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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어로 읽는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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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서문
서문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단순합니다. 2024년 어느 날, 저는 유투브 화면에서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그는 무대 위를 걸어 다니며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철학자가 제자들에게 세상의 이치를 풀어주듯, 혹은 장군이 병사들에게 전략을 설파하듯. 그 남자가 젠슨 황이었습니다.
저는 법조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법률가의 눈으로 이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던 저는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근본적인 전환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전환점의 한가운데에 젠슨 황이 서 있었습니다.
로마 역사를 연구하다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위대한 제국을 건설한 인물들은 대부분 변방에서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귀족이었지만 당시 정치 주류에서는 소외된 가문 출신이었습니다. 아우구스투스는 외곽 도시에서 태어난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들은 기존 질서의 바깥에 있었기에 오히려 그 질서를 뒤엎을 수 있었습니다.
젠슨 황도 그러합니다. 대만의 작은 도시 타이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홉 살에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갔고, 켄터키주의 한 기숙학교에서 문신투성이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화장실을 청소하고, 룸메 이트에게 글 읽는 법을 가르치며 살아남는 법을 배웠습니다. 데니스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접시를 닦고 웨이터로 일하며 학비를 벌었습니다.
이 경험들이 그를 만들었습니다. 변방에서 온 이민자 소년은 실리콘밸리의 한복판에 제국을 세웠습니다. 2024년 6월, 엔비디아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되었습니다. 애플을 넘어섰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했습니다. 서른 번째 생일에 세 명의 청년과 함께 작은 회사를 창업한 지 31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2025년에는 시가총액이 5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엔비디아의 성공 이야기를 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나열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그가 어떤 시련을 겪었는지, 어떻게 그 시련을 이겨냈는지, 무엇이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는지를 말입니다.
시오노 나나미 선생은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고대 로마의 역사를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해주었습니다. 선생은 카이사르를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꿈과 고뇌를 가진 한 인간으로 그려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젠슨 황을 실리콘밸리의 신화적 인물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앞으로 나아간 한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젠슨 황은 32년 동안 같은 회사를 이끌면서 단 하루도 안심한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언제나 회사가 파산 직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30일. 그것이 그의 비밀입니다. 이 말은 역설적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된 지금도 그는 불안합니다. 그러나 그 불안이 그를 움직이게 합니다. 안주하는 순간 도태된다는 것을, 그는 뼛속 깊이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저는 많은 자료를 검토했습니다. 젠슨 황의 인터뷰와 강연, 그에 관한 기사와 연구 자료들을 읽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과정을 공부했고,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훑어보았습니다. 그 과정 에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한 기업인의 전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것은 우리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지금, 그 변화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저는 이 책을 초등학교 6학년 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복잡한 기술 용어는 풀어서 설명했고, 어려운 경영 개념은 쉬운 비유로 바꾸었습니다. 동시에 품격을 잃지 않으려 했습니다. 쉬운 글이 가벼운 글일 필요는 없습니다. 로마인 이야기도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통찰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랍니다. 젠슨 황의 삶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천재성이나 행운이 아닙니다. 그것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켄터키의 화장실에서 변기를 닦던 소년이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이끄는 CEO가 되었습니다. 그 여정에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매번 다시 일어섰습니다.
위대함은 재능에서 오지 않습니다. 고통을 견디는 성격에서 옵니다. 젠슨 황이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이 이 책의 핵심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963년 대만의 햇살 아래에서 태어난 한 소년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2026년 1월 1일 김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