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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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AI서재

한 권을 고르고, 목차에서 차례대로 읽을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Codex 구체적 활용사례 37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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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x 구체적 활용사례 37

김경진 변호사

아침 브리핑부터 에이전트 군단까지, 실제 업무 자동화 37장

이 글은 Codex와 AI 에이전트로 개인 업무, 데이터 처리, 마케팅, 영업, 문서, 개발, 브라우저 제어를 실제 업무에 연결하는 37개 사례를 묶은 안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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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베이징: 두 거인의 위험한 춤 표지

16편 공개

2026 베이징: 두 거인의 위험한 춤

김경진 변호사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그 안에서 벌어진 일들. 목차와 서론, 13장, 맺음말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을 호르무즈, 희토류, 대만, 보잉, 대두, AI 칩이라는 장면으로 따라갑니다. 서론, 13장, 맺음말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계산서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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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맡기고 자리를 뜨다 표지

27편 공개

AI에게 맡기고 자리를 뜨다

김경진 변호사

욜로 모드 완전 입문. 목차와 26장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의 욜로 모드를 처음 켜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입니다. 터미널, 안전장치, 도커 샌드박스, 되돌리기 순서를 26개 장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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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 표지

43편 공개

인공지능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

김경진

목차, 서문, 40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인공지능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입니다. AI 전투기, 인공지능 공군, 무인전투기, CCA, MUM-T, 6세대 전투기을 주제로 목차, 서문, 40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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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I, 법정에 서다 표지

26편 공개

인공지능 AI, 법정에 서다

김경진 변호사

목차, 서문, 21장, 부록 3편

김경진 변호사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인공지능 AI, 법정에 서다』입니다. 인공지능과 법, AI 책임, 알고리즘 판단, 사법제도와 기술 변화을 주제로 목차, 서문, 21장, 부록 3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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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 표지

24편 공개

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

김경진

목차, 서문, 17장, 부록 4편,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입니다. 조지아 역사, 문화, 기행, 코카서스 여행을 주제로 목차, 서문, 17장, 부록 4편,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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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표지

23편 공개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김경진

목차, 서문, 20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입니다.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 해상물류, 지정학, 세계 무역을 주제로 목차, 서문, 20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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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 표지

16편 공개

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

김경진 변호사

목차, 서문, 14장

김경진 변호사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입니다. 팔란티어, 전쟁, 감시,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안보을 주제로 목차, 서문, 14장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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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읽는 사람들 표지

21편 공개

뇌를 읽는 사람들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18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뇌를 읽는 사람들』입니다. 뉴럴링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 뇌과학, 인공지능을 주제로 목차, 프롤로그, 18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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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 변화와 대응 표지

16편 공개

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 변화와 대응

김경진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 변화와 대응』입니다. AI 사회구조 변화, 인공지능 정책, 노동, 경제, 사회 대응을 주제로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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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기도, 하나의 산 아르메니아를 읽다 표지

13편 공개

천 개의 기도, 하나의 산 아르메니아를 읽다

김경진

목차, 서문, 10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천 개의 기도, 하나의 산 아르메니아를 읽다』입니다. 아르메니아 역사, 문화, 종교, 산과 기도을 주제로 목차, 서문, 10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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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Cowork 및 에이전트 활용 매뉴얼 표지

11편 공개

Claude Cowork 및 에이전트 활용 매뉴얼

김경진

목차, 서문, 8장, 말미 글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Claude Cowork 및 에이전트 활용 매뉴얼』입니다. Claude Code, AI 에이전트, 코딩 자동화, 업무 자동화을 주제로 목차, 서문, 8장, 말미 글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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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 표지

12편 공개

AI가 인간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

김경진

목차, 서문, 10장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AI가 인간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 AI 윤리, 기술과 인간을 주제로 목차, 서문, 10장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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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선거 cover

14편 공개

인공지능 선거

김경진

목차, 저자 서문, 11장, 끝글

선거 메시지, 홍보물, 디지털 선거운동, 데이터 분석, 캠프 운영, 허위정보 방어, 법적 리스크와 프롬프트를 담은 온라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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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에 대한 7가지 오해 표지

10편

북극항로에 대한 7가지 오해

김경진

목차, 서문, 7장, 에필로그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북극항로를 둘러싼 속도, 정기선, 보험, 안전 규정, 상시 개방, 탄소 절감, 인프라에 관한 일곱 가지 오해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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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바나나 프로 실전 프롬프트북 cover

24편 공개

나노 바나나 프로 실전 프롬프트북

김경진

6부 22장, 수업용 프롬프트 부록

나노 바나나 프로의 이미지 생성, 편집, 텍스트 렌더링, 캐릭터 일관성, 업무 적용, 수익화 모델을 수업과 실무에서 바로 쓰도록 엮은 온라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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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423게송 표지

28편

법구경 423게송

김경진

목차, 엮은 말, 26품, 423게송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법구경 423게송을 26품으로 나누어 시집처럼 천천히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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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업무와 인공지능 표지

16편

법률업무와 인공지능

김경진

목차, 서문, 14부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법률 리서치, 서면 작성, 증거 분석, 계약 검토, NotebookLM과 생성형 AI 활용법을 변호사 실무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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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사람 표지

25편 공개

정치와 사람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22장, 에필로그

정치는 사람을 읽고, 신뢰를 얻고, 관계를 지키고, 위기의 계절을 견디는 일에서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은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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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야기 표지

39편 공개

한동훈 이야기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36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한동훈 이야기』입니다. 한동훈, 한국 정치, 법률가, 정치 인물, 공적 기록을 주제로 목차, 프롤로그, 36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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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을 넘어서 cover

총 39편 공개

유리 천장을 넘어서

김경진

목차, 프롤로그, 31장, 에필로그, 부록 5편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성장, 정치 입문, 세 번의 총재 도전, 총리 취임과 외교·안보·경제 노선을 추적한 정치 평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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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대한민국에 남긴 그간의 흔적 표지

13편 공개

한동훈이 대한민국에 남긴 그간의 흔적

김경진

목차와 12장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한동훈이 대한민국에 남긴 그간의 흔적』입니다. 한동훈, 한국 정치, 법무부, 검찰, 정치 기록을 주제로 목차와 12장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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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만 전기: 인공지능 혁명의 개척자 cover

22편 공개

샘 알트만 전기: 인공지능 혁명의 개척자

김경진, 김경란

목차, 프롤로그, 7부 20개 장

샘 알트만의 성장, 창업, Y 컴비네이터, OpenAI, ChatGPT, 해고와 복귀, AI 시대의 책임을 따라가는 온라인 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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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이야기 표지

16편 공개

젠슨황 이야기

김경진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김경진이 AI서재에 공개한 온라인 책 『젠슨황 이야기』입니다. 젠슨 황, NVIDIA, GPU, 인공지능 반도체, AI 산업을 주제로 목차, 서문, 13장, 에필로그 구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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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왈라에서 총리까지 cover

총 13편 공개

짜이왈라에서 총리까지

김경진

목차, 서문, 10장, 에필로그

바드나가르의 짜이왈라 소년 나렌드라 모디가 RSS 조직가, 구자라트 주총리, 인도 총리 3연임 지도자로 성장한 궤적을 따라 현대 인도의 정치·경제·외교와 한국-인도 관계를 읽는 정치 평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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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경진입니다 표지

10편

안녕하세요. 김경진입니다

김경진

목차, 들어가는 글, 추천사, 6장, 닫는글

김경진 AI서재 온라인 도서. 성장 과정, 과학기술 의정활동, 의원외교, 입법 투쟁, 동대문 비전, 대한민국 인구절벽 해법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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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다운로드 책

다국어로 읽는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한국어 원문과 외국어 번역을 함께 실은 유학생용 교재입니다. 각 책 소개 페이지에서 PDF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러시아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러시아어-한국어판

김경진

러시아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러시아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러시아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AI의 역사, 생성형 AI 사용법,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 사례를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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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몽골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몽골어-한국어판

김경진

몽골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몽골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몽골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AI의 기본 개념, 생성형 AI 사용법, 이미지·영상·문서 작업 사례를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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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우즈베크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우즈베크어-한국어판

김경진

우즈베크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즈베크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우즈베크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수업, 과제, 논문, 취업 준비에서 AI를 쓰는 방법을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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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카자흐어-한국어판 표지 PDF 다운로드 가능

372쪽 PDF 공개

대학생 교양 인공지능: 카자흐어-한국어판

김경진

카자흐어 번역 병기. 한국 유학생용 AI 교양 교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카자흐어권 유학생을 위한 AI 교양 교재입니다. 한국어 원문과 카자흐어 번역을 함께 배치해 AI 도구 비교, 학과별 사용 사례, 저작권과 규제 쟁점을 PDF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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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16장 도전과 균열

작성자
김경진 변호사
작성일
2026-05-04 22:03
조회
243

16장 도전과 균열

조지아는 와인과 설산, 그리고 5,000년 문명의 영광을 간직한 땅입니다. 관광객들은 트빌 리시의 유황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카헤티의 크베브리 와인에 취하며, 코카서스의 장엄한 풍경 앞에서 감탄합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풍경 뒤편에는 조지아 사회가 직면한 깊은 균열이 숨어 있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고, 종교와 인권 사이에서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며, 과거의 유령이 여전히 현재를 배회합니다. 이 장에서는 조지아 사회의 속살을 들여다봅니다. 통계 너머의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와 고민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가. 청년 실업과 인구 유출 위기

(1) 성장하지만 고용은 늘지 않는 역설

조지아의 경제 성장률은 나쁘지 않습니다. 2023년과 2024년, 국내총생산(GDP)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관광객이 몰려들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도시 곳곳에 새 건물이 올라 갑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청년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라고 부릅니다.

2024년 기준 조지아의 전체 실업률은 13.9%입니다. 이 숫자만 보면 전년보다 나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 중 교육도 받지 않고, 직업 훈련도 받지 않으며,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율이 24.1%에 달합니다. 이들을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라고 부릅니다. 유럽연합 평균이 11%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은 냉혹합니다. 조지아 청년 네 명 중 한 명은 미래를 준비할 기회조 차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전공과 무관한 저임금 서비스업에 종사하거나, 아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상황이 1년, 2년 계속 되면 사람은 희망을 잃습니다. 희망을 잃은 사람은 떠납니다.

(2) 기술과 교육의 어긋남

왜 경제가 성장하는데 일자리는 늘지 않을까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뿌리 깊은 문제는 '스킬 미스매치(Skills Mismatch)', 즉 기술 불일치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능력과 구직자가 가진 능력이 맞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트빌리시의 IT 기업은 프로그래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릅니다. 바투미의 호텔은 외국어에 능숙한 서비스 인력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여전히 수십 년 전 교

과서로 이론 수업을 합니다. 산업계와 교육기관 사이에 대화가 없습니다. 기업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불평하고, 졸업생은 "일자리가 없다"고 한탄합니다. 둘 다 맞는 말이고, 둘다 문제의 본질을 비껴갑니다.

조지아 정부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직업교육(VET)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민간 기업들은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꺼립니다. 훈련 시설은 낡았고, 교육 커리큘럼은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정책은 종이 위에 있고, 청년들은 거리에 있습니다.

(3) 떠나는 사람들, 비어가는 마을

일자리가 없으면 사람은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먼저 시골에서 도시로 갑니다. 조지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수도 트빌리시에 몰려 있습니다. 지방 도시들은 쇠퇴하고 있고, 산악 지역의 마을들은 텅 비어갑니다. 스바네티나 투셰티 같은 산간 지역을 여행하면 아름다운 풍경 속에 버려진 집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집에서 자라던 젊은이들은 도시로, 혹은 국경 밖으로 떠났습니다.

도시에서도 기회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더 멀리 떠납니다. 조지아 통계청(Geostat)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출국자 수는 245,064명으로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증가했습니다. 순유출, 즉

떠난 사람에서 돌아온 사람을 뺀 숫자는 71,584명입니다. 이 중 생산 가능 연령인 15세에서 64세 인구가 62.2%를 차지합니다.

더 충격적인 통계가 있습니다. 0세에서 19세 사이의 순유출이 63,567명에 달합니다. 이것은 청년 개인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자녀를 둔 가족 전체가 조지아를 떠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래 세대가 통째로 이탈하고 있습니다.

(4) 유럽을 향한 비상구

왜 떠날까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돈입니다. 조지아의 평균 월급은 800유로에서 900유로 사이입니다. 한화로 약 120만 원 내외입니다. 독일이나 영국에서 일하면 세 배, 네 배를벌 수 있습니다. 같은 노동을 해도 보상이 다릅니다.

트빌리시 국립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스물여섯 살 청년 다비트는 2024년 독일로 떠났습니다. 그가 남긴 말은 이렇습니다.

"조지아에서는 월급으로 월세를 내면 남는 게 없어요. 부모님 집에서 살면서 돈을 모아야하는데, 모을 돈도 없어요. 독일에서 3년만 일하면 트빌리시에 작은 아파트를 살 수 있어 요.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지가 없었어요."

다비트 같은 청년들에게 유럽연합(EU)은 단순한 정치적 이상이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비상구입니다. 조지아가 EU에 가입하면 비자 없이 유럽 어디서든 일할 수 있습니다. 학위가 인정됩니다. 기회의 문이 열립니다. 그래서 EU 가입 문제가 정치적 논쟁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의 절박한 요구가 되는 것입니다.

(5) 송금 경제의 양면

해외로 떠난 조지아인들이 고향에 보내는 돈, 즉 해외 송금(Remittances)은 조지아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입니다. 100만 명이 넘는 조지아인들이 해외에서 일하며 가족에게 돈을 보냅니다. 이 돈으로 노부모가 생활하고, 동생이 학비를 내고, 가족이 집을 고칩니다.

그러나 송금 경제에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부모가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떠나면 자녀는 조부모 손에서 자랍니다. 가족 구조가 해체됩니다. 송금에 의존하는 가족들은 스스로 경제적 자립 의지를 잃기도 합니다. "외국에서 돈이 오니까"라는 생각이 창업이나 취업 의지를 꺾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고학력, 고숙련 인력이 빠져나가면 국내 산업의 혁신 역량이 떨어집니다. 세금을 낼 사람이 줄어들면 정부 재정이 약해집니다. 생산 연령 인구가 감소하면 연금과 복지 시스템에 부담이 커집니다. 젊은 사람이 떠나고 노인이 남는 사회는 활력을 잃습니다.

(6) 정치적 불안이 떠밀어내는 청년들

경제적 이유만이 아닙니다. 2024년 이후 조지아의 정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청년들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집권당 '조지아의 꿈'이 '외국 대리인법'을 통과시키 고, EU 가입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하자, 유럽적 미래를 꿈꾸던 젊은 세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정부가 유럽의 문을 닫아버렸어요. 그럼 우리가 직접 그 문을 열 수밖에 없죠. 비자를 받아서, 장학금을 받아서, 어떻게든 유럽으로 갈 거예요."

스물두 살 대학생 마리암의 말입니다. 그녀는 독일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독일 대학원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돌아올 생각은 없습니다.

이런 청년들이 늘어날수록 조지아는 미래를 잃습니다. 인구학자들은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조지아의 인구가 2050년에는 3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작은 나라가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7) 한국과의 비교: 익숙한 문제, 다른 맥락

한국 독자들은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청년 실업, 수도권 집중, 지방 소멸, 저출산. 한국이 겪고 있는 문제들과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다만 맥락이 다릅니다.

한국의 청년들은 대기업과 공무원 시험에 몰립니다. 조지아의 청년들은 국경을 넘습니다. 한국의 지방은 서울로 인구를 빼앗깁니다. 조지아의 지방은 트빌리시로, 그리고 트빌리시는 유럽으로 인구를 빼앗깁니다. 한국은 분단국가이지만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입니다. 조지아는 영토의 20%를 러시아에 점령당한 채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작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은 같습니다. 청년이 희망을 품지 못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요? 조지아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지, 한국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 LGBTQ+ 권리와 종교 보수주의의 충돌

(1) 두 개의 깃발이 마주치는 거리

트빌리시 중심가 루스타벨리 대로는 조지아 역사의 현장입니다. 1989년 소련 탱크가 시민 들을 깔아뭉갰던 곳이고, 2003년 장미혁명이 시작된 곳이며, 2024년 '외국 대리인법' 반대 시위가 벌어진 곳입니다. 이 거리에서 때때로 두 개의 깃발이 마주칩니다.

한쪽에서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입니다. 성소수자(LGBTQ+) 권리를 요구하는 젊은 활동가 들이 "사랑은 사랑이다", "차별을 멈춰라"고 외칩니다. 맞은편에서는 십자가와 성상(聖像) 을 든 사람들이 "전통을 지켜라", "가족을 보호하라"고 맞서 외칩니다. 경찰이 두 집단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세웁니다.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이 장면은 현대 조지아 사회의 가장 날카로운 균열을 보여줍니다. LGBTQ+ 권리 문제는 단순한 인권 의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조지아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갈등입니다.

(2) 법은 바뀌었다: 2024년 '가족 가치' 입법

2024년 9월, 조지아 의회는 '가족 가치와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법률' 패키지를 통과시켰습니다. 찬성 84표, 반대 0표. 야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 법이 담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성 커플의 아동 입양이 금지됩니다. 성별 정정, 즉 법적 성별을 바꾸는 것이 금지됩니다. 교육 현장과 미디어에서 LGBTQ+ 관련 정보를 배포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프라이드(Pride) 행사, 즉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이 사실상 불법화됩니다.

집권당 '조지아의 꿈'은 이 법안이 "유사 자유주의 이데올로기(pseudo-liberal ideology)"로부터 조지아의 전통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비리나 이바니슈빌리 총재는 "서방이 LGBTQ+ 선전을 EU 가입 조건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관료 들은 "조지아의 정체성과 정교회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의 법률 자문기관인 베니스 위원회(Venice Commission)는 이 법이 유럽 및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EU는 이 입법이 가입 협상에 심각한 장애물이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지아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무시하고 법안을 강행했습니다.

(3) 정교회의 그림자

조지아에서 LGBTQ+ 문제를 이해하려면 조지아 정교회(Georgian Orthodox Church)의 위상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나라입니다. 4세기 초, 성녀 니노(Saint Nino)가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이래 1,700년 동안 정교회는 조지아인의 정체성과 분리될 수 없었습니다. 몽골의 침략, 페르시아의 지배, 소련의 종교 탄압 속에서도 정교 회는 조지아 민족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조지아 국민의 80% 이상이 정교회 신자입니다. 여론조사에서 조지아 정교회는 대통령, 의회, 군대보다 훨씬 높은 신뢰를 받습니다. 총대주교 일리아 2세(Patriarch Ilia II) 는 "조지아의 아버지"로 불리며 절대적인 존경을 받습니다.

문제는 정교회가 사회적·정치적 문제에도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한다는 점입니다. 교회는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합니다. 성소수자 권리 확대를 "서구의 문화적 침공"으로 간주합니다. 교회의 입장은 정치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교회의 지지, 혹은 최소한 교회의 반대를 피해야 합니다.

(4) 폭력의 기억: 트빌리시 프라이드

2021년 7월 5일, 트빌리시에서는 프라이드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단 체들이 평화로운 행진을 준비했습니다.

그날 아침, 검은 옷을 입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부는 성직자 복을 입었고, 일부는 극우 민족주의 단체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우리 자녀를 보호 하라", "LGBT를 막아라"고 외치며 프라이드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폭력이 터졌습니다. 무지개 깃발을 든 사람들이 폭행당했습니다. 취재하던 기자 50여 명 이 공격받았습니다. 한 카메라맨은 심하게 구타당해 며칠 뒤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충분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프라이드 행사는 취소되었습니다.

2023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행사가 계획될 때마다 폭력 위협이 뒤따랐고, 주최 측은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해야 했습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조지아 정부가 성소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미진했습니다. 고위 공직자들이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해도 제재가 없었습니다.

(5) 두 세계 사이에 선 청년들

조지아 사회는 세대에 따라 이 문제를 다르게 봅니다.

노년층과 농촌 지역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강합니다. 84%의 국민이 동성 관계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성소수자 권리는 낯선 개념이고, "서양에서 들어온 타락"으로 여겨집니다.

반면 도시의 젊은 세대 중 일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와 연결된 이들은 다양성과 인권을 중시합니다. 트빌리시의 대학가 주변에는 성소수자 친화적인 카페와 클럽이 있습니다. 테크노 클럽 바시아니(Bassiani)는 그 상징입니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성별,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음악과 춤을 즐깁니다.

그러나 이런 공간은 트빌리시의 일부에 국한됩니다. 지방으로 나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농촌 마을에서 동성애자임이 알려지면 가족에게 버림받고, 마을에서 쫓겨날 수 있습니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결혼 압박을 받아 이성과 결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6) 정치적 도구가 된 인권

안타까운 현실은 성소수자 문제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점입니다.

집권당 '조지아의 꿈'은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반(反) LGBTQ+ 레토릭을 적극 활용합니다. "우리는 조지아의 전통을 지킨다", "서방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선거에서 표를 얻습니다. EU 가입 조건과 성소수자 권리를 연결시켜, 친서방 시민사회를 '외국의 대리인'이자 '전통의 파괴자'로 낙인찍습니다.

야당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성소수자 권리 옹호에 소극적입니다. "표를 잃을 수 있다"는 계산이 원칙보다 앞섭니 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실제로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성소수자 시민들입니다. 이들의 삶은 정치 게임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7) 유럽의 문턱에서

LGBTQ+ 권리 문제는 조지아의 유럽 통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EU는 가입 조건으로 인권, 민주주의, 법치를 요구합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도 그일부입니다. 2024년 반(反) LGBTQ+ 입법은 EU의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유럽위원 회는 이 법안이 가입 협상에 심각한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지아 정부는 "내정 문제"라고 맞섭니다. 그러나 EU는 내정이라는 이유로 인권 문제를 면제해주지 않습니다. 폴란드와 헝가리가 비슷한 입법을 추진했을 때 EU는 강력히 비판하고 제재를 가했습니다.

조지아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유럽의 일원이 되려면 유럽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차별을 정당화하면 유럽의 문은 닫힙니다. 문제는 그 선택이 정부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8) 한국과의 비교

한국에서도 성소수자 인권은 뜨거운 논쟁거리입니다. 매년 서울과 여러 도시에서 퀴어 퍼레이드가 열리고, 반대 집회도 함께 벌어집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독교 보수 세력은 강력히 반대하고, 인권 단체는 제정을 촉구합니다.

조지아와의 공통점은 종교와 전통이 이 논쟁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차이점은 한국에서는 폭력 사태가 상대적으로 적고, 법적 제재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차별을 경험하지만, 조지아처럼 의회가 명시적인 억압 법안을 통과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양국 모두에서 이 문제는 세대 갈등, 종교와 세속의 갈등, 그리고 사회 변화의 속도에 대한 갈등을 반영합니다. 어떤 사회가 되기를 원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다. 스탈린, 고리 출신 독재자에 대한 복잡한 시선

(1) 고리, 독재자의 고향

트빌리시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고리(Gori)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인구약 5만 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 때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당했던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기도 합니다.

고리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20세기 역사의 거인, 혹은 괴물이라고 불리는 한인물입니다.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주가슈빌리(Ioseb Besarionis dze Jughashvili). 세계 사에서는 '스탈린(Stalin)'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사람입니다.

고리 중심부에는 스탈린 박물관이 있습니다. 1957년에 세워진 이 박물관에는 스탈린의 생가, 유품, 사진,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전용 열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매년 수 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습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스탈린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머그컵, 와인 라벨이 팔립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어리둥절합니다. 수천만 명을 죽인 독재자의 얼굴이 상품으로 팔리고, 생가가 마치 성지처럼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절로 나옵니다.

(2) 영웅인가, 학살자인가

조지아인들에게 스탈린은 복잡한 감정의 대상입니다.

한쪽에서 스탈린은 자부심입니다.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 초강대국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을 무너뜨렸습니다. 작은 나라 조지아 출신이 세계를 호령했다는 사실은 일부 조지아인들에게 민족적 긍지를 불러일으킵니 다.

2023년 코카서스 연구자원센터(CRRC)와 징크 네트워크(Zinc Network)의 공동 조사에서 응답자의 37%가 "모든 조지아 애국자는 스탈린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는 문항에 동의했습니다.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스탈린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고리 지역 노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런 인식이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스탈린은 조지아의 아들이야. 그가 나쁜 일도 했지만, 위대한 일도 했어. 전쟁에서 이겼잖 아. 소련을 강대국으로 만들었잖아."

여든둘의 바추키(Vachuki) 할아버지는 박물관 앞 벤치에 앉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에게 스탈린 시대는 소련이 강했고, 일자리가 있었고, 질서가 있던 시절로 기억됩니다.

(3) 피의 기억

다른 쪽에서 스탈린은 악몽입니다.

스탈린의 통치 기간, 수백만 명이 죽거나 굴라그(강제 노동 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대숙 청(Great Purge) 기간인 1936년에서 1938년 사이에는 공포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조지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조지아의 지식인, 예술가, 민족주의자들이 "인민의 적"이라는 딱지가 붙어 처형되거나 시베리아로 끌려갔습니다.

스탈린은 같은 조지아인들을 탄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의심을 피하기 위해 더 가혹하게 대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1920년대 조지아 민주공화국이 소련에 강제 편입될 때, 스탈린은 적극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조지아의 독립을 짓밟은 장본인이 다름 아닌 조지아인이었습니다.

젊은 세대와 지식인들에게 스탈린은 이 역사의 상징입니다. 서른한 살의 역사학자 니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탈린을 자랑스러워한다고요? 그가 우리 조상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는 거예요. 우리 증조할아버지는 시베리아에서 돌아오지 못했어요. 스탈린 박물관을 보면 구역질이 나요."

(4) 동상을 둘러싼 전쟁

기억의 전쟁은 동상을 둘러싸고 물리적으로 표출됩니다.

소련 시절, 조지아 곳곳에 스탈린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소련 붕괴 후 대부분 철거되었지 만, 고리의 중앙 광장에는 거대한 스탈린 동상이 남아 있었습니다. 2010년, 사카슈빌리 정부는 이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탈소비에트화의 상징적 조치였습니다. 철거는 한밤중에 비밀리에 이루어졌고, 고리 시민들은 아침에 텅 빈 좌대를 발견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일부는 환영했고, 일부는 분노했습니다. "외부에서 우리 역사를 함부로 건드린다"는 반발도 있었습니다.

2012년 정권 교체 후, 일부 시골 마을에서 스탈린 동상이 다시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친러 성향의 정서가 고개를 든 것입니다. 2024년 1월에는 폴란드 대사가 고리 스탈린 박물관 폐쇄를 촉구했다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외국이 우리 역사에 간섭한다"는 반발과 "독재자를 미화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비판이 충돌했습니다.

(5) 디지털 세대의 스탈린

기억의 전쟁은 박물관에만 있지 않습니다. 소셜 미디어에도 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연구소(DFRLab)의 분석에 따르면, 조지아의 틱톡(TikTok)에서 스탈린을 신화화하는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스탈린을 종교적이고 교양 있는 강력한 지도자로 묘사하는 영상들이 젊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됩니다.

왜 21세기 청년들이 20세기 독재자에게 끌릴까요? 분석가들은 몇 가지 요인을 지적합니다.

첫째, 현재의 불안입니다. 경제가 불안정하고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 사람들은 "강한 지도 자"에 대한 향수를 느낍니다. "스탈린 시절에는 질서가 있었다"는 환상이 작동합니다.

둘째, 역사 교육의 부재입니다. 조지아 학교에서 스탈린 시대의 범죄가 충분히 교육되지 않습니다.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대숙청이나 굴라그에 대해 잘 모릅니다.

셋째, 러시아의 영향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스탈린에 대한 긍정적 서사를 장려합니다. 제2 차 세계대전 승리를 강조하고, 스탈린을 "승리의 총사령관"으로 부각합니다. 이런 서사가 조지아에도 침투합니다.

(6) 박물관의 딜레마

고리 스탈린 박물관은 조지아의 역사적 딜레마를 응축해서 보여줍니다.

박물관은 소련 시절 방식 그대로 스탈린의 업적을 나열합니다. 그의 공적은 강조되고, 범죄는 축소되거나 생략됩니다. 희생자를 기리는 전시는 미미합니다. 비평가들은 이것이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합니다.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 직후, 당시 문화부 장관은 이 박물관을 "러시아 침략 박물관"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스탈린의 범죄를 폭로하고, 러시아의 위협을 경고하는 공간 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입구에 스탈린의 범죄를 알리는 배너가 설치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흐지부지되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 관광 수입에 대한 우려, 정권 교체 등이 겹쳤습니다. 2017년에는 배너마저 철거되었습니다. 박물관은 여전히 애매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7)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스탈린 문제는 단순히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지아가 어떤 나라가 되고자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스탈린을 영웅으로 기억하면, 러시아와의 공유된 과거, 소련의 유산, 강한 국가에 대한 향수와 연결됩니다. 스탈린을 범죄자로 기억하면, 러시아와의 단절, 독립의 가치, 민주주의와 인권의 중요성과 연결됩니다.

현재 조지아 사회는 두 방향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습니다. 집권당은 명시적으로 스탈린을 옹호하지 않지만, 박물관 폐쇄나 전면적인 역사 교육 개혁에도 나서지 않습니다. 스탈린은 유리관 속에 박제되어 있고, 그의 유령은 조지아 사회를 배회합니다.

(8) 한국과의 비교

한국도 역사의 유령과 씨름합니다. 친일파 청산 문제, 독재 시대의 기억, 분단 체제의 유산.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 것인가를 두고 한국 사회도 갈등합니다.

다만 한국에서 박정희, 이승만 같은 인물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해도, 공식적인 박물관에서 그들의 범죄를 미화하지는 않습니다. 역사 교과서에서 민주화 운동과 인권 침해가 다루 어집니다. 물론 충분한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적어도 공적 담론에서 독재의 범죄성은 인정됩니다.

조지아의 경우 스탈린에 대한 공식적 평가조차 모호한 상태입니다. 이것은 조지아 사회가 과거 청산에서 한국보다 더 어려운 위치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라. 교육 개혁 논란과 대학의 저항

(1) 높은 문해율, 낮은 취업률

조지아인들은 교육열이 높습니다. 문해율은 99% 이상입니다.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헌신합니다. 대학 진학률도 높습니다. 그러나 이 교육열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습니다. 일자리가 있어도 전공과 무관합니다. 경제학 전공자가 카페에서 일하고,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사람이 택시를 몹니다. "대학 졸업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냉소가 번집니다.

문제의 뿌리는 교육의 질과 방향입니다. 조지아의 교육 시스템은 소련 시절의 유산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암기 위주의 수업, 비판적 사고 훈련의 부족, 산업 현장과 동떨어진 커리큘럼. 세상은 변했는데 교육은 그대로입니다.

(2) 정치화된 교육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이 정치화되었다는 점입니다.

보고서들에 따르면, 조지아의 교육 시스템은 사회의 이익보다 집권당의 이익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학교장, 대학 총장, 유치원 원장 등의 임명에 정부가 개입합니다. 교육 기관의 자율성이 침해받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교사들이 집권당 표를 동원하는 도구로 이용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25년 12월, 조지아 의회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신속 절차로 통과시켰습니다. 표면적으 로는 "공립대학 등록금 전액 국가 지원"이라는 달콤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대학들이 반발한 것은 그 대가입니다.

새 법안에 따르면, 정부가 공립대학의 연간 정원과 학과별 쿼터를 설정합니다. 재정 지원의 대가로 자율성을 넘기라는 것입니다. 정부가 정원을 쥐면, 어느 학과를 키우고 어느 학과를 축소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비판적인 교수를 밀어내고, 순종적인 인물을 세울 수 있습니다.

(3) 대학생들의 분노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 트빌리시 국립대학교(TSU)와 조지아 공과대학교(GTU)를 중심 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강의실을 박차고 나와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104년 역사를 팔지 마라!"

1918년에 설립된 트빌리시 국립대학교의 역사를 언급하는 구호입니다. 학생들은 정부의 개혁이 대학의 자율성을 파괴하고, 비판적 지식인을 숙청하려는 시도라고 규탄했습니다.

시위는 루스타벨리 대로의 의회 앞까지 이어졌습니다. 외국 대리인법 반대 시위, 일명 "깃 발 혁명"의 장기 집회와 합류했습니다. 대학의 문제와 민주주의의 문제가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스물한 살 법학과 학생 기오르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부는 우리를 길들이려 해요. 비판하면 불이익을 주고, 순종하면 장학금을 줘요. 그런 식으로 대학을 죽이는 거예요. 대학이 권력의 시녀가 되면, 이 나라에 미래가 없어요."

(4) 볼로냐 프로세스와 유럽의 기준

조지아의 고등교육은 유럽 고등교육 공간(EHEA), 즉 볼로냐 프로세스(Bologna Process)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볼로냐 프로세스는 유럽 국가들의 대학 학위를 상호 인정하고, 학생과 교수의 이동을 촉진하는 협약입니다. 조지아 대학생들이 유럽에서 공부하고, 유럽 학생들이 조지아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그런데 새 교육 개혁이 국가 통제 강화로 읽히면, 이것은 유럽 경로와의 충돌을 의미합니다. 볼로냐 프로세스는 대학의 자율성을 핵심 원칙으로 삼습니다. 국가가 대학을 직접 통제하는 것은 이 원칙에 어긋납니다.

독일 동유럽학회(Deutsche Gesellschaft für Osteuropakunde)는 2026년 1월 공개서한을 통해, 조지아의 고등교육 개혁이 대학을 국가 통제 아래 두고 유럽 고등교육 체제와 분리시키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유럽의 파트너들이 조지아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5) Z세대, 저항의 세대

2024년 외국 대리인법 반대 시위를 이끈 것은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 층입니다. 이른바 Z세대입니다. 대학생들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과 함께 자랐습니다. 유럽 영화를 보고, 영어로 된 뉴스를 읽고, 에라스무스(Erasmus+) 프로그램으로 유럽 대학에 교환학생을 갑니다. 세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모 세대와 달리 소련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향수도 없습니다.

이들에게 유럽 통합은 추상적 이념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기회입니다. 유럽에서 공부하 고, 일하고, 살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정부가 EU 협상을 중단하고 친러 정책을 펴면, 이들의 미래가 막힙니다. 그래서 이들은 거리로 나옵니다.

대학은 이 세대의 집결지입니다. 캠퍼스에서 토론하고, 조직하고, 행동합니다. 정부가 대학을 통제하려 하면, 이것은 Z세대의 저항 기지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6) 언어학자의 증언

2024년 외국 대리인법 관련 헌법재판소 청문회에서, 언어학자 마리나 베리제(Marina Beridze)가 증언대에 섰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법은 소련 시대의 억압적 관행을 연상시킵니다. 당시 '인민의 적'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끝이었습니다. 지금 '외국의 대리인'이라는 딱지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비판하면 낙인찍히 고, 활동이 불가능해집니다."

마리나 베리제의 증언은 지식인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합니다. 학자들은 학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국제 학술 교류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합니다. 해외 학회 참석, 공동 연구, 논문 출판에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7) 국제화의 노력

어두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지아 대학들은 국제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합니다.

조지아의 의과대학들은 저렴한 학비와 영어 수업을 내세워 인도, 파키스탄, 중동에서 유학 생을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트빌리시 의과대학(TSMU)에는 수천 명의 외국인 학생이 공부합니다. 한국 학생들도 있습니다. 의대 유학 붐의 일환입니다.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통한 유럽 대학들과의 교류도 활발합니다. 조지아 학생들은 독일, 프랑스, 폴란드에서 한 학기를 보내고 옵니다. 유럽 학생들이 트빌리시에 와서 조지아 어를 배우기도 합니다.

젊은 교수들은 변화를 꿈꿉니다. 소련식 강의 방식을 버리고, 토론과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는 수업을 시도합니다. 온라인 자료를 활용하고, 영어 문헌을 교재로 씁니다. 작은 변화 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8) 한국과의 비교

한국의 대학도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등록금 문제, 취업률 저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구조조정. 정부와 대학 사이의 갈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대학은 제도적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정부가 대학 정원을 직접 통제하려 하면 거센 반발이 일어납니다. 대학 총장 선출에 정부가 개입하면 위법입니다. 학문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로 인정됩니다.

조지아의 경우, 대학 자율성이 제도적으로 취약하고, 정치 권력의 개입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직결됩니다. 대학이 권력의 비판자 역할을 할 수 없으면, 사회 전체의 자정 능력이 약해집니다.

조지아의 젊은이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지키기 위해 싸웁니다. 그들의 싸움은 단순히 교육 정책을 둘러싼 다툼이 아닙니다. 조지아의 미래, 민주주의의 미래를 건 싸움입니다.

맺음말

조지아 사회의 균열은 깊습니다. 청년들은 떠나고, 가치관은 충돌하며, 과거의 유령이 배회하고, 배움의 터전이 흔들립니다. 이 모든 문제의 밑바닥에는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조지아는 어떤 나라가 되고자 하는가?

유럽의 일원이 될 것인가, 러시아의 영향권에 머물 것인가. 전통을 고수할 것인가, 변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과거를 미화할 것인가, 직시할 것인가. 권력에 순응할 것인가, 자유를 지킬 것인가.

조지아인들은 매일 이 질문과 마주합니다. 거리에서, 대학에서, 교회에서, 가정에서. 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역사는 진행 중입니다.

김경진 변호사

변호사 · 전 국회의원 · AI 정책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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