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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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AI서재

한 권을 고르고, 목차에서 차례대로 읽을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Codex 구체적 활용사례 37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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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x 구체적 활용사례 37

김경진 변호사

아침 브리핑부터 에이전트 군단까지, 실제 업무 자동화 37장

이 글은 Codex와 AI 에이전트로 개인 업무, 데이터 처리, 마케팅, 영업, 문서, 개발, 브라우저 제어를 실제 업무에 연결하는 37개 사례를 묶은 안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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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베이징: 두 거인의 위험한 춤 표지

16편 공개

2026 베이징: 두 거인의 위험한 춤

김경진 변호사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그 안에서 벌어진 일들. 목차와 서론, 13장, 맺음말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을 호르무즈, 희토류, 대만, 보잉, 대두, AI 칩이라는 장면으로 따라갑니다. 서론, 13장, 맺음말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계산서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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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맡기고 자리를 뜨다 표지

27편 공개

AI에게 맡기고 자리를 뜨다

김경진 변호사

욜로 모드 완전 입문. 목차와 26장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의 욜로 모드를 처음 켜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입니다. 터미널, 안전장치, 도커 샌드박스, 되돌리기 순서를 26개 장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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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 표지

43편 공개

인공지능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

김경진

목차, 서문, 40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인공지능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입니다. AI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 무인전투기, CCA, MUM-T, 6세대 전투기을 주제로 목차, 서문, 40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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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I, 법정에 서다 표지

26편 공개

인공지능 AI, 법정에 서다

김경진 변호사

목차, 서문, 21장, 부록 3편

김경진 변호사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인공지능 AI, 법정에 서다』입니다. 인공지능과 법, AI 책임, 알고리즘 판단, 사법제도와 기술 변화을 주제로 목차, 서문, 21장, 부록 3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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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 표지

24편 공개

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

김경진

목차, 서문, 17장, 부록 4편,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입니다. 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 코카서스 여행을 주제로 목차, 서문, 17장, 부록 4편,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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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표지

23편 공개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김경진

목차, 서문, 20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입니다.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 해상물류, 지정학, 세계 무역을 주제로 목차, 서문, 20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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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 표지

16편 공개

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

김경진 변호사

목차, 서문, 14장

김경진 변호사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입니다. 팔란티어, 전쟁, 감시,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안보을 주제로 목차, 서문, 14장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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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읽는 사람들 표지

21편 공개

뇌를 읽는 사람들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18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뇌를 읽는 사람들』입니다. 뉴럴링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 뇌과학, 인공지능을 주제로 목차, 프롤로그, 18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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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 변화와 대응 표지

16편 공개

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 변화와 대응

김경진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 변화와 대응』입니다. AI 사회구조 변화, 인공지능 정책, 노동, 경제, 사회 대응을 주제로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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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기도, 하나의 산 아르메니아를 읽다 표지

13편 공개

천 개의 기도, 하나의 산 아르메니아를 읽다

김경진

목차, 서문, 10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천 개의 기도, 하나의 산 아르메니아를 읽다』입니다. 아르메니아 역사, 문화, 종교, 산과 기도을 주제로 목차, 서문, 10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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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Cowork 및 에이전트 활용 매뉴얼 표지

11편 공개

Claude Cowork 및 에이전트 활용 매뉴얼

김경진

목차, 서문, 8장, 말미 글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Claude Cowork 및 에이전트 활용 매뉴얼』입니다. Claude Code, AI 에이전트, 코딩 자동화, 업무 자동화을 주제로 목차, 서문, 8장, 말미 글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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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 표지

12편 공개

AI가 인간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

김경진

목차, 서문, 10장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AI가 인간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 AI 윤리, 기술과 인간을 주제로 목차, 서문, 10장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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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선거 cover

14편 공개

인공지능 선거

김경진

목차, 저자 서문, 11장, 끝글

선거 메시지, 홍보물, 디지털 선거운동, 데이터 분석, 캠프 운영, 허위정보 방어, 법적 리스크와 프롬프트를 담은 온라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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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에 대한 7가지 오해 표지

10편

북극항로에 대한 7가지 오해

김경진

목차, 서문, 7장, 에필로그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북극항로를 둘러싼 속도, 정기선, 보험, 안전 규정, 상시 개방, 탄소 절감, 인프라에 관한 일곱 가지 오해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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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바나나 프로 실전 프롬프트북 cover

24편 공개

나노 바나나 프로 실전 프롬프트북

김경진

6부 22장, 수업용 프롬프트 부록

나노 바나나 프로의 이미지 생성, 편집, 텍스트 렌더링, 캐릭터 일관성, 업무 적용, 수익화 모델을 수업과 실무에서 바로 쓰도록 엮은 온라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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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423게송 표지

28편

법구경 423게송

김경진

목차, 엮은 말, 26품, 423게송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법구경 423게송을 26품으로 나누어 시집처럼 천천히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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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업무와 인공지능 표지

16편

법률업무와 인공지능

김경진

목차, 서문, 14부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법률 리서치, 서면 작성, 증거 분석, 계약 검토, NotebookLM과 생성형 AI 활용법을 변호사 실무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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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사람 표지

25편 공개

정치와 사람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22장, 에필로그

정치는 사람을 읽고, 신뢰를 얻고, 관계를 지키고, 위기의 계절을 견디는 일에서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은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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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야기 표지

39편 공개

한동훈 이야기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36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한동훈 이야기』입니다. 한동훈, 한국 정치, 법률가, 정치 인물, 공적 기록을 주제로 목차, 프롤로그, 36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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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을 넘어서 cover

총 39편 공개

유리 천장을 넘어서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31장, 에필로그, 부록 5편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성장, 정치 입문, 세 번의 총재 도전, 총리 취임과 외교·안보·경제 노선을 추적한 정치 평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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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대한민국에 남긴 그간의 흔적 표지

13편 공개

한동훈이 대한민국에 남긴 그간의 흔적

김경진

목차와 12장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한동훈이 대한민국에 남긴 그간의 흔적』입니다. 한동훈, 한국 정치, 법무부, 검찰, 정치 기록을 주제로 목차와 12장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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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만 전기: 인공지능 혁명의 개척자 cover

22편 공개

샘 알트만 전기: 인공지능 혁명의 개척자

김경진, 김경란

목차, 프롤로그, 7부 20개 장

샘 알트만의 성장, 창업, Y 컴비네이터, OpenAI, ChatGPT, 해고와 복귀, AI 시대의 책임을 따라가는 온라인 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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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이야기 표지

16편 공개

젠슨황 이야기

김경진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젠슨황 이야기』입니다. 젠슨 황, NVIDIA, GPU, 인공지능 반도체, AI 산업을 주제로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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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왈라에서 총리까지 cover

총 13편 공개

짜이왈라에서 총리까지

김경진

목차, 서문, 10장, 에필로그

바드나가르의 짜이왈라 소년 나렌드라 모디가 RSS 조직가, 구자라트 주총리, 인도 총리 3연임 지도자로 성장한 궤적을 따라 현대 인도의 정치·경제·외교와 한국-인도 관계를 읽는 정치 평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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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경진입니다 표지

10편

안녕하세요. 김경진입니다

김경진

목차, 들어가는 글, 추천사, 6장, 닫는글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성장 과정, 과학기술 의정활동, 의원외교, 입법 투쟁, 동대문 비전, 대한민국 인구절벽 해법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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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다운로드 책

다국어로 읽는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한국어 원문과 외국어 번역을 함께 실은 유학생용 교재입니다. 각 책 소개 페이지에서 PDF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러시아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러시아어-한국어판

김경진

러시아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러시아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러시아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AI의 역사, 생성형 AI 사용법,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 사례를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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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몽골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몽골어-한국어판

김경진

몽골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몽골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몽골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AI의 기본 개념, 생성형 AI 사용법, 이미지·영상·문서 작업 사례를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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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우즈베크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우즈베크어-한국어판

김경진

우즈베크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즈베크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우즈베크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수업, 과제, 논문, 취업 준비에서 AI를 쓰는 방법을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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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카자흐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카자흐어-한국어판

김경진

카자흐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카자흐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카자흐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AI 도구 비교, 학과별 사용 사례, 저작권과 규제 쟁점을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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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제8장. 인도에 뿌리내린 한국 기업

짜이왈라에서 총리까지
작성자
김경진
작성일
2026-05-07 06:08
조회
237

짜이왈라에서 총리까지

제8장. 인도에 뿌리내린 한국 기업

김경진

8.1 삼성전자 30년: 1995년 진출,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 AI 전환

2018년 7월 9일, 뉴델리 외곽 노이다(Noida). 한쪽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다른 한쪽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 있었습니다. 두 사람 앞에 펼쳐진 것은 축구장 스물네 개를 합친 크기의 공장이었습니다.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모디 총리는 "한국의 기술과 인도의 제조가 만나면 세계 최고의 제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공장은 연간 1억 2천만 대의 휴대전화를 만들 수 있는, 단일 건물 기준 세계 최대의 모바일 공장이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이 나란히 서서 버튼을 누르는 사진 한 장이, 한국 기업과 인도 정부의 관계를 압축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이 공장이 처음부터 이렇게 거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1995년, 삼성전자가 인도 땅을 처음 밟았을 때 노이다 공장은 직원 수백 명이 TV를 조립하는 작은 시설이었습니다. 당시 인도는 1991년 경제 개방의 문을 열었지만, 거리에는 아직 '라이선스 라지(License Raj)'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관료들이 온갖 허가권을 쥐고 흔들던 시절, 외국 기업에게 인도는 기회인 동시에 미로였습니다.

삼성은 그 미로를 걸어가기로 결심한 기업이었습니다. 1996년 노이다에 공장을 세우고 TV 생산을 시작했고, 2003년에는 냉장고, 2007년에는 휴대전화로 생산 품목을 넓혀갔습니다. 한 번에 도약한 것이 아니라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간 것입니다. 이 '단계적 현지화'는 인도의 복잡한 관세 구조와 현지 부품 의무 사용 비율을 맞추기 위한 정석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삼성이 인도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인도를 위해, 인도에서 만든다'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전압은 불안정합니다. 정전도 잦습니다. 삼성은 전압이 흔들려도 고장 나지 않는 TV와 냉장고를 따로 설계했습니다. 인도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강력한 사운드 기능을 탑재하고, 데이터 요금이 비싼 환경을 감안해 데이터 절약 모드를 개발했습니다. 이런 기능들은 서울 본사가 아니라, 벵갈루루(Bengaluru)와 노이다에 있는 삼성의 인도 연구소에서 태어났습니다. 벵갈루루 연구소는 한국 밖에서 규모가 큰 삼성 소프트웨어 연구 거점입니다. 수천 명의 인도 엔지니어들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18년 노이다 공장 확장은 삼성의 인도 전략이 양에서 질로 전환되는 분기점이었습니다. 삼성은 7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6,800만 대에서 1억 2천만 대로 두 배로 늘렸습니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갤럭시 스마트폰은 인도 안에서 팔리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유럽으로 수출되었습니다. 모디 총리가 외치던 '메이크 인 인디아, 메이크 포 더 월드(Make in India, Make for the World)'라는 구호가 이 공장에서 현실이 된 셈입니다(제7장 7.3 참조).

모디 정부의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Production Linked Incentive) 제도가 이 성장에 불을 지폈습니다(제4장 4.2 참조).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리면 정부가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인데, 삼성은 글로벌 기업 가운데 선두주자로 이 혜택을 받은 기업이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정부가 공장을 많이 돌리는 기업에 상금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인도에서 더 많이 만들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가 완성된 것입니다. PLI 제도 아래에서 삼성은 스마트폰, IT 하드웨어, 전자부품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인센티브를 수령하며, 인도를 내수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30년이 흐른 지금, 삼성은 인도에서 'AI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기능을 넣어 힌디어와 인도 지방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는 '갤럭시 AI'는 22개 공식 언어가 쓰이는 나라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공장 안에서도 AI가 일하고 있습니다. 불량품을 자동으로 골라내고, 전력이 불안정한 환경에서 공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제조 AI가 삼성 노이다 공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빛만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2024년 9월, 첸나이(Chennai) 인근 스리페룸부두르(Sriperumbudur)에 있는 삼성 가전 공장에서 1,500명의 노동자가 작업을 멈추었습니다. 공장 앞에 '무기한 파업'이라고 적힌 팻말이 세워졌습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세 가지였습니다. 월급을 2만 5천 루피에서 3만 6천 루피로 올려달라는 것, 근무 시간을 8시간으로 정해달라는 것, 그리고 새로 만든 노동조합을 인정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인도노동조합센터(CITU)가 파업을 지원했고, 지역 정치인들이 노동자 편에 섰습니다.

파업은 37일 동안 이어졌습니다. 삼성은 '불법 파업'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했고, 타밀나두 주정부가 중재에 나선 끝에 10월 16일 파업이 종료되었습니다. 삼성은 월 5천 루피의 생산성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노조 인정 문제는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2025년 1월 27일, 마드라스 고등법원의 명령에 따라 삼성인도노동조합(SIWU: Samsung India Workers' Union)이 공식 등록되었습니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노조가 공식 인정된 것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 사례였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오스틴반도체(Samsung Austin Semiconductor)로, 이곳에서는 노조 대표권이 인정되어 있습니다.

이 파업은 임금 분쟁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인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 의식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한국의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고도성장의 과실이 공장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 그것은 어떤 나라에서든 경제 발전의 일정한 단계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목소리입니다.

삼성전자의 인도 30년은 모디노믹스의 성장 그래프와 겹칩니다. 1995년 TV 한 대를 조립하던 작은 공장이, 연간 1억 2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찍어내는 세계 최대의 제조 허브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삼성은 인도인들에게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 되었고, 정부에게는 자랑하고 싶은 성공 사례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노동 문제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인도라는 나라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8.2 현대차 도전과 성공: 1996년 단독 투자, 2024년 최대 IPO

1998년, 인도 자동차 딜러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한국에서 온 자동차 회사가 터번을 쓰는 시크교도의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도록 차체 지붕을 높인 차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차의 이름은 상트로(Santro).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 내놓은 첫 번째 전략 차종이었습니다. '톨보이(Tall Boy)'라는 별명이 붙은 이 작은 차는 출시 첫 해에 수만 대가 팔리며 인도 국민차 반열에 올랐습니다. 인도인의 몸에 맞는 차를 만들겠다는 생각, 그 출발점이 현대차 인도 성공 신화의 씨앗이었습니다.

현대차가 인도 땅을 밟은 것은 상트로 출시 2년 전인 1996년이었습니다. 남부 타밀나두 주 첸나이에 공장 터를 닦았습니다. 당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인도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만들어 진출했습니다. 위험을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인도 시장은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라는 거인이 지배하고 있었고, 도로 인프라는 형편없었으며, 관세와 규제는 미로처럼 복잡했습니다. 이런 시장에 외국 기업이 혼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도박에 가까웠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도박을 택했습니다. 100% 단독 투자. 합작 파트너 없이 현대차가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결정의 핵심은 품질이었습니다. 합작 파트너가 끼면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현대차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 관리가 어려워진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국에서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운 정몽구 회장의 철학이 인도까지 그대로 관철된 것입니다.

이 승부수가 적중한 이유는 철저한 현지화에 있었습니다. 현대차는 인도 도로의 울퉁불퉁함을 견디는 단단한 서스펜션, 50도까지 치솟는 더위를 이기는 강력한 에어컨, 경적을 수시로 울리는 운전 문화를 감안한 고내구성 클락션을 장착했습니다. 부품의 90% 이상을 인도 현지에서 조달하는 공급망을 구축한 것도 결정적이었습니다. 포드(Ford)와 GM은 인도에 들어왔다가 수조 원을 날리고 철수했습니다. 두 회사는 글로벌 표준을 인도에 적용하려 했고, 현대차는 인도 표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 차이가 운명을 갈랐습니다.

2010년대 중반, 인도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모디 정부가 들어선 이후 도로 인프라가 개선되고, 중산층의 소득이 늘면서 SUV 수요가 폭발한 것입니다. 현대차는 이 흐름을 정확히 읽었습니다. 크레타(Creta)라는 소형 SUV를 내놓았고, 이 차는 인도 SUV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마루티 스즈키가 작은 해치백에 집중하는 사이, 현대차는 SUV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1위를 다투게 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 현대차 인도 판매의 63%가 SUV입니다.

첸나이 공장은 인도 안에서만 차를 파는 곳이 아닙니다.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등 80여 개국으로 차를 수출하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모디 총리가 강조하는 '인도에서 만들어 세계로'라는 구호를, 현대차는 모디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셈입니다(제7장 7.2 참조).

2024년 10월, 현대차는 인도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습니다. 인도 법인(HMIL: Hyundai Motor India Limited)을 뭄바이 증시에 상장한 것입니다. 공모 규모 33억 달러(약 2조 7,870억 루피), 한화로 약 4조 5천억 원.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였습니다. 1억 4,219만 주를 주당 1,960루피에 내놓았고, 기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전체 청약이 2.37배 초과되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7% 하락한 1,819루피로 마감했습니다. '너무 비싸게 팔았다'는 시장의 평가였습니다. 한국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 비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상장 시점 기업 가치는 약 190억 달러로 평가되었습니다. 첫날의 하락은 인도 자본시장이 외국 기업에게도 냉정한 잣대를 들이민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IPO의 의미는 주가 등락보다 깊은 곳에 있습니다. 현대차는 상장을 통해 '외국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인도 국민이 주주로 참여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외국 자동차 회사가 한국 증시에 상장해서 한국인들이 그 회사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자금 조달을 넘어, 인도 사회 안에서 현대차의 위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략적 결정이었습니다. 정부 규제를 받을 때, 노사 갈등이 생길 때, '우리 회사'라는 인식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큽니다.

1996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첸나이 공장 기공식에서, 2024년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IPO까지. 28년이 걸렸습니다. 그 여정의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8.3 LG·포스코·550개 기업: 가전 장악, 제철소, 다양한 산업 진출

인도 가정집에서 모기가 TV를 보다 도망갑니다. 농담 같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제품입니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을 위해 만든 '모기 퇴치 TV'는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내보냅니다. 말라리아와 뎅기열이 매년 수십만 명을 감염시키는 나라에서, TV가 건강을 지키는 가전이 된 것입니다. 이 제품 하나가 LG전자의 인도 전략을 설명합니다. 기술을 인도인의 삶에 맞추는 것, 그것이 LG가 인도 가전 시장을 장악한 방법이었습니다.

1997년 인도에 진출한 LG전자는 인도 소비자의 일상을 연구하는 데 집착했습니다. 채식주의자가 전체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냉장고 안의 채소 보관 칸을 대폭 키웠습니다. 정전이 잦은 환경에서도 냉기를 유지하는 '에버쿨(Evercool)' 기능을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인도인들이 즐겨 먹는 요거트 '커드(Curd)'를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전용 발효 기능을 냉장고에 탑재했습니다. 향신료가 강한 인도 음식에 맞춘 '탄두리 모드' 전자레인지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쌓이자, 인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LG는 외국 기업이 아니라 '우리 삶을 이해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LG전자는 인도 냉장고와 세탁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TV와 에어컨 시장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이다와 푸네에서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며 1만 5천 명 이상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스리시티(Sri City)에 6억 달러 규모의 새 공장 건설을 발표했습니다. 이 공장은 인도 내수에 더해 중동, 방글라데시 등 주변국 수출까지 겨냥한 '지역 허브'로 설계되었습니다. 모디 정부가 인도 전역의 농촌까지 전력을 공급하면서, 전기가 들어오는 마을마다 LG 가전의 잠재 고객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LG가 소비자의 거실을 장악했다면, 포스코(POSCO)는 인도 산업의 뼈대인 철강을 공급하려 했습니다. 포스코의 인도 이야기는 성공담이 아니라 인내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2005년, 포스코는 동부 오디샤(Odisha) 주에 120억 달러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겠다는 야심찬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한국의 포항제철소에 버금가는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삽도 뜨기 전에 멈추었습니다. 공장 부지에 살던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했고, 환경 단체가 반대 운동을 벌였습니다. 주 정부가 토지를 수용하려 했지만 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10년이 넘게 사업이 표류하다 결국 포스코는 오디샤 프로젝트를 접어야 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대규모 산업단지 건설이 주민 반대와 행정 소송에 막혀 10년 넘게 헤매다 포기한 것과 비슷합니다. 인도의 연방제 구조에서 중앙 정부가 아무리 환영해도, 주 정부와 지역 사회가 막으면 사업이 멈출 수 있다는 교훈을 포스코는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웠습니다(제3장 3.2 참조).

포스코는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거대한 일관제철소 대신,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자동차용 냉연 강판을 생산하는 가공 중심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 공장에서 나온 강판은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이고, 타타모터스, 마힌드라, 폭스바겐 등 인도 내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인도 자동차 산업이 성장할수록 포스코의 존재감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포스코는 이제 아다니 그룹(Adani Group)과 손잡고 친환경 그린스틸(Green Steel) 일관제철소 건설을 다시 모색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 기반 제철 공정을 인도에서 구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오디샤에서 쓰러졌다가 마하라슈트라에서 일어서고, 이제 그린스틸이라는 새로운 판에서 재도전하는 이 끈기가 인도에서 살아남는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삼성, 현대, LG, 포스코 너머에 보이지 않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약 55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인도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효성은 스판덱스 공장을 돌리고, 롯데는 초코파이로 인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미래에셋은 인도 금융시장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사로는 보기 드문 성공을 거두며 수탁고 수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현지 지점을 열어 기업 금융과 리테일 금융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에서도 한국의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인도에서 '바지라(Vajra, 힌디어로 번개)'라는 이름을 달고 기술 이전 방식으로 현지 생산되고 있습니다. 게임 회사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는 인도 청소년 사이에서 국민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 기업들은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부품, 소재, 물류, 금융, 식품, 게임에 이르기까지 인도 경제의 혈관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대기업이 길을 닦고, 중견기업과 협력사가 그 길을 따라 들어오는 구조.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은 몇몇 회사의 모험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가 되고 있습니다.

8.4 반도체 굴기와 한국: ISM 70% 보조금, 심텍·삼성 참여

모디 총리에게는 한 가지 한이 있습니다. "인도는 50~60년 전에 반도체를 시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그 버스를 놓쳤습니다." 그는 여러 연설에서 이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1960년대 인도에는 반도체 연구의 씨앗이 있었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관료주의 속에서 그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습니다. 같은 시기 한국은 삼성이라는 회사를 통해 반도체의 길에 올랐고, 대만은 TSMC를 키워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인도는 칩을 설계하는 인재는 넘쳐났지만, 칩을 찍어내는 공장은 단 하나도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모디 총리는 이번에는 버스의 운전석에 앉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선언이 구체화된 것이 인도 반도체 미션(ISM: India Semiconductor Mission)입니다. 이 정책의 핵심은 돈입니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 중앙 정부가 사업비의 50%를, 주 정부가 20%를 보조합니다. 기업은 전체 비용의 30%만 부담하면 됩니다. 사업비의 70%를 정부가 대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삼성이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정부가 건설비의 70%를 현금으로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보조금은 미국의 칩스법(CHIPS Act)이나 유럽의 반도체법과 비교해도 공격적인 수준입니다.

이 파격적인 조건에 선두로 반응한 것은 미국의 마이크론(Micron)이었습니다. 마이크론은 구자라트 주 사난드(Sanand)에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ATMP)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2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입니다. 사난드는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부터 개발해 온 산업 도시입니다(제7장 7.3 참조). 모디가 직접 설계한 산업 인프라 위에 반도체 공장이 올라가는 것, 여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이 흐름에 올라타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판(PCB) 전문 기업 심텍(Simmtech)이 마이크론 공장 인근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약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입니다. 반도체는 칩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칩을 얹을 기판이 필요하고, 그 기판을 만드는 데는 정밀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심텍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입니다. 마이크론의 공급망 파트너로서 동반 진출하는 형태이지만,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과 보조금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심텍의 진출이 가지는 의미는 규모 이상입니다. 반도체 생태계는 하나의 공장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칩 제조사 옆에 기판 회사가 있어야 하고, 패키징 장비 회사가 있어야 하며, 클린룸을 관리하는 업체까지 모여야 합니다. 심텍의 진출은 이 생태계의 첫 번째 한국 고리가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한 기업이 들어가면 협력사가 따라가고, 협력사가 들어가면 또 다른 기업이 그 옆에 자리를 잡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부품 기업들이 인도로 이동하는 물꼬가 트인 것입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인도 정부의 구애는 집요합니다. 모디 총리는 삼성 경영진을 만날 때마다 반도체 투자를 요청해 왔습니다. 삼성은 아직 인도에 반도체 제조 공장(팹)을 짓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팹은 전력, 물, 폐수 처리, 공급망,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수백 가지 변수를 계산해야 하는 초대형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평택이나 미국의 텍사스에 공장을 세우는 것과 인도에 세우는 것은 리스크의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삼성은 벵갈루루와 노이다의 연구소에서 수천 명의 인도 엔지니어가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도 반도체 생태계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인도 내 R&D 거점을 유지하면서 제조 진출 시점을 가늠하는 전략입니다.

인도 토종 기업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합니다. 타타 전자(Tata Electronics)는 대만의 PSMC(Powerchip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rporation)와 손잡고 구자라트에 반도체 팹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최대 재벌 타타 그룹이 반도체 제조에 뛰어든 것은, 이 산업이 국가적 의지를 넘어 민간 자본의 실질적 투자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뜻합니다.

인도의 반도체 굴기는 한국에 기회이자 시험입니다. 70%라는 파격적인 보조금과 14억 인구의 전자제품 시장은 매력적입니다. 동시에 불안정한 전력, 부족한 초순수, 복잡한 관료주의는 반도체 제조의 기본 조건을 위협합니다. 그럼에도 인도가 반도체에 쏟아붓는 돈과 의지는 진지합니다. 한국 기업이 이 판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의 양국 경제 관계의 무게중심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8.5 도전과 과제: 정전·수질 문제, 관료주의, 노사 갈등, 세무 테러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에서는 여름이면 디젤 발전기가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인도의 전력망은 여름 폭염이 찾아오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예고 없이 전기가 끊기고, 전압이 출렁입니다. 스마트폰 생산 라인에서 전력이 1초라도 끊기면 공정 중이던 제품이 불량이 됩니다. 그래서 삼성은 공장 안에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일반 전기료의 몇 배나 비싼 경유를 태워서라도 생산 라인을 멈추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한국의 산업용 전력 공급 안정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니까요. 인도에서 공장을 돌린다는 것은 '공장 옆에 발전소를 하나 더 짓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 문제는 전력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는 초순수(Ultra Pure Water)가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불순물이 극도로 적은 물이어야 합니다. 인도는 만성적인 물 부족 국가입니다. 첸나이는 2019년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겪어 도시 기능이 마비될 뻔했습니다. 우기에는 홍수가 나고, 건기에는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냅니다. 기후 변화가 이 변동폭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공장 안에 정수 처리 시설과 폐수 재활용 시스템을 직접 짓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것은 추가 비용입니다. 인도 정부가 반도체 공장 유치에 70%의 보조금을 내걸어도, 전력과 물이라는 기초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면 공장은 제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관료주의는 인도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이 빠짐없이 호소하는 문제입니다. 모디 총리는 "관료주의의 빨간 테이프(Red Tape)를 걷어내고, 투자자를 위한 빨간 카펫(Red Carpet)을 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순위에서 인도는 142위에서 6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숫자로 보면 큰 진전입니다. 현장의 풍경은 조금 다릅니다.

중앙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는 정책을 내놓아도, 주 정부와 지방 관료 수준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일이 많습니다. 토지 수용 과정에서 법적 분쟁이 수년간 이어지기도 하고, 세무 당국의 해석이 예측 불가능하게 바뀌기도 합니다. 인도에서는 이것을 '세무 테러(Tax Terrorism)'라고 부릅니다. 이 표현이 과장이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핀란드의 노키아(Nokia)는 인도 공장을 운영하던 중 세무 당국으로부터 수천 억 원 규모의 소급 과세 청구를 받았습니다. 영국의 보다폰(Vodafone)은 더 극적이었습니다. 2007년 보다폰이 홍콩의 허치슨 와포아로부터 인도 사업을 인수했을 때, 인도 세무 당국은 이 거래에 소급하여 약 20억 달러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인도 대법원이 보다폰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인도 의회는 2012년 법률을 개정해 소급 과세를 합법화했습니다. 이미 끝난 거래에 사후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 그것이 인도에서 가능했습니다. 2021년에야 모디 정부가 이 소급 과세 조항을 폐지하고 보다폰에 징수액을 환급했지만, 한 번 각인된 '세무 테러'의 이미지는 외국 투자자들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제10장 10.4 참조).

한국 기업들도 이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부품 수입 관세의 분류 기준이 바뀌거나, 약속받았던 인센티브 지급이 지연되는 일이 현장에서 발생합니다.

포스코의 오디샤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앙 정부는 대환영이었지만, 주 정부 차원의 토지 수용과 환경 허가에서 10년 넘게 막혔습니다. 모디 총리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인도의 연방제 구조에서는 중앙의 방침이 지방 말단까지 일관되게 관철되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이 '집행의 간극'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 사업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감안해야 하는 변수입니다.

노사 갈등은 최근 빠르게 부상하는 위험 요소입니다. 2024년 삼성 첸나이 공장의 37일 파업은 인도 노동운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인도 노동자들의 권리 의식이 경제 성장 속도만큼 빠르게 자라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노동자들은 월급 인상, 8시간 근무, 노조 인정이라는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파업을 이끈 것은 인도노동조합센터(CITU)였고, 이 조직은 인도공산당(마르크스주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드라스 고등법원이 SIWU의 공식 등록을 명령한 것은, 사법부가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사용자의 반대보다 우선시한 판단이었습니다. 이 판결은 인도에 진출한 다른 한국 기업에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모디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 개혁에 대한 농민 저항이 거대한 사회운동으로 번진 사례(제5장 5.3 참조)와 마찬가지로, 경제 성장이 수반하는 사회적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인도에서 노조는 한국과는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인도의 노조는 정치 정당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파업이 시작되면 지역 정치인이 노동자 편에 서고, 노사 분쟁이 정치 쟁점이 됩니다. 기업과 정치 세력 사이의 힘겨루기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 고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수직적 관리 방식이 인도 노동자들의 토론 문화, 권리 의식과 충돌하는 지점도 있습니다. 삼성 공장에서 0.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품질 기준을 현지 직원들이 처음부터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찰타 하이(Chalta Hai, 대충 괜찮다)'라는 인도식 유연함과 한국식 정밀함 사이의 거리는, 교육과 시간으로 좁힐 수밖에 없습니다.

숙련 인력의 높은 이직률도 문제입니다. 인도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은 몸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고,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이 치열합니다. '저임금 생산 기지'라는 인도의 매력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떠날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습니다. 14억 인구,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대형 경제, 평균 연령 28세의 젊은 노동력. 이 숫자들이 만들어내는 중력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삼성이 30년간 쌓아온 제조 인프라, 현대차가 28년에 걸쳐 구축한 부품 공급망, LG가 인도 가정 깊숙이 파고든 브랜드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정전이 나면 발전기를 돌리고, 물이 부족하면 정수 시설을 짓고, 관료주의에 막히면 우회로를 찾았습니다. 그 인내의 축적이 550개 한국 기업을 인도 경제의 일부로 만들었습니다.

인도는 약속의 땅이면서 인내의 땅입니다. 한국 기업에게 인도는 중국을 대신하는 '넥스트 차이나'가 아닙니다. 인도는 인도입니다.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거대한 게임판이며, 그 규칙을 배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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