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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전투기 - 제2부 알파독파이트: 공중전의 튜링 테스트

작성자
김 경진
작성일
2026-02-25 20:10
조회
206
제2부 알파독파이트: 공중전의 튜링 테스트

1 DARPA의 도전: 인간 조종사를 이길 수 있는가?

펜타곤 건물 어딘가에서, 2019년 가을, 한 가지 질문이 제기되었습니다.


과연 기계가 인간 전투기 조종사를 하늘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 흔히 DARPA라 불리는 조직이 던진 이 물음은 70년 전 앨런 튜링이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던 것만큼이나 근본적인 도전이었습니다.

DARPA는 이상한 조직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관료적인 정부 기관 같지만, 실제로는 미친 과학자들의 놀이터에 가깝습니다. 인터넷을 만든 곳도, GPS를 세상에 내놓은 곳도 바로 여기입니다. 스텔스 전투기의 씨앗을 뿌린 것도 이들이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돈을 걸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유일한 정부 기관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는 공중전이라는, 인간의 본능과 직관이 지배해온 영역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공중전 진화, 영어로 ACE(Air Combat Evolution)라 불리는 프로그램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프로그램 매니저는 댄 야보르섹 대령이었습니다. 콜사인은 '애니멀'. F-16 조종사 출신인 그는 동료 조종사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란 어떤 사람들인가요. 조종간을 쥐고 적과 맞서 싸우는 것을 자존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기계에 맡기라는 말은 그들에게 모욕에 가깝습니다. 애니멀 대령은 이 저항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역사적인 비유를 들어 이 도전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1939년, 미 육군 참모총장 조지 마셜 장군이 기병대장 존 헤르에게 독일의 전격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헤르 장군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말을 트레일러에 싣고 전선까지 이동해 체력을 아낀 뒤, 전장에서 탱크를 압도하겠다고요.
물론 역사는 그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기병대는 사라졌고, 탱크가 전장을 지배했습니다. 애니멀은 경고했습니다. 지금의 전투기 조종사들이 21세기의 기병대가 되지 않으려면, AI라는 새로운 탱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하지만 어떻게 조종사들의 불신을 깰 수 있을까요.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낫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말이 있지 않습니까. 애니멀은 AI가 인간 최고수를 1대1 공중전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알파독파이트 트라이얼의 탄생 배경입니다.

왜 하필 독파이트, 즉 근접 공중전이었을까요.

현대 공중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먼 거리에서 미사일을 쏘는 형태로 변하고 있습니다. 가시거리 밖 교전, BVR이라 부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2차 세계대전 방식의 근접 공중전을 골랐을까요. 여기엔 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독파이트는 닫힌 세계의 문제입니다. 바둑처럼 규칙은 명확하지만 경우의 수는 거의 무한합니다. 이런 환경은 AI가 강화학습을 통해 실력을 키우기에 최적입니다. DARPA는 독파이트를 더 복잡한 공중전 임무로 나아가기 위한 관문으로 보았습니다.

둘째, 독파이트는 OODA 루프의 극한 시험대입니다. 관찰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결심하고, 행동하는 의사결정 과정이 찰나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독파이트입니다. 여기서 인간을 능가한다는 것은 AI의 연산 속도와 판단력이 인간의 생리적 한계를 넘어섰음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셋째, 신뢰를 쌓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조종사들은 훈련소 시절부터 독파이트를 통해 기본기를 다집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본능적인 이 영역에서 AI가 인간을 압도한다면, 조종사들은 AI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존스홉킨스 응용물리학연구소, 줄여서 APL이 이 대회의 핵심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들은 콜로세움이라는 이름의 AI 아레나를 만들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이 싸우던 그 원형 경기장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오픈소스 비행 역학 소프트웨어인 JSBSim과 APL에서 개발한 미들웨어, 자율 알고리즘, 시각화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이 시스템은 실시간보다 빠르게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AI 에이전트들은 이 가상의 하늘에서 수천만 번 죽고 다시 태어나며 싸움을 배워갔습니다.

DARPA는 2019년 8월, 8개의 팀을 선발했습니다.

엘리트 8이라 불린 이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록히드 마틴과 보잉 같은 방산 공룡부터, 헤론 시스템즈나 피직스AI 같은 소규모 AI 전문 기업, 조지아텍 연구소 같은 대학 연구팀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F-16 전투기의 비행 역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상대의 꼬리를 무는 기본 전투 기동을 수행하며, 기관포로 적을 격추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사일은 배제되었습니다. 오로지 기체의 기동 성능과 기관포 조준 능력만이 승패를 가르는,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싸움이었습니다.

대회는 세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2019년 11월의 1차 트라이얼은 전시 경기 성격이었습니다. 이때 AI들은 비행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땅에 곤두박질치기 일쑤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초기에는 AI가 비행기를 조종하는 법조차 몰랐다. 그냥 추락하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2020년 1월의 2차 트라이얼에서 AI들은 이미 인간 조종사들이 구사하는 기본 전술을 흉내 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프로그램이 연장되면서 5월에 2.5차 트라이얼이 가상으로 추가되었고, 8월의 최종 결선에 이르러서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기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DARPA 부국장 데이비드 허니는 대회 개막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반드시 답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AI 자율 알고리즘이 공대공 전투라는 매우 까다로운 환경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대회는 엄청난 관심을 끌었습니다. 93개국에서 약 1만 명이 시청 등록을 했고, 추가로 5천 명이 참여를 희망했습니다.

알파독파이트 트라이얼의 독특한 점은 e스포츠 대회 형식을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APL 팀은 컨트롤 존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ESPN의 스포츠센터를 모델로 한 해설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공중전과 자율성 전문가들이 AI와 독파이트의 기초, AI와 인간 조종사의 훈련 방법 등을 논의하며 교육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분석과 해설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전통적인 방산 커뮤니티를 넘어 더 넓은 대중을 참여시키려는 DARPA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대회가 아니었습니다. 인류가 오랫동안 독점해 온 하늘의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최초의 공식적인 시험대였습니다. OODA 루프의 속도 경쟁에서 AI가 인간을 앞설 수 있는가. 인간의 직관이 지배하던 영역에서 기계의 계산이 승리할 수 있는가. 2020년 8월, 전 세계가 그 답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 헤론 시스템즈의 돌풍: 강화학습으로 무장한 AI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는 단연 록히드 마틴이었습니다. F-22 랩터, F-35 라이트닝 II 등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를 만든 그들은 전투기의 물리학과 공중전의 교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항공 역학 노하우, 수천 명의 엔지니어, 천문학적인 연구 예산. 누가 봐도 그들이 유리해 보였습니다.

반면 헤론 시스템즈는 직원 수 30명 남짓의 소규모 소프트웨어 기업이었습니다. 그들은 전투기를 만들어본 적도, 조종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메릴랜드주에 본사를 둔 이 작은 회사가 방산 공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비밀 무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심층 강화학습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헌신이었습니다.

강화학습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행동을 선택하고, 결과를 보고, 보상이나 벌점을 받고, 다음에는 더 좋은 행동을 선택합니다. 이것을 미친 속도로 반복합니다. 어린아이가 걷는 법을 배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또 넘어지고, 또 일어나고. 하지만 AI는 어린아이와 다릅니다. 지치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며, 하루에 수백만 번을 넘어졌다 일어날 수 있습니다.

헤론 시스템즈의 접근 방식은 기존의 방산 기업들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록히드 마틴이나 오로라 같은 팀들은 전투기 조종사의 지식을 AI에 주입하려 노력했습니다. 꼬리를 물어라, 에너지를 보존하라 같은 규칙을 가르치려 했습니다. 전문가 시스템이라 부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헤론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AI에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가상 환경에 던져놓고 수없이 죽고 죽이는 과정을 반복하게 했습니다.

헤론의 AI 에이전트는 팔코라 불렸습니다. 매의 일종인 팔콘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팔코는 가상의 공간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우는 셀프 플레이 방식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어제의 나를 이기기 위해 오늘의 내가 새로운 전술을 개발하고, 다시 내일의 내가 그것을 깨뜨리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었습니다.

헤론의 머신러닝 엔지니어 벤 벨에 따르면, 팔코는 총 약 5주에 걸쳐 102개의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로 구성된 리그를 상대로 수십억 번의 독파이트를 치렀습니다. 40억 번 이상의 시뮬레이션 스텝을 거쳤습니다. 이를 인간의 비행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30년 이상의 비행 경험을 축적한 셈입니다. 실제 조종사가 평생 비행해도 2,000~3,000시간을 넘기기 힘든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물리적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압축된 시간의 승리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초기 학습 단계에서 AI는 인간 교관들이 가르치는 정석적인 기동을 흉내 내려 노력했습니다. 에너지를 관리하고, 선회율을 유지하는 교과서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러나 학습이 거듭될수록 AI는 인간의 교리를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시뮬레이션 엔진의 물리 법칙 내에서 허용되는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했습니다.

인간 조종사는 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드럽게 기체를 제어하려 합니다. 헤론의 AI는 달랐습니다. 미세하고 거칠게 조종면을 끊임없이 수정하며 기체를 제어했습니다. 초당 수십 회의 수정 조타. 인간의 손으로는 불가능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정밀한 사격 각도를 만들어냈습니다.

헤론 시스템즈의 성공 뒤에는 두 가지 정교한 기법이 있었습니다. 보상 형성과 커리큘럼 학습입니다. 보상 형성은 AI에게 더 자주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적을 격추했을 때만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 위치를 잡았을 때도, 적의 꼬리에 가까워졌을 때도 작은 보상을 줍니다. 이렇게 하면 AI가 올바른 방향으로 더 빨리 학습합니다.

커리큘럼 학습은 쉬운 것부터 가르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직선으로만 나는 적과 싸우게 하고, 점점 더 똑똑한 적을 상대하게 합니다. 마치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듯이 말입니다. 헤론은 이 두 기법을 콜로세움의 자기 대결 시스템과 결합하여 강력한 성능을 끌어냈습니다.

APL에서 개발한 적 AI 에이전트들은 복잡성과 능력 면에서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보였습니다. 가장 단순한 좀비는 직선 수평 비행으로 순항 미사일을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기본 에이전트인 로지는 시간 기반의 사소한 고도 및 속도 변화를 실행했습니다. 스크립트 에이전트인 BUD FSM은 교전 상태를 인식하고 미리 정해진 반응을 구사했습니다. 가장 높은 수준의 강화학습 에이전트인 알파마브0는 인간 입력 없이 자기 대결만으로 개발된 에이전트로, 전문가 조종사를 시뮬레이션했습니다.

대회 3일 차, 준결승과 결승이 진행되면서 헤론 시스템즈의 AI는 충격적인 전술을 선보였습니다. 바로 정면 공격, 헤드온 건샷이었습니다. 이는 적기와 정면으로 마주 보고 달려들며 기관포를 발사하는 전술입니다. 인간 조종사들은 충돌 위험 때문에 훈련 규정상 이 기동을 금기시합니다. 보통 135도 이상의 각도에서는 사격하지 않습니다. 서로 충돌할 위험이 크고, 파괴된 적기의 파편이 내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죽음의 공포가 없는 AI에게 이는 가장 확률 높은 승리 공식이었습니다. 준결승에서 오로라 팀을 만난 헤론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적의 정면을 향해 돌진했습니다. 해설을 맡은 글록은 경악했습니다. "헤론은 아무런 망설임이 없습니다. 시작 신호와 동시에 살기를 드러내며 적의 콧잔등을 노립니다.”

헤론의 AI는 록히드 마틴과의 결승전에서도 이 전술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록히드 마틴의 AI는 인간의 교리를 반영하여 에너지를 관리하고 위치를 선점하려 했습니다. 우아하고 정석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하지만 헤론의 AI는 그런 신사적인 싸움을 거부했습니다. 마치 광견처럼 달려들어 상대의 허점을 물어뜯었습니다.

헤론은 놀라운 정밀도로 기관포를 조준했습니다. 총구가 마치 적기에 자석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한 번 잡은 표적은 절대 놓치지 않았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에 적기에게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저 각도에서는 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AI의 계산 속에서는 명중 확률 90% 이상의 기회였습니다.

결국 다윗은 골리앗을 꺾었습니다. 헤론 시스템즈는 결승에서 록히드 마틴을 16승 4패의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30명의 소규모 팀이 수만 명의 엔지니어를 거느린 방산 공룡을 꺾은 것입니다. 이것은 도메인 지식보다 데이터 학습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전투기를 만들어본 경험보다, AI를 훈련시키는 방법론이 더 결정적이었습니다.

헤론 시스템즈의 돌풍은 AI가 인간의 모방을 넘어,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승리의 문법을 창조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 앞에는 최후의 상대인 인간 조종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 인간 대 AI의 5:0

전세계가 유튜브 생중계를 지켜보는 가운데, 2020년 8월 20일 오후, 메인 이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인간을 대표해 나선 조종사의 콜사인은 뱅어였습니다.

미 공군 무기학교 졸업생으로, F-16 비행 시간만 2,000시간이 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습니다. 워싱턴 D.C. 공군 주방위군 소속의 현역 전투기 조종사였고, 운영 보안상 전체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 공군 최고 수준의 조종사 중 한 명이었습니다. 단순히 비행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전술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교관이었습니다.

뱅어는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시뮬레이터에 앉았습니다. APL 팀이 개발한 ADT VR 시스템은 조종사에게 AI 에이전트에게 제공되는 정보와 일치하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전통적인 헤드업 디스플레이 외에도 VR 헤드셋은 위협과 상대 위치에 대한 상황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수 구성요소를 제시했습니다. 공정한 싸움이었습니다. 적어도 정보의 측면에서는 말입니다.

뱅어는 지난 며칠간 AI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그들의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헤론은 초반 정면 공격에 강하다. 그 영역을 피하고 장기전으로 끌고 가서 에너지 싸움을 유도하겠다. 이것이 인간의 전략이었습니다. 수천 시간의 비행 경험에서 우러나온 판단이었습니다.

경기는 총 5라운드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고도에서 중립적인 시작 조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ACE 뷰어는 F-16 조종사의 관점에서 본 전투 공간과 뱅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투 개요를 제공했습니다. DARPA의 저스틴 모크, 콜사인 글록은 해설자로서 "이것은 거대한 도약입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1라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기체는 정면에서 마주 보며 교차하는 뉴트럴 머지로 시작했습니다. 통상적인 인간 조종사라면 서로의 꼬리를 잡기 위해 선회 경쟁을 벌입니다. 뱅어는 예상대로 헤론의 정면 승부를 피하려 했습니다. 고도를 낮추며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헤론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쫓기 힘든 속도로 기수를 돌려 뱅어의 사각을 파고들었습니다. 교차 직후 인간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급격히 기수를 돌려 사격각을 확보했습니다. 뱅어는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피격당했습니다. 첫 번째 교전은 순식간에 헤론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해설진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AI의 반응 속도가 OODA 루프를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인간이 상황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동안, AI는 이미 결심하고 행동을 끝마쳤습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뱅어는 전술을 바꿨습니다. AI가 인간처럼 시야에 의존하지 않고 완벽한 상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하려 했습니다. 급격한 기동으로 AI의 예측을 벗어나려 했습니다. 고도를 급격히 변경하고, 수직으로 기동하며 AI를 교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헤론은 뱅어의 움직임을 미리 알고 있는 듯 대응했습니다. 뱅어가 어떤 기동을 하든, 팔코는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밀리초 단위로 반응하여 뱅어의 선회 반경 안쪽으로 파고들거나, 뱅어가 사격 위치를 잡기도 전에 먼저 발포했습니다. 헤론의 기관포 사격은 오차 없이 뱅어의 기체에 꽂혔습니다. 뱅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인 전투기 기동으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 뱅어는 극단적인 저고도 기동을 시도했습니다. 지면 충돌의 위험을 감수하고 AI를 유인하려 했습니다. 1,300피트, 약 400미터까지 내려갔습니다. 인간에게는 땅에 충돌할 수 있다는 공포가 작용하는 고도였습니다. 하지만 AI에게 공포란 없었습니다.

다섯 번째 교전에서 뱅어는 공격적인 평면 외 기동을 사용하여 초기 교전에서 살아남아 전투를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헤론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냉정하게 고도를 유지하면서 위에서 아래로 뱅어를 내려다보는 유리한 위치를 점했습니다. 끈질기게 추격했고, 결국 뱅어의 꼬리를 잡아 격추시켰습니다.

최종 스코어 5대0. 인간의 완패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내용이었습니다. 인간 조종사는 단 한 번도 AI에게 유효타를 날리지 못했습니다. 모든 시간을 회피 기동에 사용해야 했지만, 그마저도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뱅어는 시뮬레이터에서 나오며 땀에 젖은 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충격적인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로서 훈련받은 표준적인 것들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동적 환경에서 복잡한 물리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나는 적 항공기에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각도와 다양한 접근 속도, 대기 속도 차이 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헤론의 조준 능력에 대해 그는 혀를 내둘렀습니다. "헤론의 조준 능력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월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기동을 통해 AI의 사격을 피하려고 했지만, AI는 미세한 움직임까지 계산하여 끈질기게 조준을 유지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노초 수준에서 조정할 수 있는 능력과 두 항공기 간의 완벽한 상태 정보를 활용하여 매우 정밀한 제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뱅어는 AI가 자신의 항공기를 다른 것과 충돌할 수 있는 위치에 놓는 것이 불편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높은 측면 기총 사격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AI는 그것을 악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불편해하는 위치에 항공기를 배치하고, 인간이라면 시도하지 않을 각도에서 사격을 가했습니다.

애니멀 대령은 이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AI 프로그램이 정확하게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 공군 조종사들이 훈련받는 비행 안전 규칙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습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시뮬레이션 전투에서 우위를 제공했습니다.

" 인간은 안전을 위해 지키는 규칙들이 있습니다. AI는 그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 5대0의 결과가 던진 메시지는 기술보다 컸습니다. 공중전에서 인간이 최고라는 전제는 깨질 수 있습니다. 그 깨짐은 장비 격차가 아니라 의사결정 격차에서 옵니다. 한 번 깨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AI는 전술을 암기하지 않고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베테랑이 느낀 충격의 실체는 인지 부하의 한계였습니다. 인간은 비행 제어, 적기 탐색, 전술 판단, 통신 등을 동시에 수행하며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하지만 AI는 이 모든 것을 병렬적으로, 지치지 않고 처리했습니다. 인간이 직관으로 읽는 것을 AI는 확률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잔인할 정도로 일관되게 실행했습니다.

뱅어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체득한 감각이 무용해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감각이 더 이상 결정적 우위가 아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여전히 뛰어납니다. 하지만 뛰어남의 정의가 바뀝니다.

그러나 뱅어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AI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통찰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끝이 아닙니다. 이 기술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전장에서 무적의 팀이 될 것입니다." 해설을 맡은 글록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작동하는 것을 신뢰합니다." AI가 보여준 성능은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조종사들은 AI의 능력을 두려워하기보다, 저런 AI가 내 윙맨이라면 얼마나 든든할까라는 생각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결은 44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항공우주 커뮤니티와 펜타곤으로부터 게임 체인저로 인정받았습니다. DARPA 전략기술국장 팀 그레이슨 박사는 말했습니다. "이 결과는 미래 공중 전투 시스템과 인간-기계 공생을 포함하는 개념에 대한 큰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알파독파이트 트라이얼은 공중전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AI가 단순히 보조적인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능가하는 치명적인 전투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AI는 시뮬레이션이라는 통제된 환경, 완벽한 정보라는 조건 하에서만 강하다는 한계도 드러냈습니다.

5대0의 스코어보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다가올 시대에 대한 예고장이자, 인간 파일럿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 메시지였습니다. 앞으로 조종사의 가치는 누가 더 잘 조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감독하고 설계하느냐로 이동합니다. AI가 기동을 하고, 인간이 임무와 규칙과 책임을 설계합니다. 이것은 격하가 아닙니다. 역할의 이동입니다.

이제 과제는 이 유리 상자 속의 천재를 거칠고 예측 불가능한 실제 하늘로 데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시뮬레이션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요. 완벽한 정보가 없는 세계에서도 AI는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 곧 시작될 참이었습니다.


4 ACE 프로그램과 X-62A VISTA: 시뮬레이션에서 실제 하늘로

2020년 8월의 어느 날, 전 세계 항공 전문가들은 컴퓨터 화면 앞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헤론 시스템즈의 인공지능이 인간 베테랑 조종사를 5대 0으로 완파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였습니다.

그러나 에드워즈 공군기지의 시험비행 조종사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건 비디오 게임이야." 그들의 냉소는 타당한 것이었습니다.

시뮬레이터 속의 하늘은 언제나 깨끗합니다. 바람은 수학 공식대로 불고, 센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통신 링크는 끊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해도 리셋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라는 점입니다. 그곳에서 AI는 완벽한 정보를 바탕으로 싸웁니다. 적기의 위치, 속도, 방향을 1밀리초 단위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전장은 다릅니다. 센서에는 눈처럼 노이즈가 쏟아지고, 통신은 적의 전자전에 끊기며, 대기는 기체를 흔들어댑니다. 가상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중력 가속도가 조종사의 목을 짓누르고, 추락은 게임 오버가 아니라 죽음을 의미합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 흔히 DARPA라고 불리는 이 조직은 바로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2019년 시작된 ACE 프로그램, 풀 네임으로는 공중전 진화(Air Combat Evolution) 프로그램이 그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단순히 AI가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을 넘어섰습니다. 인간 조종사가 AI를 신뢰하고, 함께 팀을 이루어 싸울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DARPA는 공중전을 "도전 문제"로 삼았습니다. 속도와 불확실성이 극한에 달하는 공중전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다른 영역은 더 쉽게 풀릴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ACE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18개월 동안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핵심 역량을 검증하고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알파독파이트 트라이얼은 이 단계의 일부였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16개월 동안 무인항공기 비행 시험을 수행하며 알고리즘을 소형 무인기로 전환하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실제 전투기 규모의 항공기에서 시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의 핵심에 한 대의 독특한 전투기가 있었습니다. X-62A VISTA입니다.

VISTA는 Variable In-flight Simulator Test Aircraft의 약자입니다. 번역하면 가변 비행 시뮬레이터 시험 항공기 정도가 됩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F-16D 복좌형 전투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기체의 내부는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와 칼스팬이 협력하여 만든 이 괴짜 비행기는, 소프트웨어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 F-16이 아닌 다른 항공기의 비행 특성을 흉내 낼 수 있습니다. F-35의 조종 느낌을 원하면 그렇게 설정하고, MQ-9 드론의 움직임을 재현하고 싶으면 또 그렇게 바꿉니다. 마치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듯이, VISTA는 하늘 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변환할 수 있었습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의 미 공군 시험조종사학교가 보유한 이 유일무이한 기체에, DARPA는 SACS라는 시스템을 장착했습니다. System for Autonomous Control of Simulation, 자율 제어 시뮬레이션 시스템입니다.

이것은 AI 에이전트가 기체의 비행 제어 컴퓨터에 직접 접속해 조종면과 엔진 출력을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페이스였습니다. 에일러론, 러더, 엘리베이터라 불리는 날개와 꼬리의 조종면들, 그리고 제트 엔진의 추력까지 AI가 직접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안전장치도 필요했습니다. 갓 태어난 AI에게 수백억 원짜리 전투기의 조종간을 덜컥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AI가 버그를 일으켜 지상으로 곤두박질치거나, 기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기동하려 들 수도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뒷좌석에는 인간 안전 조종사가 탑승했습니다. AI가 위험한 기동을 하거나 통제를 벗어나려 하면, 이 조종사가 즉시 개입해 조종 권한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 제어 컴퓨터에는 안전 엔벨로프라는 것이 설정되어, AI가 9G 이상의 무리한 기동을 하거나 지면으로 돌진하려 할 때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차단했습니다.

2022년 12월,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에서 역사적인 비행이 시작되었습니다.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X-62A는 AI 에이전트가 조종하는 12회의 비행을 수행했습니다. 총 17시간 이상을 하늘에서 보냈습니다. 시뮬레이터 속에서 수천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했던 그 코드 덩어리들이, 실제 제트 엔진의 추력을 통제하고 양력을 다루며 물리적인 하늘을 날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완벽했던 AI가 실제 하늘의 난기류를 만나자 미세하게 떨거나, 센서 데이터의 지연 때문에 반응이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어떤 날은 AI가 너무 소극적이어서 문제였고, 어떤 날은 기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기동하려다 안전 차단 장치가 작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VISTA를 활용한 테스트의 진가는 반복 숙달에 있었습니다. 보통 새로운 전투기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걸립니다. 코드를 수정하고, 지상에서 검증하고, 비행 허가를 받고, 다시 비행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CE 팀은 VISTA를 통해 매일 코드를 업데이트했습니다. 오전에 비행하며 AI의 오류를 발견하면, 점심시간에 코딩을 수정하여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오후 비행에 바로 적용했습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의 시험비행학교 교관들은 "과거 1년이 걸릴 수정 사항들이 단 하루 만에 해결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X-62A에 탑재된 자율성 알고리즘을 단 몇 분 만에 교체할 수 있었고, 조종사들은 몇 시간 간격으로 다른 팀의 AI를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9월, 마침내 그날이 왔습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에서, AI가 조종하는 X-62A와 인간이 조종하는 F-16 전투기가 실제 공중전을 벌인 것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고도 600미터 상공에서, 두 대의 전투기가 시속 1,900킬로미터의 상대 속도로 서로를 향해 돌진합니다. 서로의 거리가 불과 600미터까지 좁혀지는 순간, 인간 조종사는 본능적인 긴장을 느끼지만, AI는 흔들림 없이 최적의 위치를 계산해 냅니다. 초기에는 방어적인 기동으로 시작했지만, 곧이어 서로 꼬리를 물기 위한 공격적인 기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전투의 절정은 두 기체가 정면으로 마주 보고 교차하는 고각도 기수 대 기수 교전이었습니다.

이것은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비행이 아니었습니다. 두 대의 전투기는 진짜로 서로를 격추하기 위해 맹렬하게 기동했습니다. 비행 중 X-62A의 앞좌석과 뒷좌석에는 인간 조종사가 탑승해 있었지만, 그들은 조종간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AI의 비행을 모니터링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안전 요원 역할만 수행했습니다. AI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기체를 제어했습니다.

21회의 테스트 비행 동안 팀은 10만 줄 이상의 비행 관련 소프트웨어를 수정했습니다.

AI는 더 정밀하게 비행하고 안전 규정의 한계에서 작동했으며, 컴퓨터의 더 빠른 관찰-지향-결정-행동 루프 덕분에 더 빠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간 조종사가 후속 사격을 위해 기동하려 했지만 기회가 있었음에도 정면 사격이나 기회 사격을 시도하지 않는 동안, AI는 가능한 한 빨리 사격했습니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미 공군은 이 대결의 구체적인 승패를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테스트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증언은 AI의 성능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수석 테스트 파일럿 빌 그레이는 "X-62A는 도그파이트라는 매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비결정론적 AI를 항공우주 시스템에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종사 관점에서 이 변화의 체감은 확실합니다.

시뮬레이터에서 AI와 싸울 때는 상대가 게임 룰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그런데 X-62A로 옮겨오면, AI는 더 이상 픽셀과 벡터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수 톤짜리 금속 덩어리이고, 그 금속이 만들어내는 와류와 폐쇄각은 내 기체를 실속으로 몰 수도 있습니다. 속도는 숫자가 아니라 충격으로 다가오고, G는 화면이 아니라 목뼈에 걸립니다.

DARPA ACE 프로그램 매니저인 라이언 헤프론 중령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연구는 도구가 허용하는 만큼만 빠르게 진행됩니다. VISTA의 최근 업그레이드는 AI 기반 자율성의 신속한 통합과 안전한 테스트를 가능하게 하여 훨씬 더 효과적인 테스트베드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AI 기반 자율성의 실제 규모 비행 테스트를 최소 1년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ACE 프로그램과 X-62A VISTA의 실험이 남긴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알파독파이트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 ACE는 검증 가능한 현실을 만들었습니다. 공중전의 튜링 테스트는 단지 이겼는지 졌는지가 아니라, 현실의 안전과 신뢰 기준을 통과하며 그 싸움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X-62A가 그 문턱을 실제로 밟았습니다. 시뮬레이터 속의 천재가 현실 세계의 전사로 거듭난 순간이었습니다.

5. 켄달 장관의 탑승: AI 파일럿에 무기 발사를 맡기다

조종석에 앉는 순간, 모든 논쟁이 갑자기 조용해집니다. 회의실에서 자율성이 어쩌고 윤리가 어쩌고 떠드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캐노피를 닫고 활주로로 굴러 나가면, 그 말들은 전부 무게를 다시 얻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개념이 아니라 중력이 대답하기 때문입니다.

2024년 5월 2일, 70대의 노신사가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의 뜨거운 활주로에 섰습니다.

미 공군성 장관 프랭크 켄달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행정가가 아니었습니다. 냉전 시절 육군 장교로 복무했고, 평생을 국방 기술 엔지니어이자 획득 전문가로 살아온 기술 관료였습니다. 그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단순히 시찰을 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는 AI 무인 전투기 프로그램의 운명을 결정짓기 위해, 직접 목숨을 걸고 AI가 조종하는 전투기에 오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가 탑승한 기체는 앞서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X-62A VISTA였습니다. 앞좌석에는 켄달 장관이, 뒷좌석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 조종사가 탑승했습니다. 이 비행을 위해 쉴드AI는 강화학습 기반 인공지능을 항공기에 탑재했습니다. 쉴드AI는 2021년 헤론 시스템즈를 인수한 회사였습니다. 바로 그 헤론 시스템즈, 2020년 알파독파이트에서 인간 조종사를 5대 0으로 꺾은 그 AI의 창조자 말입니다. 탑재된 자율 에이전트는 그때 우승한 AI의 직계 후손이었습니다.

캐노피가 닫히고 엔진이 굉음을 내며 점화되었습니다. 이륙 직후, 켄달 장관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조종 권한을 AI에게 넘긴 것입니다. "나는 조종간에 버튼이 있었고 기본적으로 자동화를 시작했습니다"라고 그는 나중에 설명했습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의 훈련 구역에 진입하자, 가상의 적기 역할을 맡은 유인 F-16 전투기가 접근해 왔습니다. 켄달 장관이 탄 X-62A는 즉시 전투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전투가 시작되었지만, 켄달 장관과 뒷좌석의 안전 조종사 모두 조종간과 스로틀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기체는 스스로 맹렬하게 선회하며 적기의 꼬리를 잡기 위해 기동했습니다. AI는 켄달 장관을 태운 채 최대 5G에 달하는 고기동을 펼쳤습니다. 몸무게가 5배로 늘어나는 압력입니다. 70대 노인의 몸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습니다. 그 압력 속에서도 AI는 냉철하게 적기의 예상 경로를 계산하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체를 비틀었습니다.

시속 885킬로미터 이상의 번개 같은 기동이 이어졌습니다.

두 항공기가 약 300미터 이내로 경주하면서 서로 거의 정면으로 마주쳤고, 상대를 취약한 위치로 몰아넣기 위해 비틀고 회전했습니다. 하늘에서의 근접은 인간 관계의 근접이 아닙니다. 300미터 안쪽에서 두 기체가 서로의 실수를 기다리며 코를 맞대고 돌아나가는 것은, 작은 오류가 곧 사망으로 직결되는 거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탑승자가 느끼는 감각은 화려함이 아니라 압박입니다. 장비가 아니라 몸이 먼저 "이건 진짜다"라고 말합니다.

AI는 적기의 사격 통제 레이더가 자신을 조준하려 할 때마다 교묘하게 회피 기동을 하며 역공의 기회를 노렸습니다. 인간 파일럿이 조종하는 F-16은 맹렬하게 공격해왔지만, X-62A의 AI는 빈틈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I는 인간 조종사가 예측하기 힘든 타이밍에 반격하며 우위를 점했습니다.

약 1시간의 격렬한 비행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한 켄달 장관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조종석에서 내려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비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비행 중 본 것이 충분해서, 전쟁에서 무기 발사 여부를 결정하는 능력을 아직 학습 중인 이 AI에게 맡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발언은 즉각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무기통제 전문가들과 인도주의 단체들은 AI가 언젠가 추가적인 인간의 상의 없이 사람을 죽이는 폭탄을 자율적으로 투하할 수 있게 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생사를 결정하는 일을 센서와 소프트웨어에 맡기는 것에 대한 광범위하고 심각한 우려가 있습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켄달은 무기가 사용될 때 시스템에는 항상 인간의 감독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것을 갖지 않는 것이 안보 위험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것을 가져야만 합니다.”


조종사 관점에서 무기 발사는 버튼 하나가 아닙니다. 무기 발사는 전술, 식별, 교전규칙, 아군 위치, 탄종의 후폭풍까지 포함한 연쇄 책임입니다. 공중전에서 발사 결정은 종종 1초 안에 내려야 하지만, 그 1초 안에 들어가는 판단 재료는 생각보다 지저분합니다. 센서는 속을 수 있고, 표적은 기만할 수 있고, 데이터링크는 끊길 수 있고, 인간은 오판할 수 있습니다. AI는 오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판의 형태가 다릅니다. 인간은 피로와 공포로 흔들리지만, AI는 학습 분포 바깥에서 이상한 확신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기 발사를 AI에게 맡긴다는 말은, AI가 더 똑똑하냐가 아니라, 우리가 그 오판 형태를 어떤 안전장치로 봉인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켄달의 탑승 시연은 미 의회와 국방 예산 담당자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미 공군은 대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F-35나 차세대 전투기만으로는 중국의 물량 공세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이 바로 유인 전투기 1대와 AI 무인 전투기 3~5대가 편대를 이루는 유무인 복합 체계입니다. 미 공군은 2028년까지 최소 1,000대 이상의 AI 무인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F-35나 차세대 전투기 한 대가 여러 대의 AI 무인기를 거느리고 다니며, 위험한 임무는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후방에서 지휘하는 형태입니다.

켄달은 덧붙여 말했습니다. "이것은 변혁적인 순간입니다. 수십 년간 상상만 해왔던 자율 공중전의 잠재력이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공군은 두 종류로 나뉠 것입니다. 이 기술을 도입한 공군과, 그러지 않아서 그들에게 패배하는 공군으로 말이죠.”

쉴드AI의 제품 담당 수석 부사장인 브렛 다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연구실에서 실제 비행기로 가는 방법을 입증했습니다. 기술을 거기까지 가져가는 것뿐만 아니라, 필요한 규정 준수, 테스트 및 검증 부분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 직원들의 방법도 입증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탑재된 자율성은 민간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훨씬 더 정교한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적이 어디에 있고, 적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안전과 무기 효과성 모두를 해결하기 위해 내 비행기를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가를 동적으로 추론해야 했습니다.

VISTA의 군 운영자들은 세계 어느 나라도 이와 같은 AI 제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소프트웨어가 먼저 시뮬레이터에서 수백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로 학습한 다음 실제 비행 중에 결론을 테스트하고, 그 실제 성능 데이터가 다시 시뮬레이터로 입력되어 AI가 더 많이 학습하는 순환 구조입니다. 중국도 AI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뮬레이터 밖에서 이런 테스트를 실행할 방법을 찾았다는 징후는 없습니다. 전술을 처음 배우는 하급 장교처럼, 일부 교훈은 공중에서만 배울 수 있다고 VISTA의 시험 조종사들은 말합니다.

수석 시험 조종사 빌 그레이의 말이 이것을 정리합니다. "실제로 비행하기 전까지는 모두 추측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유용한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VISTA는 2023년 9월 첫 AI 제어 도그파이트를 비행한 이후, 약 24회의 유사한 비행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각 교전에서 너무 빠르게 학습하고 있어서, VISTA에서 테스트되는 일부 AI 버전은 이미 공대공 전투에서 인간 조종사를 이기고 있습니다. 이 기지의 조종사들은 어떤 면에서 자신들의 후임자를 훈련시키거나 더 적은 수의 조종사가 필요한 미래 구조를 형성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미국이 자체 함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면 AI 제어 항공기를 보유한 적과 하늘에서 맞서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계속 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빨리 달려야 합니다"라고 켄달은 말했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 사건의 진짜 메시지는 AI가 무기를 쏜다가 아닙니다. AI가 무기를 쏘는 쪽으로 시스템이 진화할 유인이 너무 강하다는 것입니다. 속도, 비용, 생존성. 인간이 매번 루프를 돌며 결심하기엔 전장이 너무 빨라지고, 유무인 복합 편대에서 인간이 모든 발사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은 확장성에 한계가 생깁니다. 앞으로의 현실적 그림은 대개 이렇습니다. 평시와 회색지대에서는 인간 통제가 강화되고 AI는 추천과 경보 중심으로 작동합니다. 고강도 전시에서는 인간이 정책과 금지선을 미리 설정하고 AI는 제한된 조건에서 교전 권한을 확대합니다. 최종 단계에서는 인간이 항상 버튼을 누른다가 아니라, 인간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설계한다로 이동합니다.

켄달이 조종석에서 본 것은 바로 그 이동의 첫 페이지입니다. 사람은 그 페이지를 읽을 준비가 덜 됐을지 몰라도, 하늘은 이미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1947년 척 예거가 X-1을 타고 음속을 돌파하며 초음속 시대를 열었다면, 2024년 프랭크 켄달은 X-62A를 타고 AI 공중전 시대를 열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하늘을 날아올라, 인간과 겨루고, 인간 리더에게 합격점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이제 하늘의 지배권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알고리즘 에이스의 시대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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