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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22장 연구소를 기업으로 운영하기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인공지능의 아버지
제8부 구글 딥마인드 CEO
22 연구소를 기업으로 운영하기
김경란, 김경진
사람의 발표에 집중되었습니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가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은 단순한 조직 개편 소 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인공지능(AI) 역 사상 가장 거대한 두 개의 지적 집단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우리는 구글 브레인(Google Brain)과 딥마인드(DeepMind)를 통합하여 '구글 딥 마인드 (Google DeepMind)'라는 새로운 조직을 출범합니다.” 이 통합은 '샷건 웨딩 (Shotgun Marriage, 어쩔 수 없이 하는 급한 결혼)'이라는 외부의 비평 과 '필연적 진 화'라는 내부의 설명 사이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오픈AI(OpenAI)가 챗 GPT(ChatGPT)로 세상을 뒤흔든 지 불과 5개월 만의 일이었습니다.
구글은 위기감을 느끼 고 있었고, 런던의 딥마인드와 캘리포니아의 구글 브레인은 오랫동안 서로를 존중하면서 도 경쟁하는 '라이벌 형제' 관계였습니다. 이 두 거인을 하나로 묶어 이끌 수 있는 리더는 단 한 명, 데미스 허사비스뿐이었습니다. 딥마인드와 구글 브레인의 합병 두 조직의 합병은 서로 다른 두 '문명'의 만남이었습니다.
2010년 런던에서 시작된 딥마인 드는 "지능을 푼다"는 단일하고 거대한 미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아폴로 프로젝 트' 같은 조직이었습니다. 반면, 구글 브 레인은 학문적 자유와 개방성을 중시하며, 연구자 들이 각자의 호기심을 따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학 연구실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허사비스에게 주어진 과제는 막중했습니다.
2,000명이 넘는 세계 최고의 천재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시켜야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을 "연구소의 순수성을 잃지 않으 면서 스타트 업의 속도를 되찾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합병 초기, 두 조직 간에는 미묘한 긴장이 흘 렀습니다.
딥마인드의 연구자들은 구글의 상업적 요구가 연구의 본 질을 해칠까 우려했고, 구글 브레인의 연구자들은 딥마인드의 중앙집권적 통제 방식 에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허사비스는 이 긴장을 '생산적 마찰'로 전환시켰습니다. 그는 연구원들에게 이렇게 설득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원은 세계 최고입니다.
구글의 컴퓨팅 파워 (TPU)와 여러분 의 두뇌가 합쳐지면, 우리는 그 어떤 조직보다 빠르게 AGI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미나이(Gemini) 프로젝트는 이 융합의 첫 번째 시험대였습니다. 딥마인 드의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노하우와 구글 브레인의 트랜스포머 (Transformer) 아키텍처 기술이 결합하여 탄생한 제미나이는, 두 조직이 하나가되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 는지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엔진 룸(Engine Room) 역할 과거 딥마인드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 산 하의 '기타 베팅(Other Bets)' 중 하나로 분류되기도했습니다. 즉, 돈을 벌어오는 조직 이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처였습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딥마인드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허사비스는 이제 딥마인드를 구글이라는 거대한 함선의 심장, 즉 '엔진 룸(Engine Room)'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리는 구글의 모든 제품에 지능을 공급합니다.” 이 변화는 연구소의 정체성에 깊 은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과거에는 논문을 쓰고 학술적 성과를 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면, 이제는 전 세계 수십 억 명이 사용하는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에 들어갈 실용적인 AI 모델을 만들 어야 한다 는 압박이 더해졌습니다. 제품(Product) 부서의 요구와 플랫폼(Platform) 의 안정성, 그리고 딥마인드 고유의 연구(Research) 목표 사이에서 충돌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허사비스는 이 충돌을 조정하기 위해 '이중 트랙'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미나 이와 같이 상용화에 직결되는 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 중시키면서 도, 다른 한편으로는 알파폴드(AlphaFold)와 같은 기초 과학 연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철 저히 보호했습니다. 그는 "상업적 성공이 기초 과학 연구를 위한 자금을 대고, 기초 과학의 발견이 다시 상업적 모델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선순환"을 강조하며 연구원들의 동요를 잠 재웠습니다.
순다르 피차이와의 관계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는 허사비스와 순다르 피차이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있습니다. 합 병 이후 허사비스는 런던과 캘리포니아를 오가며 피 차이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눕니다. 과 거에는 분기별로 성과를 보고하는 관계였다면, 이제는 전선의 최전방 지휘관과 사령관처 럼 실시간으로 전황을 논의하는 관계가되었습니다. 피차이는 허사비스에게 기술적 전권을 위임했습니다.
구글 내부에서도 파격적인 대 우였습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이 딥마인드를 인수할 때 약속했던 '연구의 자율성'은, 위기의 순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습니다. 허사비스는 피차이에게 단순한 기술적 조언을 넘어, AI가 나아가야 할 윤리적 방향 과 속도 에 대해서도 직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기술을 서둘러 내놓아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늦어서도 안됩니다." 이 모순적 인 명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사람은 안전(Safety)을 타협하지 않는 선에서 속 도(Speed)를 높 이는 묘수를 매일 밤 고민합니다.
피차이가 구글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정치와 경영을 방어 해 주는 방패라면, 허사비스는 그 안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을 깎 는 장인인 셈입니다. 허사비스가 이끄는 구글 딥마인드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술을 통제하고 발 전시키 는 거대한 실험실이자, 동시에 치열한 비즈니스의 전장입니다. 허사비스는 2,000명의 천재 들을 이끌고 이 불확실한 전장의 안개를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밤에 두 번째 근무" 런던의 밤이 깊어지고 도시의 소음이 잦아들 무렵, 데미스 허사비스의 '진짜' 하루가 시작됩니다. 낮 동안 그는 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린 경영자로서 회의를 주재하고, 결재 서류에 서명하며, 복잡한 조직 문제를 해결합니다. 하지만 가 족과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재운 뒤, 새벽 1시가 되면 그는 다시 '연구자'로 돌아옵니다. 새벽 3시의 "야간 교대(Second Shift)": 창의성의 시간대 허사비스는 자신의 이 루 틴을 "두 번째 근무(Second Shift)"라고 부릅니다. 보통 새벽 1시에 시작해 새벽 4시까 지 이어지는 이 시간은 그에게 있어 신성불가침의 영역입니다. 그는 포 춘(Fortune)지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새벽 1시쯤에야 비로소 살아납니다(I come alive at about 1 a.m.). 낮에는 창 의적이기 어렵습니다. 끊임없이 방해받으니까요.” 이 시간 동안 그는 이메일을 확인하 거나 업무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가장 어려운 난제들과 씨름합니다.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막혔던 부분을 뚫어내 거나, 단백질 구조 예측의 새로운 접근법을 구상하거나, 혹은 AGI의 정의에 대해 철학적으 로 사유하는 것이 이 시간의 주된 활동입니다. 고요함 속에서 오직 생각에만 몰두하는 이 습관은 4살 때 체스판 앞에서 수 시간씩 움직이 지 않고 생각하던 '신동'의 모습과 겹쳐집니다. 많은 CEO들이 '미라클 모닝'이라 불리는 새벽 기상을 실천하며 하루를 일찍 시작하 는 것 과 달리, 허사비스는 밤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여전히 현역 연구자로서 의 정체성을 강하게 붙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심야의 시간을 통해 낮 동안 흩어 졌던 생각의 조각 들을 맞추고, 경영의 소음 속에 파묻혔던 과학적 직관을 다시 날카 롭게 벼립니다. 그에게 잠은 6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아니, 충분하다고 믿으려 노력합니다. 새벽 4시에 잠들어 오전 10시쯤 일어나는 이 올빼미형 루틴은 지난 10년 넘게 딥마인드의 혁신을 지탱 해 온 숨은 동력이었습니다.
2,000편 이상의 연구 논문, h-index 83, 15만 회 이상 인용의 학술적 성과 이러한 '야간 교대'의 결과물은 놀라운 학술적 수치로 증명됩니다. 일반적으로 거대 기술 기업 의 CEO가 되면 연구 논문 집필에서는 손을 떼기 마련입니다. 경영과 연구, 두 마리 토 끼를 다 잡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허사비스는 예외입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데미스 허사비스의 이름이 올라간 연구 논문은 2,000편이 넘습니다(딥 마인드 전체 성과 포함, 개인 저자 참여 논문은 150편 내외). 그의 연구 영 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h-index는 83에 달하며, 그의 논문들은 전 세계 과학자들에 의해 15만 회 이상 인용되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들 사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수치입니다.
2021년 네이처 (Nature)에 발표된 알파폴드 논문은 과학 역사상 가장 많 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단순히 과학자들을 고용해서 관리하는 경영자가 아닙 니다. 그는 연구의 방향을 직접 설정하고, 핵심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논문의 문 장 하나하 나를 다듬는 '리드 저자(Lead Author)’입니다. 그의 학문적 배경은 컴퓨터 과학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의 컴 퓨터 과 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의 인지 신경과학 박사 학위, 그리고 MIT와 하버드 에서의 포스트닥터 연구 경험은 그가 AI를 단순한 코딩의 문제가 아니 라 '지능의 본질을 탐 구하는 과학'으로 접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기억과 상상력의 관계를 밝혀낸 신경과학 자이자, 강화학습의 새로운 지평을 연 컴퓨터 공학자입니다. 그의 h-index 83은 치열한 기업 경쟁 속에서도 그가 결코 놓지 않았던 '과학적 진 리 탐구'라 는 초심의 증거입니다.
경영자로서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매일 새벽 3시 책상 스 탠드 불빛 아래서 논문과 씨름하는 고독한 과학자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지능을 풀겠다"는 그의 미션은 구호가 아니라, 매일 밤 실천되는 지 난한 노동의 결과물입니다. 구글 런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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