 드론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조종사들이 공중전 훈련을 할 때 적 역할을 맡는 드론입니다. 앤듀릴은 2023년에 이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퓨리를 만들었습니다.
제이슨 레빈, 앤듀릴의 공중 우세 및 타격 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백지 설계에서 첫 비행까지 556일이 걸렸습니다. 최근 역사상 어떤 주요 전투기 프로그램보다 빠른 속도입니다." 556일. 1년 반도 안 되는 시간입니다. 기존 방산 업체들이 설계 변경 서류를 돌리고 있을 때, 앤듀릴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퓨리의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입니다. '래티스(Lattice)'라는 운영체제가 있습니다. 전장의 모든 센서와 무기를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AI가 돌아갑니다. 레빈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YFQ-44A는 원격 조종 항공기로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첫 비행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반자율 비행입니다. 조종간과 스로틀로 배후에서 조작하는 조종사는 없습니다.”
무슨 뜻인지 풀어 설명하겠습니다. 기존 드론은 지상의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고 원격으로 조종합니다. MQ-9 리퍼가 그렇게 작동합니다. 하지만 퓨리는 다릅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면, 퓨리는 스스로 택시를 하고, 스스로 이륙하고, 스스로 비행합니다. 임무 계획을 입력하면, 그것을 스스로 실행합니다. 착륙도 버튼 하나면 됩니다. 인간은 '루프 위(on the loop)'에 있지만, '루프안(in the loop)'에 있지 않습니다. 감시는 하되 직접 조종은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퓨리의 성능을 살펴보겠습니다. 최대 고도 5만 피트. 마하 0.95, 거의 음속에 가까운 속도입니다. 최대 9G의 기동이 가능합니다. 9G면 자기 몸무게의 9배에 달하는 힘이 누르는 겁니다. 인간 조종사라면 기절할 수도 있는 하중입니다. 하지만 퓨리에게는 상관없습니다. 피가 머리로몰리지도, 눈앞이 캄캄해지지도 않습니다. 그냥 기동합니다.
엔진은 윌리엄스 FJ44-4M 터보팬입니다. 4,000파운드의 추력을 냅니다. 최대 이륙중량은약 2,270킬로그램입니다. 비즈니스 제트기에 쓰이는 엔진 계열인데, 비용을 낮추면서도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앤듀릴은 생산 속도에도 집착합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아스날-1(Arsenal-1)'이라는 시설을 짓고 있습니다. 500만 평방피트 규모입니다. 여기서 퓨리를 찍어낼 예정입니다. 레빈은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스날-1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제조 속도를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설계단계에서 수백 가지 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였습니다." 2026년 상반기부터 시제품 생산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기체는 실제로 무엇을 하게 될까요? 첫째, 미끼 역할입니다. 적의 레이더에 잡혀서 주의를 끌고, 적의 지대공 미사일을 유인합니다. 적이 미사일을 쏟아붓는 동안, 유인 전투기는 안전하게 빠져나갑니다. 둘째, 센서 트럭 역할입니다. 유인 전투기가 보지 못하는 각도에
서 적을 찾아내고, 그 정보를 데이터 링크로 공유합니다. 셋째, 무장 운반체 역할입니다. 유인전투기는 위험 구역 밖에 머물고, 무인기가 안으로 들어가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이 역할들은 하나같이 조종사가 하기 싫어하는 일입니다. 왜냐고요? 죽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적의 방공망에 먼저 들어가고, 적의 미사일을 대신 맞아주고, 위험한 임무를 대신 수행합니다. 이걸 이제 기계가 합니다. 인간 조종사의 목숨값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미 공군은 1,000대 이상의 CCA를 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FQ-42A를 살지, YFQ-44A를살지, 아니면 둘 다 살지는 2026 회계연도에 결정됩니다. 그때까지 두 기체는 비행시험을 계속합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와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비행 포락선을 확장하고, 시스템 통합을검증합니다.
이 두 기체의 의미를 정리하겠습니다. YFQ-42A는 노련한 늑대입니다. 30년 경험을 바탕으로신뢰성과 모듈화를 무기로 삼습니다. 임무에 따라 변형이 가능하고, 대량 생산에 유리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묵묵히 수행하는 충직한 파트너입니다. YFQ-44A 퓨리는 굶주린 코요테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속도와 소프트웨어 우선 철학으로 무장했습니다. 버튼 하나로 이륙하고 착륙하는 자율성. 빠른 개발 주기와 저비용 대량생산. 기존 방산업계의 규칙을 파괴하려는야심을 품고 있습니다.
조종석에서 이 둘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YFQ-42A는 '네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유연한 숫자'입니다. YFQ-44A는 '네가 먼저 때리기 위해 필요한 공격적 동행'입니다. 둘 다 인간조종사 한 명이 두세 대의 무인기를 거느리는 교리를 전제합니다.
탑건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탑건의 윙맨이 더 이상 인간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조종사는 영웅에서 지휘 노드로 변하고 있습니다. 승패는 한 번의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수십번의 합리적 희생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그게 불편하다고요? 공중전은 원래 불편한 게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