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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3.3 공공 서비스 통합 및 디지털 신원 체계
도시의 뇌와 디지털 트윈
3.3 공공 서비스 통합 및 디지털 신원 체계
김경진 변호사
아이가 태어난 날, 부모는 병원 침대 옆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LifeSG 앱을 연다. 출생 신고, 육아 지원금 신청, 어린이집 찾기가 한 화면 안에서 이어진다. 예전 같으면 구청과 사회복지 부처를 오가며 서류를 몇 번이고 다시 써야 했을 일이다.
싱가포르는 부처마다 따로 만든 서비스를 하나의 국가 디지털 기반 위로 모으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디지털 신원을 부여하는 작업을 오랜 시간 밀어붙여 왔다. 이 작업을 이끈 뼈대는 정부기술청, GovTech이 만든 국가 디지털 신원 체계인 싱패스, Singpass다. 싱패스는 시민과 장기 체류자에게 발급되는 단일 로그인 수단으로, 정부기술청이 2026년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500만 명의 이용자가 매달 4,100만 건이 넘는 거래를 처리하고, 800개가 넘는 기관과 기업의 서비스 2,700개 이상을 연결한다. 앱을 실제로 쓰는 사람은 420만 명을 넘는다. 시민은 한 번의 로그인만으로 은행, 병원, 통신사 서비스까지 넘나들 수 있다.
싱패스 뒤에는 마이인포, MyInfo라는 정보 연동 장치가 있다. 마이인포는 시민이 동의한 범위 안에서 여러 정부 기관에 나뉘어 있던 주소, 소득, 가족관계 같은 정보를 한 곳에서 끌어와 쓰게 해 준다. 계좌를 새로 열거나 주택을 신청하거나 보조금을 받을 때, 이미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를 다시 써넣지 않아도 되는 방식이다.
이 두 기반 위에 지어진 서비스가 LifeSG다. GovTech이 2026년에 밝힌 바로는 이 앱 하나에 100개가 넘는 정부 서비스가 담겨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의 출생 신고와 육아 지원금 신청부터 시작해, 젊은 시절에는 교육 수당과 병역 관련 혜택, 구직 지원금 신청이 이 안에서 처리된다. 나이가 들어서는 연금 지급 내역을 확인하고 의료비 지원과 노인 복지 서비스를 받는 창구로 같은 앱이 쓰인다. 태어나서 늙을 때까지 한 사람의 생애 전체가 하나의 화면 위에 걸쳐 있다.
돈이 오가는 부분은 거브월렛, GovWallet이 맡는다. 거브월렛은 국가 전자결제망인 페이나우, PayNow와 이어져 정부가 지원금이나 바우처를 시민의 계좌나 디지털 지갑으로 곧장 보낼 수 있게 한다. 도로가 파이거나 쓰레기가 쌓이는 것 같은 생활 속 불편은 원서비스, OneService라는 앱으로 신고할 수 있다.
이 모든 체계를 총괄하는 정부 조직의 이름과 구조는 시간이 지나며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그 흐름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같은 시기 항저우는 다른 방향에서 공공 서비스에 손을 대고 있다. 항저우시 정부가 2025년 3월에 밝힌 바에 따르면 시티 브레인은 3.0 버전으로 올라서며 디시크 알투, DeepSeek-R1이라는 인공지능 모델을 도시 관리에 끌어들였다. 이 버전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하나의 통합 신원 체계를 만드는 대신, 경찰 민원과 정신건강 상담, 의료보험 처리 같은 개별 행정 분야마다 인공지능 도우미를 붙이는 방식이다. 싱가포르가 한 사람의 생애 전체를 하나의 문 안으로 모았다면, 항저우는 이미 있는 교통과 환경 관제 두뇌에 행정 업무를 하나씩 얹어 가는 쪽에 가깝다.
이렇게 국가 디지털 신원과 단일 창구가 퍼지는 흐름은 행정을 오가는 데 드는 시간과 수고를 줄이고, 서류를 갖추기 어려운 사람들도 서비스에 다가서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같은 연구들은 한 곳에 정보가 모일수록 유출 사고가 생겼을 때 그 피해 범위가 커지고, 정부가 시민의 움직임을 들여다볼 힘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함께 짚는다.
싱가포르는 이 위험을 두 갈래의 법으로 나눠 다룬다. 민간 기업이 다루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PDPC가 관장하는 개인정보보호법, PDPA의 적용을 받아 정보 유출 시 신고 의무와 접근 권한 제한을 지켜야 한다. 반면 정부 기관이 갖고 있는 정보는 이 법이 아니라 공공부문 거버넌스법, Public Sector Governance Act과 정부 정보통신 지침의 적용을 받는다. 두 법을 하나로 섞어 말하면 실제 책임 소재를 놓치기 쉽다. PDPC가 만든 인공지능 거버넌스 모델 프레임워크를 공공 서비스 알고리즘의 기준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틀은 민간 조직이 인공지능을 다룰 때 설명 가능성과 공정성, 안전성을 스스로 갖추도록 권하는 자율 지침이고, 공공 서비스에 쓰이는 알고리즘은 앞서 말한 공공부문 거버넌스법과 정부 정보통신 지침의 적용을 받는다.
싱패스 하나로 수천 개의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체계는 편리하다. 그 편리함은 이 체계를 누가 만들고 누가 감시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에 달려 있다.
근거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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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vernment Technology Agency of Singapore. (2026). Singpass. https://www.tech.gov.sg/products-and-services/for-citizens/digital-services/singpass/
Hangzhou Municipal Government. (2025). Hangzhou launches City Brain 3.0, advancing smart governance. https://www.ehangzhou.gov.cn/2025-04/01/c_293162.htm
LifeSG. (2026). LifeSG app. https://eservices.life.gov.sg/app
Personal Data Protection Commission. (2020). Singapore's Approach to AI Governance. https://www.pdpc.gov.sg/help-and-resources/2020/01/model-ai-governance-framework
Personal Data Protection Commission. (2025). Data Incidents Involving Government Agencies or Government Data. https://www.pdpc.gov.sg/complaints-and-reviews/before-you-lodge-a-complaint-with-us-3/public-agencies
Singapore Attorney-General's Chambers. (2018). Public Sector (Governance) Act 2018. https://sso.agc.gov.sg/Act/PSGA2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