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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에필로그 하늘의 지배자는 누가 될 것인가
에필로그: 하늘의 지배자는 누가 될 것인가
2024년 여름, 에드워드 공군기지 상공에서 두 대의 F-16이 마주 봤습니다. 시속 900킬로미터로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전투기. 그 중 한 대의 조종석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AI가 조종간을 쥐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이어진 격렬한 공중전. 결과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인간 조종사는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을 의미할까요?
수십 년간 하늘을 날았습니다. 와일드 위즐 임무를 수행하며 적의 방공망 한가운데로 뛰어들었고,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미친 듯이 울려대는 조종석에서 생과 사의 경계를 수없이 넘나들었습니다. G-포스가 내 몸을 짓누를 때, 시야가 좁아지고 의식이 아득해지는 그 순간에도 손가락은 조종간을 놓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한계. 그것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9G의 압력 아래서 내심장은 평소의 세 배로 뛰어야 했고,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복부에 힘을 줘야 했습니다.
AI는 그런 고통을 모릅니다. 두려움도, 피로도, 주저함도 없습니다. 밀리초 단위로 상황을 판단하고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탑건의 시대는 저물어가는 것일까요? 영화 속 매버릭처럼 인간 조종사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질문은 처음이 아닙니다. 1957년, 미국 군 지도자들은 이미 유인 전투기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미사일의 시대가 왔으니 조종사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은 여전히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그 예측을 뒤엎었습니다. 미사일만으로는 복잡한 전장을 지배할 수 없었습니다. 인간의 판단력, 직관,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로마 군단병이 글라디우스 검을 들고 전장에 섰던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그 짧은 칼은 단순한무기가 아니었습니다. 밀집대형 속에서 적과 눈을 맞추며 싸워야 하는 전사의 정신이 그 안에담겨 있었습니다. 중세의 장궁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활시위를 당기는 힘, 바람을 읽는 눈, 적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감각. 무기는 변해왔지만,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늘의 전쟁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종말이 아니라 진화입니다.
2025년 스웨덴에서는 사브의 그리펜 E 전투기에 '센타우르'라는 AI가 탑재되어 인간 조종사와 함께 시험 비행을 했습니다. 이 AI는 조종사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돕기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복잡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위협을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하고, 조종사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말하자면 AI는 지치지 않는 전투 비서인셈입니다.
미 공군의 '충성스러운 윙맨' 개념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인간 조종사가 탄 유인 전투기가 편대장이 되고, AI가 조종하는 무인기들이 그 곁을 지킵니다. 마치 고대 전장에서 장군이 호위병들에게 둘러싸여 적진으로 진격하던 것처럼. 쉴드 AI가 개발한 X-BAT는 활주로 없이도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무인 전투기입니다. 2,000해리가 넘는항속거리와 5만 피트 이상의 비행고도. 이런 기체들이 F-35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미래가다가오고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은 F-35를 '선택적 유인기'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같은 전투기가 상황에 따라 인간 조종사가 탈 수도 있고, AI가 혼자 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위험한 임무는 AI에게 맡기고,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인간이 직접 나섭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J-36, J-50으로 추정되는 6세대 전투기 시제품들이 하늘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25년 8월에는 또 다른 스텔스 기체가 포착되었습니다. 충성스러운 윙맨 드론일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유인기일 수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GCAP와 FCAS라는두 개의 6세대 전투기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KF-21 보라매는 우리의 첫 번째 국산 초음속 전투기입니다. 여기에 AI와 무인기를 결합하는 NACS 프로그램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저궤도 통신위성과 연동되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작은 나라가 강대국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똑똑해야합니다. 인간의 두뇌와 기계의 속도를 결합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길입니다.
하늘의 지배자가 누가 될 것인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인간도 AI도 아닙니다. 둘이 함께하는 자가 하늘을 지배할 것입니다.
마치 기사가 말과 하나가 되어 전장을 누볐듯이, 미래의 전투조종사는 AI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레이더 경보가 울릴 때, 적의 미사일이 날아올 때, 밀리초 단위의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최종 결정, 그 무게를감당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윤리적 책임, 법적 책임, 그리고 역사 앞에 서는 책임. 그것만큼은 기계에게 넘길 수 없습니다.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언젠가 그 푸른 창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것이 인간일지 기계일지, 아니면 둘의 조합일지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늘은 언제나 가장 용감하고, 가장 현명하며, 가장 잘 준비된 자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기원전 전장에서도 그랬고, 제1차 세계대전의 복엽기 시절에도 그랬으며, F-22와 F-35의 시대인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다가오는 AI의 시대에도 그 진리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투기 조종사의 후예들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적응하십시오. 진화하십시오. 과거의 조종사들이 프로펠러에서 제트엔진으로, 기계식 조종에서 플라이 바이 와이어로 전환했듯이, 여러분도 AI와의 공존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살아남는 길이고, 승리하는 길이며, 하늘의 지배자가 되는 길입니다.
캐노피 너머로 펼쳐지는 무한한 하늘. 그곳은 여전히 인간의 꿈과 용기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왜 싸우는지, 무엇을 지키는지 아는 것은 인간뿐입니다. 전쟁의 기술은바뀌어도 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본질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인간이 서있습니다.
하늘의 지배자는 누가 될 것인가. 그 대답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