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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34장 엘리베이터, 우산 그리고 의전
한동훈 이야기
PART 07 인간 한동훈 · 원문 07
34장 엘리베이터, 우산 그리고 의전
김경진
2022년 5월, 법무부 청사 앞.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첫 출근을 하던 날이었습니다. 장관의 차량이 도착하자 직원들이 도열해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은 차 문을 열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낯선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차 문을 열어주기 위해 기다리던 직원들 앞에서, 한동훈은 스스로 문을 열고 내렸습니다.
취임 직후, 그는 지시했습니다.
"앞으로 제 차 문을 열어주는 의전은 하지 마십시오."
이 한마디는 법무부 내부망에 공지되었습니다. "장관이 원치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져 있던 '의전'이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권위는 차 문을 누가 열어주느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는 일의 무게와 진정성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한동훈은 직원들에게 또 하나의 요청을 했습니다. "'장관님'이라는 호칭을 빼고 그냥 ' 장관'이라고 불러주십시오." 보고서 등 문건에서도 간부 호칭에 '님'자를 붙이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이 소식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유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권위를빼라"는 메시지로 읽혔습니다.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강한 법무부와 검찰 조직문화에 균열을 내는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38년간 유지되어 온 교정시설의 '깨알 갑질' 규정도 폐지되었습니다. 상급자가 요청하면 악수를 해야 한다는 조항, 상급자보다 먼저 퇴근하면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 이런것들이 사라졌습니다.
그의 '강강약약(强强弱弱)' 철학은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라 몸에 밴 습관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의 모습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장관이나 당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는 엘리베이터 안쪽으로 먼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문 앞에 서서 직원들이나 동료들에게 "먼저 타라"고 손짓하며 직접 '열림' 버튼을 누르고 서 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되었습니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직원들의 소속과 이름을 물어보고, 그것을 기억했다가 다음번에만났을 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세심함은 직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높은사람'이 아닌 '함께 일하는 사람'. 그것이 그가 보여주고 싶었던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2023년 6월의 어느 비 오는 아침. 국회 출근길에 포착된 한 장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되었습니다.
보통 고위 공직자가 출근할 때면 수행비서가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당연시됩니다. 그러나 그날 한동훈은 직접 우산을 들고 출근했습니다.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우산을 기울여 옆에 선 보좌진에게 씌워주는 모습이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나는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특권 의식을 내려놓고, "우리는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수평적 인식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국회 대정부 질문이나 상임위 회의장에서도 그의 배려는 빛났습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이 질의를 할 때면, 그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김 의원이 발언대까지 안전하게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하고, 답변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답변을 위해 나와 있습니다."
자신의 위치와 존재를 알리는 이 짧은 멘트.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깊이 헤아리는 공감 능력 없이는 나올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볼 수 없는 사람의 눈이 되어주려는 노력.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강강약약'의 실천이었습니다.
"강자에게는 더 엄정하고, 약자에게는 더 따뜻해야 한다." 그는 이 원칙을 말로만 떠들지 않았습니다. 검사 시절 재벌 회장과 국세청장 같은 '강자'들을 수사할 때는 타협 없는 ‘저승사자'였습니다.
한동훈은 그 어떤 거대 권력 앞에서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동료와 부하 직원,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 앞에서는 기꺼이 우산을 들어주고 버튼을 눌러주는 '이웃'이기를 자처했습니다.
2024년 국민의힘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그는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우리 보수의 실질은 강강약약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정치적 슬로건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삶 전체를 통해 보여준 행동의 요약이었습니다.
한동훈이 보여준 이러한 '탈권위'의 행보는, 꼰대 문화에 지친 젊은 세대와 수평적 소통을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의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권위는 지위에서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 그것이 엘리베이터 버튼과빗속의 우산이 전하는 메시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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