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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재] 4.1 민관 협력(PPP) 중심의 급속 스케일업: 항저우 모델
도시의 뇌와 디지털 트윈
4.1 민관 협력(PPP) 중심의 급속 스케일업: 항저우 모델
김경진 변호사
2016년 항저우시 정부와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협력을 맺고 이티 시티 브레인, ET City Brain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방 정부가 가진 도로와 교차로 데이터, 행정 권한과 알리바바가 가진 연산 능력과 지도 데이터가 하나의 프로젝트 아래 묶였다.
민관 협력, PPP는 정부가 가진 행정 권한과 공공 데이터를, 민간 기업이 가진 기술과 자본과 맞바꿔 함께 사업을 벌이는 방식을 가리킨다. 항저우의 시티 브레인은 이런 민관 협력의 사례로 자주 꼽힌다. 다만 2016년 협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계약 조건과 권리, 의무를 담았는지 보여 주는 공식 문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를 지방 정부와 알리바바 사이의 민관 협력 사례로 설명하되, 특정한 계약 구조로 단정하지 않는다.
이 구조 안에서 정부와 기업은 각자 다른 것을 내놓았다. 항저우시와 그 교통 당국은 교차로 CCTV와 도로 센서에서 나오는 공공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 신호기와 현장 장비를 실제로 조작할 권한, 그리고 경찰과 소방, 의료, 교통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여 같은 화면을 보고 판단을 내리는 관제센터를 마련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연산 인프라와 영상 분석 기술을 내놓았다. 공개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클라우드 연산과 영상, 지도, 교통 데이터를 하나로 묶은 도시 관제 체계라는 수준이며, 시공간 그래프 합성곱 신경망이나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처럼 학계에서 흔히 다뤄지는 알고리즘이 항저우 시티 브레인 내부에 실제로 어떻게 짜여 들어갔는지를 보여 주는 공식 문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알리바바 생태계 안의 지도 서비스인 고덕지도는 실시간 위치 정보와 경로 요청 데이터를 공급해 이 체계의 눈이 되어 주었다.
이 협력은 먼저 항저우시 샤오산구라는 좁은 구역에서 시험을 거친 뒤 항저우시 전체로 넓혀졌다. 시범 구간과 전역 확대 단계 모두에서 통행 속도가 오르고 정체가 줄었다는 설명이 항저우시와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발표 자료에 되풀이해 나오지만, 그 폭을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한 값은 사업을 이끈 두 주체 자신이 낸 것이다. 정부의 다른 부서나 제3의 기관이 따로 확인한 수치는 찾기 어렵다. 이 성과를 정리한 학술 논문도 있지만, 그 안의 숫자 역시 알리바바나 항저우시가 낸 자료를 사례로 삼아 다시 정리한 내용에 가깝다. 구급차가 현장에 닿는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사고와 위반을 잡아내는 영상 분석의 정확도가 얼마나 되는지도 마찬가지로 사업 참여자의 설명 밖에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런 방식은 항저우 밖으로도 번져 나갔다. 2018년 무렵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지방정부와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손잡고 비슷한 교통 관제 체계를 시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다만 이 시험이 실제로 통행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보여 주는 독립된 확인 자료는 없다. 쿠알라룸푸르가 이후 마련한 로컬 플랜 2040과 PLANMalaysia의 공식 문서에도 이 초기 협력의 성과를 확정한 내용은 없다. 항저우 모델이 다른 도시로 그대로 옮겨져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이런 민관 협력을 다룬 일반 연구들은 이 방식의 힘과 위험을 함께 짚는다. 지방 정부가 민간 기술 기업과 오래 계약을 맺으면 처음부터 큰돈을 들여 기반 시설을 짓지 않아도 되고, 기술을 도입하는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진다. 그러나 도시의 데이터 구조와 핵심 알고리즘, 감시 시스템까지 한 기업이 도맡게 되면 정부의 협상력이 약해지고 특정 기업의 기술에 묶이는 이른바 벤더 록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공공 데이터를 누가 소유하는지, 시민의 사생활을 어떻게 지킬지, 정부가 그 시스템을 계속 감독할 수 있는지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항저우의 시티 브레인은 처음의 민관 협력 형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항저우시 빅데이터관리서비스센터가 2026년에 낸 연간 보고서를 보면, 시티 브레인은 이제 시 데이터자원관리국과 빅데이터관리서비스센터라는 정식 행정 기구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로 자리를 잡았다. 이 보고서는 공공데이터를 이용한 사업이 23개 분야, 26개 장면, 11개 영역에 걸쳐 있고 360개의 데이터세트를 모았다고 적으면서도, 부처 사이의 협업 장벽과 권한 구분이 불명확한 문제, 오래된 시스템을 새 체계에 통합하는 어려움을 그대로 함께 적었다. 2026년 계획에는 디지털정부 2.0과 시티 브레인 3.0이 올라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빠르게 몸집을 키운 뒤에도, 여러 부처를 하나로 묶는 일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민간 기업의 기술력과 지방 정부의 행정 권한을 결합해 짧은 시간 안에 도시 전역으로 기술을 넓힌 항저우의 방식은 속도라는 면에서 두드러진다. 그러나 그 속도가 다른 도시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고 확정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고, 그 속도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조율의 과제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근거 및 참고문헌
Voorwinden, A. (2021). The privatised city: technology and public-private partnerships in the smart city. Law, Innovation and Technology, 13(2), 439-463. https://doi.org/10.1080/17579961.2021.1977218
杭州市大数据管理服务中心. (2026). 2025年度报告. https://hzbb.hangzhou.gov.cn/col/col1229857599/art/2026/art_59730f6151c5478d8bb55e4acfbd4870.html













