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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4장 17세의 게임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인공지능의 아버지
제2부 코드를 짜는 10대, 가상 세계를 설계하다
4 17세의 게임 개발자
김경란, 김경진
운명적 만남 1992년, 런던 북부의 한 집 안에서 16세 소년이 게임 잡지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데미스 허 사비스였습니다. 또래보다 2년이나 앞서 고등학교 과정(A-Level) 을 끝마친 그에게 케임브 리지 대학 합격 통지서가 도착해 있었지만, 대학 측의 답변 은 의외였습니다.
"너무 어리다. 1년 동안 세상 경험을 쌓고 오너라." 영국에서는 이런 휴식기를 '갭 이어(Gap Year)'라고 부 릅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배낭여행을 택하는 그 시간을, 데미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 내기로했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잡지는 당시 유럽의 게임 문화를 이끌던 월간지 아미가 파워 (Amiga Power) 였습니다.
그 잡지 한구석에 작은 공모전 광고가 실려 있었습니다. "불프로그에서 일할 기 회를 잡으세요(Win-a-job-at-Bullfrog)!" 불프로그 프로덕션 (Bullfrog Productions)은 영국 서 리주 길퍼드(Guildford)에 자리 잡은 게임 개발사였습니다.
1982년 피터 몰리뉴(Peter Molyneux)와 레스 에드거(Les Edgar)가 공동 창업한 이 회사는 《파퓰러스(Populous)》와 《파워몽거(Powermonger)》로 이미 유럽 게임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데미스는 공모전에 자신의 코드를 제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퍼드 사무실로 오라는 연 락을 받았습니다. 면접장에 나타난 소년을 본 순간, 피터 몰리뉴의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나도 선명했습니다.
그는 훗날 타임(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반지의 제 왕》에 나오는 엘프 같았습니다.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고 가녀린 아이였는 데, 눈에는 지성의 불꽃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몰리뉴를 진정으로 사로잡은 것은 외모 가 아니라, 곧이어 벌어진 대화였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로 이동하던 버스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길 퍼드에서 파티 장소까지 가는 왕복 여정 동안, 16세 소년과 유럽 게임계의 거장은 쉴 새 없이 이야 기를 나눴습니다. 몰리뉴의 표현에 따르면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지적으로 자극적인 대화 "였습니다.
두 사람은 게임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인간의 심리에서 승리욕은 어디서 비롯되 는가. 그 욕구를 기계에 심을 수 있는가. 지능이란 결국 무엇인가. 몰리뉴는 대 화 내내 속으 로 되뇌었다고합니다. "이건 겨우 아이잖아!"
그러나 그는 이 아이가 비 범한 곳으로 향하 리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데미스가 케임브리지 입학을 앞두고 불프로그에서 보 낸 여름 동안, 몰리뉴와 데미스는 틈만 나면 보드게임과 컴퓨터 게임을 함께했습니다.
몰 리뉴는 전략 게임에서 대부분 데미스를 이겼다고 자랑했지만, 그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새로운 카드 게임의 역학을 탐구하기 위해 '더미 (Dummy)'라는 이름의 게 임을 함께 고안했는데, 데미스는 이 게임에서 몰리뉴를 35 연승으로 꺾었습니다. 경쟁심이 강하고 패턴 인식에 탁월한 소년 앞에서, 게임계의 전 설도 속수무책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만남의 진짜 가치는 상호 보완에 있었습니다. 몰리뉴는 감각적이고 즉흥 적인 비 전가였습니다. '갓 게임(God Game)'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며, 플레이어에게 신의 시점을 부 여하는 대담한 구상을 밀어붙이는 리더였습니다.
데미스는 그 꿈을 정 교한 코드로 현실화 할 수 있는 냉철한 설계자였습니다. 데미스는 비전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를 상대로부터 배웠고, 몰리뉴는 데미 스에게서 치밀한 논리가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를 목격했습니다. 이 관계는 훗날 라이언헤드 스튜디오(Lionhead Studios)에서의 재회로 이어지며, 데미스의 커리어 전체를 관통하는 멘토십의 출발점이됩니다.
갭 이어를 배낭여행 대신 코드와 대화로 채운 이 선택은, 체스 신동이었던 소년을 가상 세 계의 설계자로 변모시킨 첫 번째 전환점이었습니다. '신디케이트(Syndicate)' 레벨 디자인 참여 불프로그에 합류한 데미스 허사비스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신디케이트(Syndicate)》의 플 레이 테스트였습니다. 1993년에 출시된 이 게임은 기업이 국가를 대체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플레이 어가 사이보그 요원 팀을 지휘하여 세계를 지배해 나가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키는 어둡고 퇴폐적인 도시 풍경, 아이소메트 릭(isometric) 시점으 로 내려다보는 거리, 그 위를 움직이는 무장 요원과 시민들의 군 상이 화면을 채웠습니다.
16세의 신입에게 플레이테스트란 게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며 버그를 찾고 난이 도의 균형을 점검하는 작업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단조로운 일이었겠지만, 데 미스에게 이 과정은 게임이라는 복잡한 시스템의 내부 구조를 밑바닥부터 해부하는 기회였습니다. 그는 오류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레벨 디자인 단계에 깊이 관여하면서, 각 미 션의 공간 배치와 적 요원의 이동 경로, 시민들의 반응 패턴을 분석 하고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신디케이트》의 미션 구조는 데미스의 사고방식과 잘 맞았습니다. 각 미션은 암 살, 요원 탈취, 정보원 납치 등 다양한 목표를 제시했고, 플레이어는 이를 은밀하게 수 행할 수도, 정 면으로 돌파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개방형 설계는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다수의 전략적 경로'를 허용했고, 데미스는 이 다 양성을 극대화하는 레벨을 구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에게 레벨 디자인은 예쁜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적의 배치, 지형의 높낮이, 시민 동선의 밀 도, 무기 접근성 같 은 수십 가지 변수가 서로 물려 돌아가는 정교한 연립방정식을 푸 는 일이었습니다.
이 경험에서 데미스가 깊이 매료된 개념은 '에이전트(Agent)'였습니다. 게임 속 도 시에는 요원과 시민이 각자의 규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요원이 총을 쏘면 도망 치고, 경찰은 소란을 감지하면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이 반응들은 개 발자가 일일이 지시 한 것이 아니라, 각 캐릭터에 심어진 조건부 규칙(if-then logic) 에서 자동으로 발생했습니 개별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이 현상은, 훗날 복잡계 이론에서 '창발(Emergence)'이라 불리는 것과 같은 원리였습니다. 데미스는 이 가상 도시의 작은 점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반응하는 모습에 서, 지능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게임 개발은 오늘날처럼 수백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산업이 아니었습니다.
불 프로그 의 직원은 35명 안팎이었고, 소수의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가 밤을 새우며 하 나의 게임을 완성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밀도 높은 환경에서 데미스는 코딩뿐 아니 라 게임 디자인의 철학, 프로젝트 관리의 흐름, 팀 내 의사소통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체득했습니다. 그는 완 벽주의적 성향을 바탕으로 게임 엔진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지 적했고, 더 나은 코딩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동료들이 이 어린 신입의 거침없는 발언
에 당혹스러워하는 순간도 있었지 만, 그가 내놓는 결과물 앞에서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디케이트》는 데미스 허사비스에게 두 가지를 남겼습니다. 하나는 기술적 역량입니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복수의 에이전트를 제한된 하드웨어 위에서 구동시키는 법, 레벨 하 나에 담긴 수십 가지 변수의 균형을 맞추는 법을 그는 이 게임에서 몸으로 익혔습니다. 다 른 하나는 질문입니다. 이 요원들은 내가 짜놓은 규칙 안에서만 영리합니다.
만약 규칙 없 이도 스스로 배울 수 있다면? 이 질문은 아직 답이 없었지만, 소 년의 머릿속에 분명한 씨앗으로 심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바로 다음 프로젝트 인 《테마파크》에서 첫 번째 줄기를 틔우게됩니다. 전설적 게임 '테마파크(Theme Park)' 공동 설계 수백만 장 판매와 시뮬레이션 샌드 박스 장르의 탄생 실력을 증명한 데미스 허사비스에게 피터 몰리뉴는 더 큰 과제를 맡 겼습니다.
놀이공원을 짓고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Theme Park)》의 공동 설계와 리드 프로그래밍이었습니다. 17세의 나이에 회사의 핵심 프로젝트를 이 끄는 수석 프로그래머가되었다는 자체가 이례적이었습니다. 개발 기간은 약 1년 반이었습니다.
몰리뉴가 전체적인 비전과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면, 데미스는 그것을 코 드로 구현하는 엔진의 핵심을 담당했습니다. 몰리뉴는 훗날 이 게임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경영 시뮬레이션이라 는 장르 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전에 만든 경영 게임 《앙트러프리너(The Entrepreneur)》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 임을 만들고 싶었다고요. 그는 플레이어가 꿈속의 놀이공원을 직접 건설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데미스에게 이 비전은 완벽한 도전이었습니다. 빈 땅 위에 놀 이기구를 배치하고, 매점을 열고, 도 로를 깔고, 입장료를 정하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맞물려야 했기 때문입 니다. 1994년 출시된 《테마파크》는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500만 장 이 상이 팔렸습니다.
일본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이 출시 몇 주 만에 8만 5천 장이 소진 될 정도였고, 유럽에서는 베스트셀러 목록의 상단을 차지했습니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Golden Joystick Award)를 수상했고, PC 게이머(PC Gamer) 지는 1994년 6월의 '이달의 게임' 으로 선정하며 그 중독성을 《심시티 2000》에 비
견했습니다. 에지(Edge)지의 리뷰어는 게 임의 복잡성을 인정하면서도 디테일과 몰입 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 게임의 진정한 가치는 '장르의 창조'였습니다.
《테마파크》 이전의 게임들은 대부분 적을 물리치거나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는 선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테마파크》는 플레이어에게 빈 공간과 도구를 주고, 무엇을 만 들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맡겼습니다. 이 '샌드박스(Sandbox)' 접근법은 훗날 《롤러코스터 타이쿤》, 《테마 호스피 탈》, 《심즈》 같 은 시뮬레이션 게임들의 조상이되었습니다.
실제로 《테마파크》 의 코드 상당 부분은 후속 작 《테마 호스피탈》에 재활용되었고, 이 게임의 애니메이 션 편집기는 마크 웹리(Mark Webley)에 의해 '복합 엔진(The Complex Engine)'으로 발전했습니다. 데미스는 이 게임을 설계하며 경제 모델의 내부 논리에 집요하게 매달렸습니다. 감자튀김의 소금 함량을 높이면 방문객이 목이 말라 음료를 더 구매하지만, 동시에 구역질 수치가 올라 공원 바닥이 더러워집니다. 청소부를 고용하지 않으면 만족도가 떨어지고, 결 국 공원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이 인과관계의 사슬은 당시 게이 머들에게 충격적일 만큼 정교했습니다.
몰리뉴 자신도 프로그래밍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방문객의 행동이었다고 인정 했습니 그 어려운 부분을 실제로 코드로 풀어낸 사람이 바로 17세의 데미스였습니다. 상업적 성공은 데미스에게 기술과 시장의 관계를 가르쳤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알 고리즘 이라도 사람들이 즐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 그리고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 기술 은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그는 이 경험에서 체득했습니다.
동시에 그 는 화려한 판매 수치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공원 안을 돌아다니는 수천 명의 가상 인간들이 보여주 는 행동 패턴, 그 패턴 속에 숨은 지능의 원형에 그의 시선은 머 물러 있었습니다. 사용자에 반응하는 시뮬레이션 세계 《테마파크》를 전설로 만든 핵심 요소는 화 려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공원 안을 걸어 다니는 관람객들의 '두뇌'였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는 리드 프로그래머로서, 당시 하드웨어의 한계 안에서 수천 명의 관람객 이 각자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각각의 NPC(Non-Player Character)에는 배고픔, 갈증, 피로, 행복, 구역질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 욕구 수치가 실시간으로 계산되는 내부 상태가 부여되었습니다. 이 설계의 핵심은 '상향식(Bottom-up) 접근'이었습니다.
개발자가 모든 행동을 일일이 지시하는 대신, 캐릭터에게 기본적인 욕구와 반응 규 칙만 심 어두고, 나머지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도록 한 것입니다. 배가 고픈 관람객은 가장 가까운 음식점을 찾아갑니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면 화를 내며 공원을 떠납니다. 놀이기구 줄이 너무 길면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분수대 근처를 지나 가면 기분이 좋아지고, 쓰레기가 쌓인 구역을 걸으면 불쾌감 이 올라갑니다. 이 개별적인 결정들이 수천 명 분량으로 축적되면, 놀이공원 전체의 운영 상태라는 거시적 현상이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개체의 미시적 규칙에서 전체의 거시적 질서 가 솟아오르 는 이 현상을 과학에서는 '창발(Emergence)'이라 부릅니다. 데미스는 이 과정에서 지능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직관을 얻었습니다.
관람객이 줄을 볼 때 기다릴지 포기할지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짜면서, 그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익을 극 대화하려는 인간의 의사결정을 수식으로 옮기고 있었습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가장 큰 보상을 얻는가?"라는 이 질문은, 훗날 딥마인드에서 핵심 연구 방법 론이 되는 '강화학습 (Reinforcement Learning)'의 가장 근본적인 물음과 정확히 겹칩 니다. 17세의 데미스는 그 용 어를 알지 못했지만, 이미 그 원리를 가상 세계 안에서 실험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물론 이 AI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TV 트롭스(TV Tropes) 같은 게임 문화 사이트 에서는 《테마파크》 관람객의 '인공적 어리석음(Arti cial Stupidity)'을 유머 러스하게 기록하 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U자형 지형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가 멈춰 서거나, 청소부가 깨끗한 구역만 빙빙 돌며 더러운 구역은 방치하는 현상들이 빈번했습니다. 순찰 경로를 지정하지 않으면 청소부가 대기열 줄 안쪽처럼 쓰레기가 나올 수
없는 곳을 순찰하 기도했습니다. 데미스에게 이런 한계는 실패가 아니라 교훈이었습니다. 그는 이 가상 생명체들이 영리해 보이는 순간과 어처구니없이 멍청해지는 순간의 경계선을 관찰하며, 규칙 기반 AI의 근본적 제약을 체감했습니다.
"진정한 지능이라면, 내가 가르쳐주지 않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 다." 이 생각이 이때부터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테마파크》의 관람객 들은 결국 개 발자가 정해놓은 규칙의 범위 안에서만 '영리한 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규칙 바깥의 새로운 상황이 주어지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데미스는 이 한계를 넘 으려면 게임 코드를 넘어서 인간의 뇌라는 원본 하드웨어를 연구해야 한다는 확신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훗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뒤, 다시 UCL로 돌아가 인 지신경과학 박사 과정에 진학하게 되는 여정의 씨앗은 바로 이 놀 이공원의 가상 인간들 사 이에서 뿌려진 것입니다.
《테마파크》의 NPC는 허사비스에게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스스로 학습하는 지 능이라는 다음 목표'를 동시에 보여준 거울이었습니다. 갭 이어 수입으로 대학 학비를 마련하다 데미스 허사비스의 갭 이어는 지적 성장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테마파크》는 전 세계에서 1,500만 장 이상이 팔린 초대형 히트작이었 고, 17세의 리드 프로그래머 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보수가 돌아왔습니다. 로열티와 보너스를 합산한 수입은, 또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였습니다. 그는 이 돈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의 학비 전액을 직접 지불했습니다.
돈이 생기자 데미스가 한 일 중 하나는 당시 소년들의 로망이었던 스포츠카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포르쉐(Porsche)를 한 대 장만했습니다. 그는 갭 이어를 마치고 이 차를 몰고 케임브리지 대학의 신입생 환영 주간(Fresher's Week)에 나타났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부모 의 차를 타거나 기차를 이용해 캠퍼스에 도착할 때, 데미스는 자 신이 창조한 가상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산 차를 직접 운전해 왔습니다. 이 장 면은 허사비스의 전기에서 빠 지지 않고 등장하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화려해 보이는 이 에피소드 이면에는 냉정한 자기 인식이 깔려 있었습니다.
그는 자 신의 지능이 시장에서 구체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본이라는 사실을 이미 확인
한 상태였습니다. 체스 신동이라는 타이틀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테마파 크》의 성공은 그 관 심을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는 포르쉐를 산 뒤에도 남은 돈을 허투루 쓰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연구와 창업을 위한 자금으로 비축해 두었고, 이 습관은 훗날 엘릭서 스튜디오(Elixir Studios) 창업 과 딥마인드 설립 과정에서 외부 자본 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습니다. 갭 이어가 끝났을 때,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미 여러 겹의 경험을 쌓은 사람이었습니다. 세 계적 히트작의 수석 프로그래머, 수백만 파운드 가치의 프로젝트에 기여한 사 업 참여자, 자기 힘으로 대학 학비를 마련한 자립적인 성인. 그는 포르쉐의 시동을 끄 고 퀸스 칼리지 (Queens' College)의 오래된 도서관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이제 그 의 손에는 게임 컨트롤 러 대신, 알고리즘과 이산수학, 그리고 인공지능의 미래를 담 은 전공 서적들이 들려 있었습니다. 가상 세계를 만들어본 소년은, 이제 그 세계 속 지능의 비밀을 풀기 위한 학문의 세 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테마파크(Theme Park) 게임 화면,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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