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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11장 권력의 블랙박스: 내부 문화와 지배구조
PALANTIR 전쟁 감시 인공지능
제5부 논쟁과 규제: 감시 국가의 그림자
11장 권력의 블랙박스: 내부 문화와 지배구조
김경진 변호사
가. "우리 기술은 때때로 사람을 죽인다"
(1) 알렉스 카프 CEO의 발언과 사내 문화
2020년 5월 어느 오후, CNN 비즈니스의 카메라가 알렉스 카프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철학 박사 학위를 가진 이 CEO는 낡은 스웨터 차림으로 의자에 깊숙이 앉아 있었습니다. 기자가 팔란티어의 사업 본질에 대해 물었습니다. 카프는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한 문장을 던졌습니다. "우리 제품은 가끔 사람을 죽이는 데 쓰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CEO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이었습니다. 구글의 임원들은 "정보를 조직한다"고 말합니다. 페이스북은 "세상을 연결한다"고 말합니다. 아마존은 "고객을 위해 봉사한다"고 말합니다. 기술 기업들은 자신의 사업을 추상적이고 긍정적인 언어로 포장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카프는 그 규칙을 깼습니다.
이 발언이 세상에 나간 후, 카프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복했습니다. 주주 서한에서, 투자자 회의에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같은 메시지를 되풀이했습니다. "우리는 서구의 적들을 두렵게 만든다. 때로는 그들을 제거한다." 2024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카프는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서구는 중국, 러시아, 이란과 동시에 3개 전선에서 싸울 가능성이 높다. 그 전쟁을 대비하려면 자율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철학자가 무기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카프의 이런 화법은 우연이 아닙니다. 전략입니다. 그는 팔란티어를 "중립적인 기술 플랫폼" 으로 포장하기를 거부합니다. 대신 "우리는 편을 택했다"고 선언합니다. 그 편은 "서구 민주주의"이고, "자유로운 삶의 방식"이고, "힘을 통한 평화"입니다. 2025년 5월 실적 발표 콜에서 카프는 "우리는 워리어 문화다"라고 말했습니다. 전사의 문화. 그 단어가 4,000명의 직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너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아니다. 전선의 병사다.
이 문화는 채용 과정부터 시작됩니다. 팔란티어는 "전진 배치 엔지니어(Forward Deployed Engineer)"라는 독특한 직군을 운영합니다. 이들은 에어컨이 나오는 팔로알토 사무실이 아니라, 고객의 현장으로 파견됩니다. 군 작전 본부일 수도 있고, 경찰 지휘소일 수도 있고, 정보기관의 분석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곳에서 엔지니어들은 군인, 분석관, 수사관과 함께 일합니다. 코드를 짜면서 그 코드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눈으로 봅니다.
카프는 이 경험이 직원들을 변화시킨다고 믿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신입 엔지니어들에게 직접 찾아가 "철학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코딩 기법이나 비즈니스 목표가 아니라, "정부가 사용하는 도구를 만드는 것의 윤리적 함의"에 대해서. 그는 물었습니다. "우리 소프트웨어가 할 수 있다고 해서, 해야 하는가?" 질문은 던졌지만, 그 질문에 대한 회사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해야 한다.
팔란티어의 사내 문화에는 독특한 어휘가 있습니다. 직원들은 스스로를 "팔란티어리언(Palantirian)"이라고 부릅니다. 회사를 떠난 사람은 "전역자"가 됩니다. 고객의 요구는 "전장의 요구"로, 야근은 "임무 수행"으로 재해석됩니다. 이런 언어는 일을 변환합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는 일이 "서구 문명을 수호하는 일"이 됩니다.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일이 "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는 일"이 됩니다.
2025년 11월, 아나돌루 통신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 시위 현장에서 카프는 시위대를 향해 " 우리 기술은 주로 테러리스트를 죽인다"고 맞섰습니다. "주로"라는 단어가 핵심이었습니다. 주로는 나머지를 지우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어둠 속에 남습니다. 오판, 오폭, 과잉 단속, 잘못된 데이터, 편향된 모델. 그것들은 통계의 어둠 속으로 밀려납니다.
카프의 세계관은 그의 학문적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위르겐 하버마스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논문 주제는 공격성의 문화적 기원이었습니다. 언어가 사회 구조를 형성하고, 때로는 독을 주입한다는 것. 이 철학은 팔란티어의 DNA가 되었습니다. 데이터는 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을 누가, 어떻게, 왜 사용하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 논리에는 빈틈이 있습니다. 카프는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도구만 제공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한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문장은 책임을 인정합니다. 두 번째 문장은 책임을 회피합니다. 두 문장이 같은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 청중은 어떤 문장을 믿어야 할지 모릅니다. 아마 두 문장 모두 진실일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팔란티어라는 회사의 본질입니다.
(2) 컬트적 충성과 윤리적 갈등의 공존
2019년 여름, 팔로알토의 팔란티어 본사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 편지가 돌았습니다. 두 종류의 편지였습니다. 한 편지는 회사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맺은 계약을 비판했습니다. 다른 편지는 그 계약을 지지했습니다. 같은 복도에서, 같은 커피 머신 옆에서, 직원들은 서로 다른 편지에 서명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200명 이상의 직원이 CEO에게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이 사건은 팔란티어 내부의 균열을 드러냈습니다. 표면적으로 이 회사는 완벽하게 단결해 보입니다. "우리는 편을 택했다." "우리는 서구를 수호한다." "우리는 워리어 문화다." 이런 구호들이 벽에 걸리고, 회의실에서 울리고, 이메일 서명에 박힙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서 일부 직원들은 조용히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정말 옳은 일을 하고 있는가?"
ICE 계약은 특히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ICE는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불법 체류자를 추적하고 가족을 분리하는 작전을 벌였습니다. 뉴스에는 울부짖는 아이들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어떤 팔란티어 직원들에게 그 사진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자기가 짠 코드가 만든 결과였습니다.
카프의 반응은 단호했습니다. 그는 가족 분리를 "정말 어렵고 복잡하며 충격적인 도덕적 문제"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공정하지만 엄격한 이민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핵심적인 논점을 제시했습니다. "기술 기업이 선출된 정부의 정책을 검열할 권한이 있는가?" 그의 대답은 명확했습니다. 없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수행하는 작전을 지원하는 것은 기업의 의무다.
이 논리는 일부 직원들을 설득했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퇴사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시기에 내부 논란과 함께 퇴사자가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프는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나라." 그의 메시지는 직설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팔란티어는 정제되었습니다. 윤리적 의문을 품는 사람들은 떠났고, 회사의 미션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남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내부는 더 응집력 있어졌지만, 동시에 더 동질적이 되었습니다. 비판적 사고의 여지는 줄어들었습니다. 카프 스스로 팔란티어의 문화를 "컬트와 같다"고 농담 삼아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농담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컬트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강력한 지도자가 있습니다. 외부 세계와의 단절이 있습니다. 공유된 서사가 있습니다. 그 서사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배제됩니다. 팔란티어는 이 모든 특징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카프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입니다. 회사는 17년간 언론과 대중의 시선을 피해왔습니다. "서구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거대한 서사가 모든 직원을 하나로 묶습니다.
2025년 12월, 딜북 행사에서 카프는 또 한 번 교묘한 문장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매우 윤리적인 회사다. 하지만 그 말을 믿지 마라." 이 문장은 역설적입니다. 윤리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주장을 믿지 말라고 합니다. 겸손해 보이지만, 사실은 검증 책임을 청중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믿지 마라"는 말이 사실은 "믿어라"를 의미합니다. 비판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믿는 사람들의 결속을 강화하는 수사법입니다. 2024년 가자 전쟁이 터졌을 때, 팔란티어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카프는 대학 캠퍼스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이교적 종교"이자 "우리 사회 내부의 감염" 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일부 직원들에게 불편함을 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팔란티어 내부에는 그 불편함을 표현할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2025년 타임지는 카프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습니다. 그의 순자산은 18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그는 뉴햄프셔의 농가에서 명상을 하고, 태극권을 수련하고, 노르웨이 특수부대 출신 경호원들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탑니다. 10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것을 "크로스컨트리 스키 오두막 10채"라고 농담합니다. 철학자는 억만장자가 되었고, 억만장자는 전쟁을 철학합니다.
팔란티어의 내부 문화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당신은 이 임무에 동의하는가?" 동의하면 남습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떠납니다. 중간 지대는 없습니다. 이것이 컬트적 충성과 윤리적 갈등이 공존하는 방식입니다. 갈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밖으로 밀려납니다.
나. 지배구조의 문제
(1) Class B/F 주식과 창업자 3인의 80% 의결권 지배
2020년 9월 3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상한 상장이 일어났습니다. 팔란티어는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대신 직상장(Direct Listing)을 선택했습니다. 투자은행의 중개 없이 기존 주주들이 직접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은행가들은 수수료를 놓쳤고, 팔란티어는 수천만 달러를 절약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특이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테크크런치가 상장 전 유출된 S-1 신고서를 분석했을 때, 편집장 대니 크리히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와, 이건 정말 복잡한 소유 구조다." 팔란티어는 3개의 주식 클래스를 만들었습니다. Class A, Class B, 그리고 Class F.
일반 투자자가 사는 Class A 주식은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습니다. 내부자들이 보유한 Class B 주식은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갖습니다. 여기까지는 실리콘밸리에서 흔한 듀얼 클래스 구조입니다. 페이스북도, 구글도, 스냅도 비슷한 방식을 씁니다.
문제는 Class F입니다. F는 창업자(Founder)를 의미합니다. 피터 틸, 알렉스 카프, 스티븐 코헨. 이 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주식입니다. Class F 주식은 놀라운 마법을 부립니다. 특정 조건에서 이 주식의 의결권이 전체 투표권의 49.999999%가 되도록 자동으로 조정됩니다. 숫자가 소수점 여섯 자리까지 정밀한 이유가 있습니다. 50%를 넘으면 "지배 주주"로 분류되어 추가적인 규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팔란티어는 규제의 경계에 딱 붙어 있습니다.
이 구조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창업자 세 명이 회사 주식의 2%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여전히 거의 50%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그들이 보유한 Class B 주식의 10배 의결권을 더하면, 실질적인 지배력은 70~80%에 달할 수 있습니다. 2025년 AInvest 분석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49.99%의 의결권 통제를 유지하며, 이사회 선출부터 인수합병까지 주요 의사결정을 좌우합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경영진이 주식을 팔면 권력을 잃습니다. 팔란티어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창업자가 아무리 많은 주식을 팔아도, Class F 주식의 마법 덕분에 경영권은 유지됩니다. 경제적 지분과 지배력이 분리되는 것입니다. 테크크런치의 크리히튼은 이를 "극단적인 경우, 창업자들이 회사 주식의 2~3%만 보유하면서도 투표권의 거의 70%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팔란티어는 왜 이런 구조를 만들었을까요? 공식적인 설명은 이렇습니다. "창업자들이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을 추구하고, 단기적인 시장 압력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카프는 더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우리는 인기 없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의 분기별 실적 압박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정부 계약과 방산 소프트웨어는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5년, 10년, 때로는 2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그런 장기 전략이 단기 주가에 집착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요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미국 정보기관과 국방부의 가장 민감한 데이터를 다룹니다. 적대적인 국가나 세력이 지분을 매입해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국가 안보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창업자 통제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기능합니다.
하지만 비판자들의 시각은 다릅니다. Radio Free Mobile의 창업자 리처드 윈저는 이 구조에 "F 학점"을 주었습니다. "창업자들이 죽을 때까지, 남은 창업자들이 이 회사를 완전히 통제할 것이고, 다른 주주들은 아무런 발언권도 갖지 못할 것이다." 그는 팔란티어 주식에 최소 30%의 할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형편없는 지배구조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으로.
실제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이 구조 때문에 팔란티어 투자를 꺼립니다. 2024년 10-K 보고서에서 팔란티어 스스로도 "지배구조가 기관투자자의 매수 결정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는 취지의 경고를 담았습니다. 회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선택했습니다.
2022년에는 주주들이 이 "마법의 주식"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Law360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550만 달러의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합의금을 지불하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하지만 지배구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이것입니다. 상장 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주들의 것입니다. 주주들은 경영진을 선출하고, 감독하고, 필요하면 해임할 권한이 있습니다. 팔란티어에서는 이 원칙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일반 주주들이 아무리 모여도 창업자 세 명의 의결권을 이길 수 없습니다. 형식적으로는 상장회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창업자들의 사적 왕국입니다. 이것이 "권력의 블랙박스"가 의미하는 바입니다.
(2) 과도한 주식 보상과 임원진의 빈번한 매도
2025년 2월, 블룸버그는 충격적인 숫자를 보도했습니다. 팔란티어 내부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4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현금화했다는 것입니다. CEO 알렉스 카프는 약 20억 달러, 공동창업자 피터 틸은 자신의 지분 3분의 1을 매각해 15억 달러를 챙겼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2025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카프는 추가로 1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단순합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복잡합니다.
팔란티어는 소프트웨어 회사답게 직원들에게 현금 대신 주식으로 보상합니다. 이른바 주식 기반 보상(Stock-Based Compensation, SBC)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흔한 관행입니다. 현금이 부족할 때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려면 미래의 부를 약속해야 합니다. "지금은 적게 받지만, 회사가 성공하면 너도 부자가 된다." 이것이 스톡옵션의 논리입니다.
문제는 팔란티어가 더 이상 스타트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024년 매출은 29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시가총액은 한때 3,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현금 흐름은 건강합니다. 그런데도 주식 보상의 규모는 여전히 막대합니다. 2024년 10-K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개발(R&D) 및 판매관리(SG&A) 비용의 상당 부분이 SB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비용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킵니다. 새 주식이 발행될 때마다 파이의 조각은 작아집니다.
더 논쟁적인 것은 경영진의 매도 패턴입니다. 셔우드 뉴스 보도에 따르면 팩트셋 데이터를 검색해도 팔란티어 내부자가 공개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기록은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매도 기록은 넘쳐납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카프는 4,070만 주를 평균 47.99달러에 매각했습니다. 총 20억 달러입니다. 공동창업자 스티븐 코헨은 300만 주를 매각해 1억 5,200만 달러를 챙겼습니다. CTO 샤얌 산카르도 3억 8,000만 달러 이상을 현금화했습니다. 2025년 2~3월에도 카프는 4,500만 달러, 산카르는 3,8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매도를 실행했습니다.
이 매도는 모두 10b5-1 플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10b5-1은 내부자 거래 의혹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경영진이 미리 매도 계획을 세워두면, 그 계획은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경영진이 중요한 미공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을 때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합법적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보는 장면은 다릅니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카프의 2024년 주식 매도 중 14억 달러는 대통령 선거를 전후한 몇 주 동안 집중되었습니다. 주가가 급등할 때 팔았다는 것입니다. 합법적이지만,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씁쓸합니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 브렌트 틸은 2025년 3월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카프는 자신의 전체 팔란티어 지분 중 21%를 매각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내부자들이 주식을 파는 이유는 많다. 등록금, 집 구매, 빚 상환, 포트폴리오 분산. 하지만 내부자가 주식을 사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주가가 오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팔란티어의 지배구조가 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보통 회사에서 경영진이 대규모 매도를 하면 두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첫째, 주가가 하락합니다. 둘째, 경영진의 지배력이 약해집니다. 팔란티어에서는 두 번째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Class F 주식의 마법 덕분입니다.
이것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경영진은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기면서도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회사의 경제적 성과와 경영진의 지배력이 분리됩니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 보겠습니다. 경영진이 잘못된 결정을 내립니다. 주가가 폭락합니다. 일반 주주들은 손실을 봅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이미 높은 가격에 상당 부분을 팔았고, 여전히 회사를 지배합니다. 이것이 "권력은 남겨두고 위험은 팔아넘기는 구조"입니다.
2025년 포브스 분석에 따르면 카프의 2024년 보상은 6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대부분 주가 상승에 따른 스톡옵션 이익이었습니다. 이 규모는 미국 기업 CEO 보상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합니다. 물론 이것은 회사가 잘나갈 때의 이야기입니다. 팔란티어 주가는 2024년에 340%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는 70% 이상 폭락한 적도 있습니다.
모틀리 풀의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팔란티어는 분명히 훌륭한 회사다. 하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으로는 경영진의 리드를 따라 일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경영진이 파는데, 당신은 왜 붙들고 있는가? 그것이 질문입니다.
다. 다양성과 차별 논란
(1) 아시아계 차별 채용 소송과 170만 달러 배상
2010년과 2011년의 어느 날들, 팔로알토의 팔란티어 사무실에서 면접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뽑는 자리였습니다. 지원자들은 자신의 코딩 실력을 증명했고, 학력을 제시했고, 프로젝트 경험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면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가 합격하고 누가 떨어졌는지는 기록에 남았습니다.
2016년, 미국 노동부 산하 연방계약준수국(OFCCP)은 그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팔란티어가 아시아계 지원자들을 조직적으로 차별했다는 것입니다.
숫자가 이야기를 해줍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무에 1,160명 이상의 적격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그 중 약 85%가 아시아계였습니다. 그런데 최종 채용된 사람은 비아시아계 14명, 아시아계 11명이었습니다. QA 엔지니어 직무에서는 더 극적이었습니다. 730명 이상의 적격 지원자 중 약 77%가 아시아계였는데, 채용된 7명 중 아시아계는 단 1명이었습니다. 인턴 채용에서도 아시아계 지원자가 다수였지만, 비아시아계가 아시아계보다 4배 더 많이 채용되었습니다.
노동부의 통계학자들은 계산을 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우연히 발생할 확률은 얼마인가? QA 엔지니어 채용의 경우, 그 확률은 741분의 1이었습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별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아시아계 지원자들은 이력서 검토 단계와 전화 면접 단계에서 "체계적으로 탈락"되었다고 노동부는 주장했습니다. 백인 지원자들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자격을 갖추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노동부는 또한 팔란티어의 내부 추천(referral) 시스템이 아시아계를 배제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의심했습니다.
팔란티어는 격렬하게 부인했습니다. 회사는 15페이지짜리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노동부가 분석한 것은 44개 직무 중 3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채용의 36%가 아시아계였으며, 이는 외부 노동 시장의 아시아계 비율보다 높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노동부의 통계 분석이 "지원자의 자격을 무시하고 인종 구성만 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논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17년 4월, 팔란티어는 170만 달러를 지불하고 합의했습니다. 정확히는 1,659,434달러의 미지급 급여와 스톡옵션 가치, 그리고 8명의 피해자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조건이었습니다. 팔란티어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회사 성명은 이랬습니다. "우리는 노동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채용 기록을 지지합니다."
왜 합의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팔란티어는 연방 정부 계약에 크게 의존합니다. 2010년 이후 정부 계약 규모만 3억 4,000만 달러 이상이었습니다. 만약 노동부 소송에서 패소하면, 연방 계약 자격을 상실할 수 있었습니다. 170만 달러는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한 합리적인 비용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팔란티어의 브랜드와 충돌합니다. 팔란티어는 스스로를 "실력주의(meritocracy)" 의 화신으로 포장해왔습니다. "우리는 출신을 보지 않는다. 능력만 본다." 하지만 노동부의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능력이 동등할 때, 인종이 결과를 갈랐습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이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 분석 회사입니다. 세상의 편향을 데이터로 찾아내는 것이 사업입니다. 그런데 자기 회사의 채용 데이터에서는 편향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아니, 찾아내지 않았습니다. 외부의 감사가 들어와서야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실리콘밸리 전체가 다양성 문제로 비판받던 시기였습니다. 구글도,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 너무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팔란티어의 경우는 특이했습니다. 아시아계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기술 인력 풀을 형성합니다. 인도계, 중국계, 한국계 엔지니어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그런데 팔란티어는 이 풀에서 오히려 배제를 했습니다.
왜였을까요? 추측만 가능합니다. "문화적 적합성(cultural fit)"이라는 모호한 기준이 작동했을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특유의 문화를 가진 회사입니다. "서구 민주주의 수호" "워리어 문화" "편을 택하다". 이런 정체성에 맞는 사람을 찾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특정 배경을 선호하게 될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이 사건 이후에도 "능력주의" 수사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강화했습니다. 2025년에 출범한 "메리토크라시 펠로십"이 그 증거입니다. 하지만 2017년의 합의는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능력주의를 말하는 회사가, 능력과 무관하게 사람을 배제한 기록이.
(2) '메리토크라시 펠로십'과 고졸 채용 확대의 의미
2025년 4월, 팔란티어는 미국 전역의 엘리트 대학 캠퍼스에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대학 대신. 빚 대신. 세뇌 대신. 팔란티어 학위를 따라." 도발적인 문구였습니다. 몇 주 후, 회사는 "메리토크라시 펠로십(Meritocracy Fellowship)"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대학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4개월 동안 뉴욕 사무실에서 일하며 월 5,400달러의 급여를 받습니다. 지원 자격? SAT 1460점 이상 또는 ACT 33점 이상. 이 점수는 상위 1~2%에 해당합니다. 아이비리그 수준의 학업 능력을 요구하면서, 아이비리그에 가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500명 이상이 지원했고, 22명이 선발되었습니다. 선발율 4.4%. 하버드 합격률보다 낮습니다. 선발된 학생들 중에는 대학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낀 사람들도 있었고, 원하는 학교에 떨어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2025년 가을 학기를 팔란티어에서 보냈습니다.
카프는 이 프로그램을 자신의 교육 비판과 연결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 대학 시스템을 공격해왔습니다.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그는 말했습니다. "많은 미국 대학의 불투명한 입학 기준이 능력주의와 우수성을 밀어냈습니다." 그는 캠퍼스를 "극단주의와 혼돈의 온상"이라고 불렀습니다. 2024년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일반적인 인턴십과 다릅니다. 펠로우들은 미국 역사와 "서구의 기초" 에 대한 세미나를 듣습니다. 역사학자, 철학자, 과학자, 작가들의 강연을 청취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수업도 있습니다. 그리고 팔란티어 고객과의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됩니다. 4개월 후, "팔란티어 학위"를 받습니다. 성과가 좋으면 정규직 면접 기회가 주어집니다.
카프는 이 프로그램의 의도를 숨기지 않습니다. "팔란티어에 오면, 당신이 어느 학교를 나왔든, 안 나왔든, 상관없습니다. 팔란티어리언이 되는 순간,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기술 분야에서 단연 최고의 자격증입니다." 스탠퍼드 법대를 나온 카프가, 대학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프로그램을 "반(反)학벌 실험"으로 묘사했습니다. 한국 언론인 조선비즈도 흥미롭게 다뤘습니다. 표면적으로 이것은 기회의 확대입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갈 수 없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경로를 열어줍니다. 4년간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절약합니다. 바로 일을 시작해 경력을 쌓습니다.
하지만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첫째, 팔란티어는 인재를 빨리 확보하고, 빨리 자기 방식으로 교육하려 합니다. 대학은 4년 동안 비판적 사고, 다양한 관점, 독립적 판단을 가르칩니다. 팔란티어는 그 4년을 건너뛰고, 회사의 가치관을 먼저 주입합니다. 18세에 "서구 민주주의 수호" "워리어 문화"라는 서사에 노출된 젊은이는, 그 서사에 의문을 품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둘째, "능력주의"의 정의가 문제입니다. SAT 1460점이 능력의 유일한 척도인가요? 그 점수를 받으려면 좋은 학교, 좋은 과외, 좋은 환경이 필요합니다.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이 그 점수를 받을 확률은 부유층보다 낮습니다. "능력주의"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특정 계층을 선호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2017년 아시아계 차별 합의와의 연결입니다. 한편에서는 "능력만 본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 조사에 의해 차별이 드러났습니다. 메리토크라시 펠로십이 그 오점을 덮기 위한 이미지 전략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고졸도 뽑는 열린 회사다"라는 메시지로 과거의 기록을 희석하는 것입니다.
카프가 말하는 "능력주의"는 인종이나 성별에 기반한 다양성 정책(DEI)을 거부합니다. 그는 "색맹(color-blind) 능력주의"를 지향합니다. 배경을 보지 않고 순수하게 실력만 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이런 접근이 구조적 불평등을 무시한다고 지적합니다. 출발선이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결과는 불평등해집니다.
팔란티어의 메리토크라시 펠로십은 또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피터 틸은 2010년부터 "틸 펠로십"을 운영해왔습니다. 매년 20~30명의 23세 이하 젊은이에게 10만 달러를 주고 대학을 그만두게 합니다. 틸은 대학을 "거품"이라고 불러왔습니다. 팔란티어의 프로그램은 이 철학의 연장선입니다. 창업자들이 공유하는 반(反)제도권 성향이 회사 전체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 22명의 첫 펠로우들이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그들 중 몇 명이 정규직 제안을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2026년 코호트 모집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은 계속됩니다.
다양성 논쟁에서 팔란티어는 독특한 위치를 점합니다. 전통적인 DEI를 거부하면서, "사고의 다양성"을 강조합니다. 인종이나 성별이 아니라, 관점과 신념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묻습니다. "워리어 문화"에 동의하는 사람만 남는 조직에서, 사고의 다양성이 정말 존재하는가?
팔란티어의 다양성 논쟁은 항상 같은 패턴을 따릅니다. 회사는 "우리는 능력으로 뽑는다"고 말합니다. 비판자들은 "능력이라는 말이 차별을 숨기는가"라고 묻습니다. 2017년의 합의는 그 질문을 법률 문서로 바꿔 놓았습니다. 2025년의 펠로십은 그 질문을 문화 전쟁의 언어로 끌어올립니다. 팔란티어는 논쟁을 피하지 않습니다. 논쟁을 연료로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